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뉴욕금융시장] `버냉키 효과` 반등..다우, 장중 사상최고

- 3대지수 1%미만씩 올라..다우 1만4500선 상회

- 소비재주 강세..애플-캐터필러-페덱스 동반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부양 발언에 상승했다. 키프로스의 행보에 주목하면서도 연준의 부양 기대감이 컸다. 다우지수는 또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5.91포인트, 0.39% 상승한 1만4511.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1만4550선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종가로는 최고에 다소 못미쳤다. 나스닥지수도 25.09포인트, 0.78% 뛴 3254.1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0.37포인트, 0.57% 오른 1558.71을 기록하며 다시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에서 별다른 재료가 없었던 가운데 유로존에서 키프로스가 구제금융 비준안 불발에 따른 대안 마련을 위한 플랜B 실무팀을 가동하고 기타 재원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며 우려보다 관망세가 다소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새로 마련한 예산안에서 경기 부양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낸데 이어 오후에 연준 역시 기존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부양기조 자체를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이 덕에 지수는 상승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틀었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소비재 관련주 등 경기 민감주들이 강했다. 화이자와 코카콜라 등이 강세를 주도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호실적을 발표했던 어도비 시스템즈는 4.20% 올랐고, 이날 뉴욕증시에 첫 신고식을 가진 소프트웨어 업체 모델N 역시 30% 이상 급등했다. 주택 건설업체인 레나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5%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캐너코드 제뉴이티가 목표주가를 600달러까지 하향 조정한 탓에 0.53% 하락했고, 캐터필러는 분기 실적 부진으로, 페덱스는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인해 각각 1.51%, 6.89% 하락했다. 제너럴밀스도 이익 감소로 인해 2.56% 하락하고 말았다.

◇ 연준, 미국 성장전망 하향..부양정책 기조 유지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최근 경기 회복과 고용 개선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부양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0.25%를 동결하며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개선 전까지 매달 850억달러씩 매입하고 있는 기존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연준은 “실업률이 6.5% 위에서 머물고 1~2년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2.5%를 넘지 않을 경우 현재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약속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끝나고 경제가 강화된 이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부양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도 했다.

이날 FOMC 위원들 가운데 대다수인 13명 위원들은 ‘오는 2015년에 첫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나머지 1명은 ‘2016년에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회의 떄와 동일했다. 연준은 “지난해말 경제가 정체된 이후 다시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 전망에는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노동시장도 개선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2.8%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2.3~3.0%로 전망했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0~3.5%에서 2.9~3.4%로 낮췄다. 2015년 전망 역시 3.0~3.7%에서 2.9~3.7%로 전망치 하단을 소폭 낮췄다. 반면 실업률 전망치의 경우 올해 7.3~7.5%로 예상하며 지난해 12월의 7.4~7.7%보다 낮췄고, 내년 실업률 전망치 역시 6.8~7.3%에서 6.7~7.0%로 하향 조정했다.

◇ 버냉키 “QE 효과 여전..긴축 전환도 더디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양적완화(QE)가 아직까지 비용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또 현 부양기조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향후 있을 수 있는 긴축으로의 전환도 아주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부양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의에서 양적완화의 득실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FOMC 멤버 대부분은 양적완화가 경제 성장을 부양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에 따른 리스크도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를 평가하는 것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제공하기는 어렵다”면서 “경제가 본질적인 개선세를 보인다면 자산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번 회의에서 이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며 상황이 의미있게 변하는 모습을 보일 때에만 매입규모를 조정할 것”이라며 “핵심은 노동시장이며 여러 달동안 노동시장 상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돼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FOMC는 제한된 재정정책으로 인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에 대해 우려했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키프로스 문제에 대해서는 “키프로스 상황은 어렵고 재정문제와 은행 건전성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구제금융 비준안 부결이 큰 충격은 아닐 것이며 미국 경제에도 주요한 리스크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휘발유 가격 상승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英, 주택구입 지원-법인세 인하..경기부양 ‘올인’

