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폭락..경기우려-원자재값 부진 탓

- 3대지수 2% 안팎 동반하락..S&P지수 1550대로
- VIX지수 한달래 최고..소재-에너지주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느닷없이 폭락세를 연출했다. 중국과 유로존, 미국 경제지표가 동반 부진을 보이며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고 그로 인해 금 등 주요 원자재가 추락하자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집중됐다.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65.86포인트, 1.79% 급락한 1만4599.20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78.46포인트, 2.38% 하락한 3216.4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36.48포인트, 2.30% 낮아진 1552.37을 기록했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산업생산, 유로존의 2월 무역수지 등이 일제히 부진한 가운데 미국의 4월중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도 조정세를 이어갔고 주택시장 체감경기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다만 씨티그룹의 1분기 이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이 지수 하락폭을 다소 제한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금값이 최근 3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곤두박질 친데 이어 유가가 올들어 최저치까지 하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추락하자 소재와 에너지 관련주들이 하락하며 지수를 아래로 끌어 내렸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하루만에 16선 부근까지 반등하며 지난달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소재와 에너지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주택경기지표가 부진했던 탓에 메리티지와 라이랜드, 톨 브러더스 등 주택 건설업체들이 6~7%씩 동반 하락했다. 구글도 유럽연합(EU) 당국과 반독점 조사와 관련해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에도 1%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씨티그룹이 급락장에서도 0.2% 상승했다. 그나마 이 덕에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스탠리 등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둔 금융주들도 1~2%대로 낙폭이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디쉬 네트워크가 일본 소프트방크보다 더 나은 인수 조건을 제시한 덕에 향후 인수가격 높이기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스프린트 넥스텔이 14% 가까이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AT&T와 버라이존 등 스프린트 경쟁업체들은 함께 하락했다.

◇ 금값, 33년래 최대폭락..원유-곡물도 동반추락

금값이 33년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고, 국제 유가는 올들어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동반 추락했다. 금값 부진에 글로벌 경제지표의 동반 악화가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금선물 6월 인도분 가격이 하루만에 140.30달러, 9.3% 추락한 온스당 1361.1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355.30달러까지 내려가며 1980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보였다. 지난 2011년 2월 이후 2년여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은 선물 역시 5월 인도분 가격이 하루만에 2.97달러, 11% 급락한 온스당 23.3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 역시 지난 2010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었다.

이같은 귀금속 가격 하락은 이날 발표된 중국과 유로존, 미국의 경제지표가 동반 악화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세계 최대 금 수요국인 중국의 성장률 악화는 가장 큰 악재였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7.7%로 직전 분기 7.9% 성장은 물론 8.0% 성장을 내다본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밑돌았다. 아울러 키프로스 중앙은행의 금 보유고 매각 가능성이 유로존 중앙은행들의 금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금값 추락에 원유와 곡물 등 여타 원자재 또한 덩달아 급락했다. 같은 거래소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선물 5월물은 2.58달러, 2.83% 급락한 배럴당 88.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들어 가장 낮은 종가였다. 아울러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소맥(밀) 5월물은 전일대비 25센트, 3.5% 하락한 부셸당 6.8975달러에 거래됐고, 옥수수 5월물은 10.25센트, 1.56% 내린 부셸당 6.4825달러를 기록했다.

◇ 美 엠파이어지수 또 조정..주택 체감경기도 둔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플러스(+) 3.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의 +9.24는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인 7.0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지난 2월 7개월만에 처음으로 지수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치인 제로(0)를 넘어선데 이어 석 달 연속으로 이 선을 지켜내 제조업 경기가 다시 확장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용지수가 6.82를 기록하며 3월의 3.23보다 높아진 반면 신규주문 지수는 8.18에서 2.20으로 급감했다. 6개월후 기업여건지수도 36.43에서 31.95로 하락했다. 반면 제품가격지수는 25.81에서 28.41로 높아졌다.

아울러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4월중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4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 확정치인 44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45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현재 단일 가구 주택판매지수는 47에서 45로 하락했다. 미래 구매자지수는 34에서 30으로 떨어졌고 향후 6개월내 주택 판매지수만 50에서 53으로 올라갔다.

◇ 외국인, 달러자산 매입 축소..美국채 순매도 전환

연초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면서 미국 주식과 채권 등 달러화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1월에 이어 2월에도 크게 줄었다. 특히 미 국채의 경우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중 주식과 장-단기 채권 등 미국 달러화표시 장기투자 자산을 178억달러 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642억달러 순매수에서 올 1월 257억달러로 줄어든데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시장 전망치였던 400억달러에도 크게 못미쳤다.

아울러 주식스왑 등과 같은 단기 증권까지 포함할 경우에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536억달러로, 1168억달러였던 1월 수치에서 크게 줄었다. 특히 대표적인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미 국채의 경우 외국인들이 1억2200만달러 어치를 순매도했다. 앞선 1월에는 323억달러 순매수를 기록한 바 있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2월에도 87억달러 어치 매수 규모를 늘려 총 1조2200억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고, 2위인 일본은 1조97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유규모는 한 달전에 비해 68억달러 줄었다.

◇ 씨티그룹 1Q 깜짝실적..찰스슈왑은 이익 실망

미국 대형은행인 씨티그룹의 1분기(1~3월) 순이익이 30%나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또한 영업수익(매출액)도 기대 이상이었다. 씨티그룹은 1분기중 순이익이 38억달러, 주당 1.23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9억달러, 주당 1.11달러보다 30%나 늘어난 것이다.

또한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29달러를 기록해 1.17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가볍게 넘어섰다. 아울러 같은 기간 영업수익도 205억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202억달러는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인 201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자마진은 2.94%를 기록하며 1년전보다 개선됐고, 1분기말 기준으로 바젤III를 기준으로 한 핵심 자기자본비율도 9.3%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찰스슈왑은 지난 1분기중 순이익이 2억600만달러, 주당 15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억9500만달러, 주당 15센트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지만, 주당 16센트였던 시장 전망치에는 못미쳤다. 이에 따라 세전 이익마진도 25.7%를 기록해 작년도의 26.3%에 비해 소폭 악화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액)은 전년대비 8% 늘어난 12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12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 디쉬, 스프린트 255억불 인수제의..소프트방크에 도전

위성TV 공급업체인 디쉬 네트워크가 255억달러 규모로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를 제안했다. 일본 소프트방크의 스프린트 인수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쉬는 이날 지난주말 종가 기준으로 스프린트 주식 1주당 현금 4.76달러와 디쉬의 자사주 2.24달러를 함께 지급하는 방식의 인수를 제안했다. 스프린트의 지난 주말 종가는 6.22달러였고, 이를 감안할 때 다쉬의 제안은 스프린트 지분 70%를 201억달러에 매입하겠다는 소프트방크의 제안보다 13%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디쉬는 바클레이즈를 자문사를 선정했고,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에는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찰스 어겐 디쉬 회장은 “스프린트 인수전은 아직 진행중인 상태이며 우리는 소프트방크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본다”며 “만약 우리가 스프린트를 인수할 경우 회사 경영 방식은 우리 주주들의 의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어겐 회장도 “우리가 스프린트와 합칠 경우 TV와 비디오 등 영상 서비스는 물론이고 초고속 인터넷과 음성서비스 등을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디쉬는 앞서도 올해초 스프린트가 지분 절반을 소유하고 있는 무선이동통신 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에 인수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