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연중 최대폭락..`버냉키 쇼크`에 투매

- 3대지수 2%대 중반 추락..S&P지수, 1580대로
- 공포지수도 올해 첫 20선 상회.. 건설주도 급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추락했다. 지수들은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경제지표가 엇갈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사 발언이 지속적인 후폭풍을 낳으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53.87포인트, 2.34% 급락한 1만4758.3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40.73포인트, 2.50% 낮은 1588.20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일보다 78.57포인트, 2.28% 하락한 3364.63을 기록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만에, S&P500지수는 지난 2011년 11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경제 상황이 전망대로 간다면 올 하반기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 뒤 이를 점차 줄여나가며 내년 중반쯤에는 결국 중단할 것이라고 공식화하면서 시장 충격이 커졌다. 특히 앞서 마감된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국 지수가 연준 쇼크로 인해 급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이자 시장심리가 악화됐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미국의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마킷사의 6월 제조업 PMI 예비치 등도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그나마 기존주택 판매와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호조를 보인 것이 위안거리였다.

또 유로존 제조업 PMI가 1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영국 소매판매가 큰 폭으로 개선됐고, 스페인 경제가 3분기부터 확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되는 등 유로존 호재는 지수 낙폭을 다소 제한시켰다. 또 유로존 소비자신뢰지수가 22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인 것도 한 몫 거들었다.

불안이 커지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20선까지 급등하며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모든 업종들이 추락한 가운데 유틸리티와 통신주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존주택 판매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뛰면서 주택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건설주마저 급락하고 말았다. 풀트와 DR호튼, 레너 등이 모두 6~9%씩 추락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영상 공유기능을 새로 선보인 페이스북은 그나마 폭락장에서도 % 하락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실적 호조와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크로거도 6% 이상 하락하고 말았다.

◇ ‘이머징마켓 시대 점친’ 골드만삭스 “이젠 끝났다”

이머징마켓의 시대를 가장 먼저 예견했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머징마켓 자산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보이던 불패(不敗) 시대가 결국 막을 내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지금은 은퇴한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과 함께 지난 2003년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인도가 세계 최대 경제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던 도미닉 윌슨 골드만삭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냈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5가지 큰 추세가 이미 중단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가 언급한 5가지 추세는 소위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가파른 성장과 높은 원자재 가격, 정부 자금조달 개선, 인플레이션 둔화, 미국의 낮은 시장금리 등이다. 이 때문에 윌슨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경기 순환 사이클에 따라 기회가 생기거나 사라지는 일은 계속 반복되겠지만, 구조적으로 이머징마켓의 자산가치가 선진국 등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시대는 이제 아마 끝난 듯하다”고 전망했다.

윌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글로벌 경제 기여도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음 10년간에는 이머징마켓 자산들이 과거 10년간 가능했던 ‘고위험-고수익’의 투자 성과를 보여줄 수 없을 것”이라며 “또한 절대 투자수익률 자체도 이전보다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와 달리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에서도 광범위한 익스포저를 쌓기보다는 지역별로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 美 제조업지수 예상밖 부진..유로존은 16개월 최고

마킷이 발표한 올 6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52.2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 5월 확정치인 52.3을 밑돌았고 시장 전망치인 52.5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는 여전히 넘어섰다.

세부항목별로는 제조업 생산지수가 53.9를 기록하며 5월 확정치인 52.7보다 높아져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주문지수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고용지수는 52.6에서 50.4로 하락하며 지난 2010년 1월 이후 무려 3년 5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마킷이 발표한 6월 유로존의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8.9를 기록하며 앞선 5월 확정치인 47.7보다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었고,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48.1도 넘어섰다. 다만 지수는 아직까지 기준치인 50선은 넘지 못했다. 지수가 50선을 넘어설 경우 경기는 확장세를, 50선을 밑돌 경우 위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세부지수들 가운데 종합 신규주문지수는 47.4로 전월의 46.8에서 하락했다.

◇ 스페인 중앙銀 총재 “3분기부터 경제 확장세 회복”

스페인 경제가 이르면 올 3분기부터 확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루이스 마리아 린데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전망했다.

린데 총재는 이날 스페인 의회 경제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최근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작년말에 나타났던 가파른 성장 위축세가 완화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올 연말쯤, 이르면 3분기부터 경제는 플러스(+)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스페인 경제가 올 후반기에 성장세로 돌아서며 중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대체로 일치하는 대목이다.

린데 총재는 스페인 정부가 부양책과 함께 연금을 개혁하고 노동법을 보다 유연하게 하는 등 경제 개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스페인 경제는 성장세를 회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완전히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경제를 보다 유연하고도 경쟁력있게 만들 수 있도록 개혁 정책도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美 필리지수-기존주택 호조..실업수당 부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6월중 제조업지수가 플러스(+) 12.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마이너스(-) 5.2에서 플러스로 급선회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2.0보다도 좋았다. 특히 지수는 경기 위축과 확장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치인 제로(0)를 다시 웃돌았고, 지난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세부항목 가운데서는 신규주문지수가 앞선 5월의 -7.9에서 +16.6으로 크게 개선된 가운데 제품가격지수도 6.9에서 22.5로 높아졌다. 고용지수도 -8.7에서 -5.4로 소폭 개선됐다. 사업여건지수도 33.7로 높아져 지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전미 주택중개인협회(NAR)는 이날 지난 5월중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의 0.6% 증가에서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앞선 4월 증가율은 변동이 없었다. 또 연율로 환산한 기존주택 판매량도 518만채를 기록해 앞선 4월의 497만채를 넘어 지난 2009년 11월 이후 무려 3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500만채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반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8000건 급증한 35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3만6000건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34만건이었던 시장 전망치도 크게 웃돈 것이다. 추세적인 청구건수도 1주일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4만8250건으로, 전주의 34만5750건보다 증가했다.

◇ 웰스파고 CEO “美 실물경제 강해..금리 정상화돼야”

미국 실물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금리도 이제 정상화될 필요가 있다고 존 스텀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밝혔다.

스텀프 CEO는 이날 CNBC에 출연, “이번에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과정에서 미국 은행들 가운데 일부는 엄청난 비용을 치뤄야 하겠지만,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부양책을 쓰기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실물경제는 현재 경제지표상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더 강하다”며 “벌써 4~5년씩이나 이례적인 저금리가 지속됐던 만큼 금리는 정상화돼야 하며, 이는 오히려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가 개선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은행들에게 불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나 은행 고객들, 우리 은행들에게도 모두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18개월 이상 주택시장이 뚜렷하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