[7일 뉴욕금융시장] 하락조정..지표혼조-유로존 우려

- 3대지수 1%미만 하락..S&P500, 1500선 지켜
- 소재-에너지주 약세..`소송논란` 애플, 근3%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정체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조정세를 보였다. 경제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인 가운데 유로 환율을 둘러싼 유로존의 갈등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발목을 잡았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2.47포인트, 0.30% 하락한 1만3944.0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34포인트, 0.11% 떨어진 3165.1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2.73포인트, 0.18% 낮은 1509.39를 기록하며 1500선을 지켜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한 주만에 5000건 감소한데다 4주 이동평균 건수도 감소하며 고용 개선신호를 보여준 것이 긍정적인 재료였다. 그러나 4분기 노동생산성은 2.0% 하락하며 7분기만에 최악의 기록을 보였다.

ECB도 향후 경기 회복 기대감과 장기대출 상환, 유로화 강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유로화가 장기 평균 수준”이라는 발언으로 유로 강세를 국제적 이슈로 끌어내려는 프랑스와의 의견 대립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또한 영란은행(BOE)은 앞으로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힌트를 줬지만, 당장 추가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다소 실망감을 줬다. 이날 개막한 EU 정상회담에서 예산안 합의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점도 우려로 남았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와 소재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은 적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수 감소로 인해 주가가 0.51% 하락했다. 아카마이 테크놀러지도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으로 인해 12% 이상 추락했다.

반면 우선주 발행 조항 삭제와 관련해 주주인 헤지펀드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애플은 오히려 이로 인해 향후 주주 이익 환원 확대 가능성에 주가가 3% 가까이 급상승했다. 블랙베리도 웰스파고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6%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보험회사인 시그나도 전일 실적 호조 덕에 2.82% 상승했고, 뉴욕타임스도 디지털 독자수가 급성장한 덕에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3% 이상 치솟았다.

◇ ‘주주에 돈 안쓰려던’ 애플, 헤지펀드서 제소당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면서도 주주들에 대한 이익 환원에 인색한 애플이 결국 주주인 한 헤지펀드사로부터 소송까지 당했다. 이날 헤지펀드계의 거물로 통하는 데이빗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탈 회장이 우선주 발행조항을 바꾸려던 애플을 비판하며 법 위반으로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문제의 발단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애플이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기 위해 발송한 위임장 권유신고서(proxy statement)에서 “배당권, 의결권, 전환권 등을 이사회가 결정하는 소위 블랭크-체크(Blank-check) 우선주 발행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표결 처리하겠다”고 밝힌데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애플 주가 폭락으로 펀드 수익률 악화에 시달려온 아인혼 회장은 이를 주주들에 대한 이익 환원을 줄이려는 애플의 의도된 행보로 이해하며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이 안건에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또 애플이 이 안건을 다른 2개의 안건들과 하나로 묶어 은근슬쩍 표결 처리하려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는 안건별로 별개로 표결토록 규정하고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법원에 애플을 제소했다.

이같은 법정 분쟁은 근본적으로 애플의 취약한 주주 이익환원 방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인혼 회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애플이 경기 침체기에나 있을 법한 마인드로 현금을 계속 쌓아선 안되며 주주들에게 이 현금을 배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에만 애플은 영업을 통해 23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추가로 적립했고, 이로 인해 현재 순현금 규모는 무려 1371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 오바마 “의회와 재정-세금개혁 빅딜 준비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와 재정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재정지출 삭감과 세금 개혁에 있어서의 소위 ‘빅딜(Big Deal)’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사흘간 열리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수련회 모임에 참석,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그가 의회와의 이런 빅딜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는 “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어렵게 살려낸 경기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2주일마다, 또는 2개월마다, 6개월마다 이런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빅딜, 빅 패키지(Big Package)을 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러기를 열망한다”고 말했다.

◇ 美소매업체들, 1월 장사 ‘맑음’..이익전망도 상향

지난해말 홀리데이 시즌에 기대에 못미친 판매 실적을 올렸던 미국 소매업체들이 올 첫 달인 1월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연초 이익 전망을 높여잡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은 이날 양호한 1월중 동일점포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연말 재고물량을 할인된 가격에 처분하는 행사가 늘었고, 재정절벽 우려가 꺾이면서 소비지출도 늘어난 덕이었다. 실제 이날 실적을 발표한 18곳의 소매업체들의 1월중 동일점포매출은 전년동월대비 5.8%나 성장했다. 이는 3.5%였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업체별로는 미국 2위 소매업체인 타겟은 지난달 동일점포매출이 3.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순매출액은 59억7000만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46억1000만달러보다 늘어났다. 또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1월중 동일점포매출이 전년동월대비 11.7%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년전 같은 기간 13억4000만달러에서 18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콜스도 1월에 전년동월대비 13.3%라는 높은 동일점포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3.1%였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노드스트롬 역시 11.4%의 동일점포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 홀세일 역시 4.0%의 성장세를 보였다. 의류 소매업체인 갭의 1월 동일점포매출은 전년동월대비 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월에 4%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4분기 전체로도 매출액이 5% 증가했다. 소규모 소매업체인 로스스토어도 1월중 동일점포매출이 전년동월대비 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월 총매출은 39%나 증가한 6억7200만달러였다.

◇ 드라기 “장기대출상환-유로강세, 신뢰회복 신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의 취약성은 올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활동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의 개혁 이행 지연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이며 주요 산업국가들간의 경제 불균형도 한 몫할 것이지만, 어찌됐건 올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드라기 총재는 3년만기 장기대출 상환과 유로화 강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유로존 은행들이 우리가 실시한 3년 장기대출 자금을 상환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시장에서의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만큼 금융시장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유로화 환율은 장기적인 평균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유로화가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다는 프랑스 등 일부 유로존 국가의 우려에 반하는 것이다. 그는 “유로화 절상추세는 유로존에 대한 시장 신뢰감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유로화가 절상을 지속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율은 통화정책 목표가 아니다”라고 못박으면서도 “환율은 성장과 물가 안정에 중요한 요소이며 이것이 물가 안정 리스크를 변화시킬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통화정책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과거 부양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통화정책은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부양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이같은 기조 하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몇개월내에 정책목표인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며 “인플레 압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 신규실업수당, 예상상회..노동생산성, 7분기래 최악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5000건 감소한 36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6만건을 웃돈 것이다. 2주일전 수치는 36만8000건에서 37만1000건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추세적인 청구건수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5만500건으로, 전주에 비해 2250건 감소해 서서히 안정세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는 322만4000건으로 전주의 321만6000건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319만5000건을 모두 넘어섰다.

반면 미 노동부는 지난해 4분기중 미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연율 환산으로 2.0%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분기의 3.2% 상승에 크게 못미친 것은 물론 1.4% 하락을 점쳤던 시장 예상치에도 못미친 것이다. 특히 이같은 생산성 하락은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무려 7분기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노동생산성이 둔화된 것은 근로자들에게 들어가는 노동비용이 빠르게 증가한 탓이었다. 실제 근로자 1인당 투입되는 노동비용은 예상보다 높은 4.5%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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