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하루만에 조정..주간낙폭 `두달래 최대`

- 3대지수 소폭 하락..S&P 주간거래량, 7년래 최저
- 통신-에너지주 약세..JC페니-블랙베리 `희비` 교차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조정세로 돌아섰다. 중국과 유럽,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했지만,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반등 모멘텀이 강하지 못했다.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2.88포인트, 0.47% 하락한 1만5425.4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9.02포인트, 0.25% 떨어진 3660.1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6.07포인트, 0.36% 내려간 1691.41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도 각각 1~1.5%씩 하락하며 지난 6월 이후 두 달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S&P500지수 주간 거래량도 지난 2006년 8월 이후 거의 7년만에 가장 적은 한산한 장세를 연출했다.

개장전 발표된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가운데 영국의 2분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도 시장심리를 살려줬다. 다만 프랑스는 6월 부진한 산업생산 지표를 발표하며 호재를 다소 약화시켰다.

미국에서는 7월 도매재고가 예상밖으로 3개월째 감소한 반면 도매판매는 증가세를 이어가 향후 제조업 수주 확대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가 시장에 남아있는 가운데 모멘텀 부재와 차익 매물에 시달렸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통신주와 에너지 관련주들이 부진했다.

백화점 업체인 JP페니는 헤지펀드 매니저는 빌 애크먼이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요구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영입을 요구하고 나선 탓에 주가가 6% 가까이 급락하고 말았다. 또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라이언스 게이트도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 오름세를 지키지 못하고 1%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블랙베리는 일부 외신들이 회사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도한 탓에 공개매수 기대감에 5.47% 급등했다. 온라인 여행 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닷컴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인해 4% 가까이 올랐다.

◇ 갈브레이스 “연준 궁지몰려..적극적 출구전략 못써”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 텍사스대학 교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궁지에 몰려 있으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거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출구전략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브레이스 교수는 이날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태생적으로 비관적”이라고 전제하며 최근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총생산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하나는 상당기간 재정정책이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상보다 세수가 늘어나면서 연방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전반적인 성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도 적극적인 출구전략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브레이스 교수는 “연준이 갇힌 상태에 빠졌다고 오래전부터 얘기해왔다”며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수준으로 낮추고 양적완화로 매입한 채권들을 보유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부양기조를 뒤집는 출구전략 과정은 많은 불안을 야기할 것이고 연준은 이같은 불안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적극적인 출구전략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준은 계속 자산매입과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정책 변화 의향을 보인다면 엄청난 반작용이 나타날 것이며 지금은 금리가 아주 낮은 수준이라 금리가 조금이라도 변할 경우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美 도매재고, 석달째 감소..제조업수주 확대 기대

미국의 지난 6월중 도매재고가 예상밖으로 감소했다. 반면 판매는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증가세를 유지한 덕에 판매대비 재고 비율은 14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로써 향후 제조업 주문 등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6월중 미국의 도매재고가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5월의 0.6% 감소보다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당초 0.4%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예상치에는 크게 못미친 것이다. 이로써 도매재고는 석 달 연속으로 줄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또 5월 수치도 종전 0.5% 감소에서 더 하향 조정됐다.

도매 판매도 0.4% 증가하긴 했지만, 앞선 5월의 1.5% 증가에 비해서는 둔화됐고 0.7% 증가를 점쳤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다만 이처럼 기업들이 재고 쌓기를 꺼리면서 판매가 그보다는 빨리 늘어난 덕에 상대적인 재고 비율은 낮아지는 모습이었다. 실제 도매판매를 감안한 도매재고 비율은 1.17개월치로, 앞선 5월의 1.18개월에 비해 줄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채권팔고 주식산다”..세계최대 국부펀드도 대세 동참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의 일명 오일펀드도 주식 비중을 늘리고 채권을 줄이는 일반적인 시장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일펀드는 지난 2분기말 기준으로 7600억달러(약 844조원)에 이르는 운용기금내 주식 투자비중이 6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는 지난 2010년초의 62.6%였다. 반면 채권 투자비중은 35.7%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잉베 슬링스타드(Yngve Slyngstad) 오일펀드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적으로 이전부터 우리는 주식시장 열기에 비해 주식 비중은 낮고, 채권시장 냉각에 비해 채권 비중을 높다고 언급해왔다”며 이같은 포트폴리오 조정이 시장 대세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채권 보유비중이 높았던 오일펀드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고, 이제 이들 국가들의 국채 보유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일펀드는 2분기중에 프랑스와 영국 국채 보유비중을 3분의 1 가까이 크게 줄였다.

이같은 포트폴리오 조정 덕에 오일펀드는 그나마 2분기중에 0.1%의 플러스(+)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채권 투자에서 1.4%의 손실을 냈지만, 주식 투자를 통해 0.9%의 수익을 올렸다.

◇ 英 2분기 수출 ‘사상최대’..佛 산업생산은 부진

영국 통계당국(ONS)은 이날 지난 2분기중 영국의 재화와 서비스 수출규모가 총 432억파운드(67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8년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 분기 수출액을 15년만에 경신한 것이다.

재화 수출은 269억파운드를 기록해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고, EU를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액도 142억파운드로 역시 역대 최대규모였다. ONS측은 항공기와 항공부품, 해외 예술작품 등에서 수출이 주로 늘어났다며 핵심 수출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프랑스 통계당국은 지난 6월중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평균 0.3% 증가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봄철 이례적으로 추운 날씨가 지나간 뒤 에너지와 광공업 생산이 5.4%나 급감한 것이 전체 산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음식료품 생산도 2.9%나 줄었다. 제조업 생산 역시 0.4% 감소했다.

이같은 프랑스 산업생산 부진은 유로존 주변국들과도 대조를 이룬다. 같은 달 독일의 산업생산은 2.4%나 성장하며 본격 회복 조짐을 보였고, 재정 취약국인 이탈리아의 산업생산도 0.3% 증가해 지난 1월 이후 5개월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