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랠리주춤..다우 11일만에 조정

- 3대지수, 소폭하락..다우, 1만4500선은 지켜
- 통신주 약세..애플, `갤럭시S4` 위협속 이틀째 상승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오랜만에 조정을 받았다.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조정의 빌미가 됐다. 다우지수는 7일간의 사상 최고 행진, 10거래일 연속 상승랠리를 멈췄다.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4.88포인트, 0.17% 하락한 1만4514.2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9.86포인트, 0.30% 떨어진 3249.07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2.53포인트, 0.16% 내려간 1560.70을 기록했다. 그러나 3대지수 모두 주간으로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경제지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2월중 산업생산이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였고 가동률도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조정을 보였고 2월 소비자물가가 3년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소비자신뢰지수 하락도 악재였다.

이로 인해 그동안 상승에 따른 부담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졌다. 그나마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일부 재정긴축 정책 조정에 합의했지만 대체로 시장이 예상한 수순이라 큰 호재가 되진 못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통신주가 부진한 반면 방어주인 유틸리티주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애플 주가는 연이틀 상승했다. 전날밤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4’를 공개했지만, 기대만큼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 속에 실적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애플에 호재로 작용하며 2.58% 급등했다.

또한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부분 은행주들은 자본 계획이 연방준비제도(Fed) 승인을 받은 덕에 동반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등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은행들과 BB&T와 앨리파이낸셜 등 탈락한 은행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업체인 카니발도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과 그에 따른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2.18% 하락하고 말았다. 반면 그루폰은 투자자 빌 밀러가 선호한다는 발언을 한 이후 6% 이상 급등했다.

◇ EU, 재정긴축 일부 완화 합의..긴축시한 연장

유럽연합(EU) 정상들이 기존에 강하게 밀어 부치던 재정긴축 정책을 일부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EU지역 경제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역내 국가들이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내에서 긴축을 완화하고 경기 부양과 고용 증진을 위해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구조적 예산평가 방식을 승인하면서 이 방식에 따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평가하면서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목표 시한을 각각 1년씩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 다만 긴축기조 완화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지출 프로그램이나 채권 발행 등은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은 재정 전건성의 중요성과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업률 상승에 대처할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가용 재원을 가지고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줄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견고한 예산으로 성장을 뒷받침하고 실업률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그린스펀 前연준의장 “현 증시, 비이성적 과열없다”

지난 1990년대말 미국 증시 호황에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해 찬물을 끼얹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현재 증시 랠리에서는 그런 과열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역사적 기준에서 볼 때 미국 주식들은 아주 저평가돼있는 상태”라며 최근 랠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을 언급했던 지난 1996년 당시에도 다우지수는 10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었는데, 지금도 다우지수는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올랐다. 소폭 하락하고 있는 이날까지 상승 반전한다면 11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는 셈이다.

또 이같은 증시 랠리와 같은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득세율 인상이 개인들의 소비지출을 위축시키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미국 은행권과 대사불마라는 개념에 대해 “이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규제 이슈”라며 “이 문제는 상황이 더 나아지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도드-프랭크 월가 규제법안은 잘못된 구조에 기반해 만들어진 법이며 이를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은행들에게 더 높은 자본수준을 요구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 “위험자산이 좋다”..외국인, 美달러자산 매입 줄여

올초 전세계적인 증시랠리와 유로존 위기 완화 등으로 위험자산이 인기를 끌자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표시 자산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중 미국의 장기 금융자산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25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해 12월의 642억달러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시장 전망치인 400억달러에도 훨씬 못미쳤다.

크리스 럽스키 도쿄미쓰비시UFJ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위기가 더이상 세계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지 않게 되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은 선진국들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달러자산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식스왑 등 단기증권을 포함한 전체 자본 순유입 규모는 1109억달러로, 앞선 12월의 222억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외국인들의 미 국채 순매수도 299억달러에서 323억달러로 소폭 늘어났다. 국채 보유규모를 보면 여전히 중국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체 보유액은 1조2600억달러로, 1월중에도 전월대비 441억달러 늘어났다. 2위인 일본은 거의 변함없는 1조1000억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 美 산업생산 호조..CPI는 3년8개월 최고상승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월의 보합은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였던 0.4% 증가를 모두 상회하는 호실적이었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0.8% 증가한 것이 큰 힘이었다. 이는 0.3% 감소했던 1월 수치에서 증가로 급선회했다.

또 2월중 가동률은 79.6%로 전월의 79.2%와 시장 예상치였던 79.3%를 모두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8년 3월의 80.1% 이후 무려 5년여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플러스(+) 9.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2월의 +10.04보다 다소 낮아진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10.0에도 다소 못미쳤다.

또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5% 상승을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09년 6월 이후 무려 3년 8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이었다. 품목별로는 곡물가격이 0.1% 상승한 반면 에너지 가격은 5.4%나 급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9.1%나 뛰어 역시 3년 8개월래 최고 상승률이었다. 주택 가격도 0.2% 올랐다. 다만 신차 가격은 0.3% 떨어졌다.

◇ 짐 오닐 “S&P지수 1600넘으려면 美성장률 4% 돼야”

월가 최고의 투자전략가로 명성이 높은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600선까지 가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말도 안될 정도로 높아져야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오닐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S&P500지수가 1600선 위까지 올라가는 게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4%를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야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이렇게 말도 안되게 높은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S&P500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지수는 전날 1563.23으로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에 3포인트 내로 근접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다우지수처럼 조만간 S&P500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주에도 오닐 회장은 “전세계 증시 랠리 이후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의 주식은 싼 편”이라면서도 “그러나 월가 랠리는 아주 강했고, 이로 인해 미국 시장은 과거처럼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증시가 단기간 더 강해질 수 있겠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에 따라 이같은 증시 상승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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