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뉴욕금융시장]제자리걸음..유로존 우려+G20관망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였고 유로존 지표가 악화된데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탓이었다.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37포인트, 0.06% 상승한 1만3981.7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6.63포인트, 0.21% 하락한 3192.0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1.59포인트, 0.10% 내린 1519.79를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된 유럽연합(EU)의 12월 수출이 유로화 강세 영향으로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하면서 시장심리를 다소 냉각시켰다. 또 G20 재무장관회의 개막을 앞두고 일본은행 총재가 “우리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수호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우려를 낳았다.

1월중 미국의 산업생산이 예상외로 감소하고 가동률도 석 달만에 하락한 것은 악재로 작용했지만, 그나마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7개월만에 확장세로 돌아선 것은 위안이 됐다. 또 미시건대 소비자 신뢰지수도 예상외의 호조를 보이며 힘이 됐다.

기업실적의 경우 식품업체인 크래프트가 4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도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고, 버거킹은 비용 절감 덕에 4분기 이익과 매출 모두 호조를 보이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산업재 관련주가 강했던 반면 이동통신주는 부진했다. 월마트가 2월 동일점포매출 악화를 경고한 뒤로 2% 이상 추락했고, 동종업체인 메이시스와 타겟, 홈디포 등 소매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美 제조업지표 엇갈려..심리지표는 호조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플러스(+) 10.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월의 마이너스(-) 7.78에서 플러스로 급선회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인 -2.0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수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치인 제로(0)를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만에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제조업 경기가 다시 확장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0.4% 증가에서 감소로 선회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였던 0.2% 증가에도 못미쳤다.

다만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을 제외한 순수한 제조업 생산은 0.1% 늘어났다. 물론 이 역시 지난해 12월의 0.2%에는 다소 못미친 것이었다.

또 톰슨로이터와 미시건대학이 공동으로 발표한 2월중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 예비치가 76.3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74.8은 물론이고 전월인 1월 확정치인 73.8을 모두 웃돌았다. 특히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현재 경기여건에 대한 지수는 88.0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85.5와 1월 확정치인 85.0을 앞질렀고 소비자 기대지수도 66.6에서 68.7로 높아졌다. 향후 12개월 후 경기 전망지수도 84에서 85로 올라갔다.

◇ 외국인, 달러자산 매입확대..연말 안전선호 덕

지난해 12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 등이 한데 어우러져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됨에 따라 미국 달러화표시 자산에 대한 국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자본유출입 동향(TIC)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장기 금융자산 순매수가 642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11월의 524억달러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350억달러였던 시장 예상치도 크게 웃돌았다.

토마스 사이먼스 제프리스그룹 국채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이슈 속에서도 미국 국채는 오히려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 좋은 안전자산이라는 메리트를 등에 업고 인기를 끌었다”며 “연말에 안전자산을 좇는 자금흐름이 강한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순매수액은 299억달러를 기록해 11월의 264억달러보다 증가했다. 국가별로도 미국 국채 보유액 1위인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2월말에 1조2000억달러로, 11월말보다 197억달러 순증했다. 2위 국가인 일본은 1조1200억달러의 보유액으로 25억달러 순수하게 늘어났다.

◇ 크루그먼 “주택 회복, 美경제에 기회..연준 금리인상 안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미국 주택시장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는 지속적으로 초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택시장 회복세는 이제 막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며 “연준이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주택시장은 죽어버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시장 회복이야말로 미국 경제가 확장세로 돌아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며 “미국은 위기 동안 너무 일찌감치 통화긴축으로 접어들어서 경기 회복세를 놓쳐버린 일본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한다”고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일본 경제가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10년’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이미 위기 이후 5년간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일본과 비슷한 모습으로 가고 있고 오히려 일본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며 “국민들의 비극은 과거 일본이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인프라스트럭쳐를 건설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이제 막 시작되는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돈을 실물경제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상태를 걱정해야 하겠지만, 미국에 재정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오는 2030년 재정 상태가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자리 창출이 가로막혀선 안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 버거킹, 실적 호조..크래프트는 어닝쇼크에도 전망상향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4860만달러, 주당 1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500만달러, 주당 7센트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23센트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14센트는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였던 주당 15센트를 모두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나 줄어든 4억450만달러에 머물렀지만, 환율 변동과 리프랜차이징 영향등을 제외한 순 매출액은 오히려 5.6%나 성장했다. 이는 3억75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돈 것이다. 동일점포매출 역시 전년동기대비 2.7% 성장했다. 이는 앞선 연도의 1.2% 증가보다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반면 크래프트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8900만달러, 주당 15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3억1900만달러, 주당 54센트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또 주당 23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도 밑돌았다. 이로 인해 영업 마진 역시 종전 10.1%에서 5.8%로 크게 악화됐다.

다만 크래프트는 올해 이익 전망은 상향 조정했다. 종전보다 15센트 높아진 주당 2.75달러의 순이익을 예상했다. 토니 버논 크래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 결코 만족할 수 없지만, 우리의 혁신과 생산성, 비용 절감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두 자릿수의 광고 확대, 꾸준한 영업 이익 창출, 대규모 현금흐름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 EU 수출, 5개월래 최악..유로강세 ‘직격탄’

유럽 국가들의 지난해 12월 수출이 최근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계속된 유로화 강세에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은 이날 27개 EU 회원국들의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월대비 1.8%(계절조정)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11월 0.6%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했다. 이같은 수출 감소율은 최근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다만 수요 부진으로 인해 수입도 3.0% 감소한 덕에 무역수지는 전월의 105억유로에서 오히려 120억유로 흑자로 개선됐다.

유로화는 지난 6개월간 달러화대비 무려 8.5%나 상승했고, 지난 1일에는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3711달러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1.332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유로화 강세가 실제 유로 지역 수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일본 등을 겨냥한 인위적인 자국통화 절하 시도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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