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뉴욕금융시장] 또 혼조..유로존 성장쇼크↔버핏효과

- 다우지수, 고점부담에 약보합..나스닥-S&P 상승
- 에너지주 강세..`버핏 인수` 하인즈 20%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혼조세에 머물렀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대형 인수합병(M&A)건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제성장률 쇼크가 지수 발목을 잡았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9.52포인트, 0.07% 하락한 1만3973.39로 장을 마감했다. 5년래 고점에 대한 부담이 컸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1.78포인트, 0.06% 오른 3198.66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1.05포인트, 0.07% 뛴 1521.38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개장전 발표된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 악화가 큰 악재로 작용했다. 성장률이 시장 전망보다 부진한 마이너스(-) 0.6%에 이르러 최근 4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낸 것이 시장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마이너스 예금금리가 가능하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큰 힘이 되진 못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시장심리를 개선시켰고,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3G캐피탈과 함께 H.J 하인즈를 인수한 것도 시장에 호재가 됐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이동통신주가 부진한 반면 에너지 관련주는 강했다. 버핏의 인수 타깃이 된 H.J 하인즈는 20% 가까이 치솟았다. 버크셔 역시 1% 이상 상승했다. 아울러 하인즈의 경쟁업체인 제너럴밀스, 켈로그, 크래프트푸즈 등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는 미국 법무부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멕시코 최대 맥주사인 그루포 모델로를 인수한 뒤 미국 판권과 멕시코 보틀링 업체 등을 매각하기로 합의한 덕에 6% 가까이 급등했다. 이 자산들을 매입하게 된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도 30% 이상 치솟았다.

반면 조만간 어메리칸 에어라인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US에어웨이스는 7% 이상 추락했다. 유럽쪽 판매 부진으로 인해 실적 악화를 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3.31% 하락했다. 실적 전망을 낮춘 카니발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 버핏, 하인즈 인수..“또다른 대형 M&A 준비”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3G캐피탈매니지먼트와 공동으로 유명 식품업체인 H.J 하인즈를 인수했다. 주당 72.50달러, 총 인수대금 280억달러에 H.J 하인즈를 매입했다. 지난 13일 종가에서 2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인수는 버크셔가 제공하는 120억~130억달러의 현금과 3G캐피탈 자회사 자금으로 충당된다. 기존에 JP모간과 웰스파고의 주선으로 일으킨 하인즈측의 일부 채무는 양측이 부담하며 기존 채무도 만기 연장(롤오버)하는 방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H.J 하인즈가 3G캐피탈의 소유가 됐다”며 “하인즈는 높은 퀄리티 기준을 가지고 있고 지속적인 혁신과 훌륭한 경영진과 제품을 가진 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회사”라고 말했다.

또 3G캐피탈과 함께 H.J 하인즈라는 거대 식품업체를 인수하기로 한 ‘투자의 귀재’ 버핏이 “또다른 대형 인수합병(M&A) 대상을 찾고 있으며 그럴 현금도 준비돼 있다”며 왕성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쓴 서한에서도 버크셔 해서웨이 산하에 보험업을 제외한 다른 부문을 성장시키기 위해 또다른 대형 인수합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그는 “우리는 이를 준비했다”며 “코끼리를 잡을 총을 재장전한 뒤 방어쇠를 잡아 당겼다”고 말했다. 이번 H.J 하인즈를 인수하는 280억달러 대금 가운데 버크셔측은 120억~130억달러 정도를 부담하레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인수 대상만 있다면 또 한 번의 대형 M&A에 나설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 EU, 강화된 토빈세 도입안 공개..英·美 등 반발

