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소폭 하락..HP-주택지표 호조 `버팀목`

- QE축소 우려-제조지표 악화 부담..다우는 약보합
- 기술주 강세..`실적 턴어라운드` HP, 17%대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하며 이틀째 약세흐름을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제조업 경기지표 부진이 부담이 됐다. 그러나 휴렛-패커드(HP) 급등과 주택지표 호조가 낙폭을 줄여줬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2.67포인트, 0.08% 하락한 1만5294.50으로 장을 마감했다. 막판까지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나스닥지수는 3.88포인트, 0.11% 떨어진 3459.42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4.82포인트, 0.29% 낮은 1650.53을 기록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앞서 마감됐던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지수가 7.3%나 폭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또한 중국의 4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최근 7개월만에 처음으로 위축세로 돌아선 가운데 개장전 나온 마킷사의 5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그나마 유로존 제조업 지표는 선전한 것이 위안이 됐다. 또 지난 3월 미국 전국 평균 집값이 14개월 연속으로 오름세를 기록했고 신규주택 판매도 두 달째 증가한 것도 지수 낙폭을 줄였다. 아울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양적완화 지속에 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도 힘이 됐다.

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어가고 있는 휴렛-패커드(HP)를 앞세운 기술주들의 강세가 지수를 한때 반등시키기도 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주와 유틸리티주가 약했고 기술주와 통신주 등이 강했다. 알코아와 제너럴 일렉트릭(GE)가 하락을 이끌었다. 유틸리티주 가운데서는 아메리칸 일렉트릭과 넥스트에러가 각각 0.64%, 1.19% 추락했다.

반면 전날 장 마감 이후 2분기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하고 3분기에도 시장 기대보다 높은 실적을 전망한 HP는 17.1%나 급등하며 기술주 강세를 주도했다.

◇ 뉴욕연은 “내년말 실업률 6.5%”..금리인상 앞당기나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상 최저수준의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기준점을 삼은 실업률 6.5%가 내년말이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을 경우 실업률만 보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순 없겠지만, 이처럼 실업률이 조기에 개선된다면 양적완화 축소에 이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연은은 이날 “내년 4분기가 되면 미국의 실업률이 6.5%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 3월20일 보고서에서 “내년말 실업률이 6.7~7.0%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던 것에 비해 더 낮아진 것이다. 뉴욕 연은의 자체 경제블로그인 ‘리버티 스트리트 이코노믹스’에 이같은 전망치를 공개한 조너선 맥카시와 리처드 피치 뉴욕 연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내년 경제 성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업률도 더 뚜렷하게 낮아질 것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준은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실업률이 6.5%를 웃돌고 인플레이션이 2.5%를 넘지 않는 한 현재의 초저금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이보다 앞서는 오는 2015년 중반까지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된다고 가정하면 일단 금리 인상의 첫 전제인 실업률 요건은 충족된다. 결국 금리를 조기에 인상하느냐 마느냐의 변수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연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은 올해 약한 모습을 보이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내년에는 연준 목표치인 2.0%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5%라는 인플레이션 요건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인 만큼 인플레이션이 2% 이상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한 실업률이 6.5% 아래로 내려간다고 해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연준 내에서는 2015년 인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 美 신규주택 증가-집값 상승..제조업지수는 악화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 4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3월의 3.5% 증가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것이다. 그러나 3월 수치는 종전 1.5% 증가에서 상향 조정됐다. 계절조정한 연율 환산으로 신규주택 판매수도 45만4000건으로, 3월의 44만4000건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42만5000건에는 모두 웃돌았다.

이에 따라 현재의 판매 추세를 감안한 신규주택 공급물량은 4.1개월치로, 앞선 3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규주택 판매가격 중간값은 전년동월대비 14.9% 상승한 27만16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또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지난 3월중 미국의 전국 평균 집값은 전월대비 1.3%(계절조정)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집값은 전년동월대비로도 6.7% 상승했다. 또 1분기 전체로는 집값이 전기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7분기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마킷이 발표한 올 5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51.9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 4월 확정치인 52.1을 밑돌았고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전망치인 51.8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었고, 또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는 여전히 넘어섰다.

◇ 美실업수당, 한주만에 큰폭 감소..고용회복 지속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한 주만에 다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추세치인 4주 이동평균 건수도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속적으로 수당을 받는 건수도 5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2만3000건 급감한 34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6만3000건은 물론이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만5000건을 모두 크게 밑돈 것이다. 다만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6만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전주에 4주일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던 추세적인 청구건수도 한 주만에 다시 감소했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3만9500건으로, 전주의 34만건보다 소폭 줄었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도 291만2000건을 기록하며 302만4000건이던 2주일전 수치는 물론이고 300만건이던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3월 이후 5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불러드-윌리엄스 총재, 양적완화 축소에 ‘신중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축소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는 것을 확인한 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축소하더라도 소규모로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의 한 포럼에 참석, “벤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과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을 보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금융여건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양적완화를 지지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기조로 가져갈 때에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통화가 절하되고 주식가치가 올라가고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며 “실제 미국에서도 이같은 현상들이 양적완화와 맞물려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러드 총재는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지표에 대응해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며 “축소 판단을 내리기 이전에 최근 하락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연준의 정책목표인 2% 수준으로 회복되는지를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설령 연준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조정하게 되더라도 앞으로 그(축소) 방향으로만 계속 가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지표가 좋을 때 양적완화 규모를 줄였다가 지표가 부진해지면 다시 이를 늘리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정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통화정책에는 이같은 정책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 日증시 13년만에 대폭락..경제장관 “우려 않는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일본 증시가 13년 1개월만에 대폭락했다. 이날 닛케이 평균주가지수 하락폭(1143.28 포인트)은 역대 11위에 해당할 정도로 컸다. 주가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이른바 ‘IT 거품’이 붕괴한 200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주가가 폭락한 첫 번째 이유는 장기 금리가 이날 오전 한 때 급상승하며 1%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장기금리 상승(가격 하락) 추세는 이전부터 대규모 금융완화를 앞세운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기부양책)의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해석이 등장했다. BOJ가 신규 발행 국채의 70%를 사들이기로 한 탓에 민간 투자가들이 사고 팔 수 있는 국채 비율이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금리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게 됐다. 결국 BOJ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역효과를 불렀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21∼22일 열린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쏠렸지만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가 내놓은 대책은 국채를 사는 횟수를 늘리고 회당 금액을 줄여 시장 충격을 줄인다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담당 장관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아키라 장관은 “개인적으로 닛케이지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본다”며 “특히 중국 경제지표까지 부진하게 나오자 투자자들이 동시에 이익실현에 나선 것 뿐”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같은 하루 지수 폭락으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시장은 여전히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경제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