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나흘만에 조정..`14년래 최대` 상반기랠리

- 나스닥지수만 소폭 상승..다우-S&P지수 하락
- 소비재-유틸리티주 강세..블랙베리 27%대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에 뉴욕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와 경제지표 부진 탓에 나흘만에 랠리가 멈췄다. 그러나 상반기 상승폭은 지난 1999년 이후 무려 14년만에 최고였다.

2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4.66포인트, 0.76% 하락한 1만4909.83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1.38포인트, 0.04% 오른 3403.2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보다 6.96포인트, 0.43% 낮은 1606.24를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주간으로 1%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3주일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월간으로는 1%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상반기 전체로는 13% 안팎의 상승률로 14년만에 최고 랠리를 보였다.

제레미 스타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가정이긴 하지만 오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개시를 결정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준 출구전략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통화정책 전망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를 점쳤다.

유로존에서는 독일의 5월 소매판매가 예상외 호조세를 보이면서 시장심리를 개선시켰지만, 미국에서는 6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조정양상을 보였다. 또 블랙베리가 1분기에 예상밖의 적자를 보이면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

업종별로도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기술주가 부진했지만, 유틸리티와 소비재관련주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부진한 실적에 새로운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까지 겹친 블랙베리가 28% 가까이 폭락하며 기술주 약세를 주도했다. 엑센추어도 전날 장 마감 이후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탓에 10%대의 급락세를 보였고, 경쟁사인 IBM까지 동반 추락했다.

반면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는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2.18% 상승했고, 누들스앤코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기업공개(IPO) 가격 덕에 데뷔일 주가가 무려 104%나 폭등했다.

◇ EU 정상들, 금융동맹-청년 고용대책 추진 합의

유럽연합(EU) 정상들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금융동맹(Banking Union) 추진 일정에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을 보였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틀간의 정상회의에서 단일한 은행 감독체제와 단일 은행 정리(청산)체제 구축을 골자로 하는 금융동맹 핵심 내용들을 내년 중반까지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들 정상들은 올해 말까지 부실은행 정리 절차와 기준, 방법 등에 대한 단일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U 재무장관회의에서 부실은행 정리에 따른 손실 분담 원칙이 결정된데 이어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단일 정리체제 구축 일정까지 합의되면서 향후 금융동맹 추진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를 이끌고 있는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도 유로존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의 구제금융 제공 한도를 600억유로로 제한하는 방안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부터 ESM은 각 정부를 거치지 않고 유로존 부실 은행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금융동맹 추진 과정에서 여전히 독일이 EU 조약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은 잠복된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날도 정상회의 직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재 조약 하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은행 감독의 핵심 당국으로서, 또한 은행 청산기구로서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독일은 회의에서도 금융동맹 추진은 조약 변경과 연계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EU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의 또다른 핵심 의제였던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 당초 계획대로 향후 7년간의 중기 예산 가운데 60억유로를 청년실업 해결에 쓰되 집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헤르만 반 롬퍼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당초 7년에 걸쳐 사용할 계획을 2년으로 줄이겠다”며 “기금 규모는 총 80억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 가계 경기기대, 소폭조정..시장예상은 웃돌아

지난달 약 6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미국 가계의 경기 기대치가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여전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시건대가 이날 발표한 6월중 소비자신뢰지수 확정치는 84.1을 기록해 84.5였던 5월 수치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지수는 83.0이었던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다. 또 예비치인 82.7보다도 소폭 상향 조정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향후 6개월후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75.8에서 77.8로 높아지며 최근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현재 경기여건에 대한 평가지수는 98에서 93.8로 큰 폭 하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 내렸다.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고용이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밝아지고, 이로 인해 주택과 자동차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베이를 책임졌던 리차드 커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이제 경제 회복세의 상승 모멘텀이 확보됐고 이것이 쉽사리 뒤집히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기대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시켜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스타인 “9월 양적완화 축소할수도”..래커 “시장 변동성 지속”

제레미 스타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이날 외교협회에서의 강연에서 “연준은 눈 앞의 지표들이 아니라 긴 안목에서 경제 개선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오는 9월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처음으로 시작되는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최근 지표들이 아니라 작년 가을 3차 양적완화 시작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경제지표 개선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에 발표되는 가장 최근의 고용지표에만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다. 또 “지난 가을 이후 노동시장 전망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를 반영하듯 스타인 이사는 하나의 가정으로 “연준이 오는 9월쯤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9월 축소설에 무게를 실어주기도 했다. 그는 “9월초에 나오는 일부 경제지표가 9월 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부를 판단하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긴 하지만, 이는 향후 판단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며 9월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인 뒤 지표 부진이 10월과 11월까지 이어진다면 나머지 자산매입 조치는 자연히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으로 몇 개월간 통화정책 전망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은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면서 “시장이 연준이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 하에서 매입해온 자산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재평가하고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한 전망도 재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투자자들이 연준 관료들의 발언이나 정책 행동을 통해 더 많은 시사점들을 얻게 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블랙베리 1Q 예상밖 적자..‘Z10’ 판매도 부진

지난 4분기(작년 12월~올 2월)에 깜짝 흑자를 달성했던 캐나다 최대 스마트폰업체인 블랙베리가 올 회계연도 1분기(3~5월)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기대를 모았던 새로운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10’을 탑재한 ‘Z10’ 등 신제품 효과가 저조한 탓에 매출액도 시장 기대에는 못미쳤다.

블랙베리는 이날 지난 1분기중 8400만달러, 주당 16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5억1800만달러, 주당 99센트의 순손실에 비해 적자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손실도 6700만달러, 주당 13센트를 기록해 시장에서 전망했던 주당 7센트 흑자에 크게 못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30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28억1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33억8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는 못미쳤다.

블랙베리는 이 3개월간 총 6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의 600만대에 비해 80만대 늘어나는데 불과한 것이었다. 시장 기대를 모았던 플래그쉽 모델인 ‘Z10’의 판매량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감안할 때 ‘Z10’과 함께 출시한 ‘Q10’ 등 신제품 판매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Z10’을 포함한 ‘블랙베리10’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 비중도 40%에 그친 270만대로, 330만대를 점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6~8월)에도 판매량이 74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블랙베리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9%로, 1년전 같은 기간의 6.4%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낮아진 상태다.

◇ 獨 소매판매, 예상외 호조..경기침체 탈피 기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유로존 경기 침체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FSO)은 이날 지난 5월중 인플레이션 상승률과 계절적 요인을 조정한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의 0.1%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한 것으로, 0.4% 증가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돈 것이다.

이같은 소매판매 증가는 최근 독일의 고용과 소비자 심리지표 등이 일제히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발표된 6월 독일 실업률은 예상밖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기업 신뢰지수와 ZEW 투자자 신뢰지수 등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크리스티안 슐츠 베렌버그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안정적인 노동시장과 높아지는 임금, 낮은 인플레이션 등 견실한 펀더멘털 하에서 독일 소비자들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소비하고 있다”며 “국내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2분기중 독일의 GDP 성장률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 0.3% 성장한 뒤 내년에는 1.5%까지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