유럽연합(EU) 11개국이 도입할 예정인 금융거래세, 일명 토빈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걷히는 세금 규모만 300억~350억유로(원화 43조5000억~50조7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조세담당 알기르다스 세메타 집행위원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거래세 도입안을 공개했다. 이 세제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주식이나 채권에 대해서는 거래대금의 0.1%, 파생상품 거래의 경우 0.01%의 세율을 적용하되, 거래 쌍방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조세 적용 지역인 이들 11개국 내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일 경우 세금을 물도록 했다. 또 이 지역내에 있는 고객을 대신한 거래일 때에도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특히 거래가 아시아나 미국, 영국 등에서 이뤄지더라도 애초 주식이나 채권 등이 11개국 내에서 발행됐을 경우에도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세메타 집행위원은 “이번 도입안은 의심할 여지없이 공정하며, 기술적으로 건전하며, 법률적으로 탄탄하다”며 자평했다. 이번 안은 최근 EU 재무장관회의에서 금융거래세 우선 도입을 확정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내 11개 국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처럼 금융거래세를 확장된 개념으로 적용함으로써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세수가 300억~350억유로 정도 더 걷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과 룩셈부르크 등 금융거래가 활발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미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금융거래세 도입을 오래전부터 반대해온 미국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이같은 부담금은 미국 내에 있는 투자자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AB인베브 “美맥주 판권매각”..모델로 인수 허용될까

세계 최대 맥주업체인 안호이저-부쉬(AB) 인베브는 멕시코 최대 맥주회사인 그루포 모델로 인수를 위해 결국 ‘코로나’ 등 미국내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독과점을 우려한 미 법무부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B 인베브는 그루포 모델로를 201억달러에 인수하려는 계획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델로의 인기 브랜드인 ‘코로나’와 ‘모델로 라거’ 등의 미국내 영구적인 판권을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멕시코에 있는 피에드라스 네그라스 보틀링 공장도 콘스텔레이션측에 팔기로 했다. 이 둘을 합쳐 총 29억달러를 받기로 했다.

아울러 AB 인베브는 모델로가 가지고 있는 미국 맥주 수입 및 배급업체인 크라운 임포츠의 지분 50%도 콘스텔레이션측에 18억5000만달러에 넘기기로 했다. 콘스텔레이션은 미국내 1위의 와인업체로 AB 인베브와는 조인트 벤처 파트너다. 당초 계획에서는 이번 딜 이후 AB 인베브는 계약 10년 뒤 모든 모델로 브랜드의 미국내 판권을 취득하기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AB 인베브의 결단을 환영하면서도 AB 인베브와 사업 파트너인 콘스텔레이션에 판권을 매각하겠다는 결정이 미국 법무부의 판단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 유로존 GDP, 4년래 최악..“예금금리 추가인하 가능”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위축됐다. 거의 4년만에 최악의 침체를 보였다. 연초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4%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친 수준이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9년 4분기에 0.6% 감소한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이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GDP는 0.7%에 이르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4분기 GDP가 전기대비 0.6% 하락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0.5%를 밑돈 것은 물론 앞선 3분기의 0.2% 성장에서 마이너스로 급선회한 것이다. 프랑스 경제 역시 전기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2% 감소보다 더 악화된 수준으로, 이로써 3분기 0.1% 증가세로 돌아선 후 1분기만에 다시 위축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와 관련,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한 유럽연합(EU) 행사에서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제로(0) 수준인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더 인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직까지 한 번도 마이너스 금리로 간 적은 없지만 기술적으로 볼 때 가능하며, 우리는 언제라도 그런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 美 실업수당, 2주일째 감소..“눈폭풍 덕일 수도”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주일 연속으로 감소했다. 다만 추세적으로는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선데다 눈폭풍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어 고용 개선에는 다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2만7000건 급감한 34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6만건을 밑돈 것이다. 그러나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6만6000건에서 36만8000건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2주일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인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기업들의 해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동부를 강타한 거대한 눈폭풍으로 실업수당 청구를 못한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추세적인 청구건수는 안정적인 흐름속에서도 오히려 증가했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5만2500건으로, 전주에 비해 1500건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는 311만4000건으로 전주의 324만4000건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320만건을 모두 하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7월12일 이후 무려 4년 7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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