영국 정부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주택시장을 지원하고 기업 법인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등 민간 경제주체들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안을 마련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3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오스본 장관은 의회에서 진행된 예산안 관련 연설을 통해 “올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경기 부양적인 예산안을 의회가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의 1.2% 전망치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주택시장 부양을 위해 내년부터 신규 주택을 매입하는 모든 가계에 대해 20%의 무이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주택 구입시 받는 모기지대출에 대해 정부가 120억파운드까지 보증을 늘려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1300억파운드의 모기지를 늘릴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세금 경감책을 동시에 마련했다. 20%로 인하한 법인세율을 오는 2015년 4월까지 연장 적용하기로 했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28% 수준인데,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부터 영국 정부는 8%포인트의 세금 경감 혜택을 주고 있다. 아울러 모든 기업들에 대해 근로자 수당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내 모든 기업은 정부로부터 근로자 1인당 국가 보험기금으로부터 2000파운드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중산층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1만파운드씩 지원하는 개인 수당 지급안을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긴 내년 4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오스본 장관은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고 싶다면 정부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본 장관은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에서도 영란은행(BOE)에 더 많은 재량권을 요구했다. 오스본 장관은 “BOE가 2%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유지하되 경기가 어려울 때 성장에 좀더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스본 장관은 올해와 내년 정부 조달 비용을 서서히 줄여 재정적자 비율을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 키프로스, 구제금융 대안추진..은행 26일까지 휴점

구제금융 지원 비준안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키프로스가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랜B’를 마련하기 위해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실무팀을 꾸렸다. 뱅크런을 막기 위해 은행 휴업을 다음주까지로 연장하는 한편 추가 재원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의 차관 협상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날 키프로스 정부는 여야 정당들과 비상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각 정당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회의 비준 거부 결정을 존중한다”며 대책 마련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키프로스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플랜B 마련을 위한 실무팀을 꾸리기로 했고, 각 정당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도 의회 긴급회의 이전에 내각회의를 열고 트로이카와의 협의 내용을 소개하기로 했다.

‘플랜B’의 경우 현재 50억유로 규모로 비축돼 있는 사회보장 기금을 사용하거나 앞으로 개발된 천연가스 수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은행 예금과 교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은행권에서의 대규모 예금 이탈 사태를 막기 위해 현재 사흘째 휴점중인 은행 영업 중지를 공휴일인 오는 25일까지 포함해 다음주 26일까지로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키프로스는 이날 미할리스 사리스 재무장관을 러시아로 급파해 러시아와의 차관 협상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키프로스는 2016년 만기가 도래하는 25억유로 규모의 차관에 대해 5년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며, 4.5%에 이르는 이자율 인하도 제안했다. 또 키프로스는 추가 50억 유로의 차관을 요청했지만, 사리스 장관은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어떤 제안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첫 날이었지만 출발은 좋았다”며 향후 차관 협상 타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 핑크 블랙록 CEO “키프로스, 美랠리 못 막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이끄는 로렌스 D.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키프로스 악재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랠리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핑크 CEO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키프로스 구제금융은 100억달러 규모밖에 안된다“고 전제한 뒤 ”이는 유로존이 취약하다는 것과 함께 유로존 위기 해결에 수년이 더 걸릴 것임을 일깨워주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유로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요한 경제 이슈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을 야구 경기에 비유하며 ”유로존 재정위기는 이제 3이닝 정도에 와 있고 앞으로 6이닝을 더 해야 한다“며 위기가 아직 반환점도 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하에서도 뉴욕증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핑크 CEO는 ”이런 문제가 뉴욕증시 상승을 막진 못할 것“이라며 ”시장은 앞으로 더 상승할 여지가 있으며 현재 시장은 숨고르기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핑크 CEO는 이미 1년전부터 투자자들에게 모든 자산을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라고 권고해오고 있다.

그는 ”키프로스 상황과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을 두고 보면 우리는 5% 정도 조정장 또는 이보다 조금 더 길어 1~2개월 숨고르기를 진행할 수 있겠지만, 연말에는 주식시장이 현재보다 훨씬 더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미국 경제는 2.5%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도 정치권에서 재정정책을 둘러싼 문제만 야기하지 않는다면 4%에 근접한 성장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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