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럽증시, 11개월래 최대급락..`버냉키 쇼크` 탓

- 주요국지수, 2~3%대 동반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0일(현지시간) 유럽증시가 큰 폭으로 추락했다. 이틀째 하락했고 지수는 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사에 따른 충격을 하루 늦게 받았다.

이날 범유럽권지수인 Stoxx유럽600지수는 전일대비 2.9% 급락한 283.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작년 7월말 이후 무려 11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었다.

국가별로도 영국 FTSE100지수가 2.7% 추락했고,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도 각각 3.0%, 3.3% 하락했다. 스페인 IBEX35지수와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각각 2.9%, 3.1% 내려갔다.

전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경제 상황이 전망대로 간다면 올 하반기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 뒤 이를 점차 줄여나가며 내년 중반쯤에는 결국 중단할 것이라고 공식화하면서 시장 충격이 커졌다. 특히 앞서 마감된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국 지수가 연준 쇼크로 인해 급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이자 시장심리가 악화됐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미국의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마킷사의 6월 제조업 PMI 예비치 등도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그나마 기존주택 판매와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호조를 보인 것이 위안거리였다. 또 유로존 제조업 PMI가 1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영국 소매판매가 큰 폭으로 개선됐고, 스페인 경제가 3분기부터 확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되는 등 유로존 호재는 지수 낙폭을 다소 제한시켰다.

자동차와 원자재 관련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광산업체인 랜골드리소스가 7% 가까이 추락했고, 프레스닐로도 급락세를 보였다. 스와치와 리치몬트 등 럭셔리 제품 업체들도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업체인 ARM홀딩스도 4% 이상 하락했다.

반면 영국 소매업체인 딕슨스가 연간 이익이 15% 증가했다며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2% 가까이 올랐고, 테드 베이커 역시 1분기 매출이 33% 가까이 급증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9% 가까이 껑충 뛰었다.

장비임대업체인 애쉬테드도 연간 이익 급증 덕에 2% 상승했다. 노키아 역시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 협상을 벌이다 최종 단계에서 결렬됐다는 소식이 나온 뒤 4%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