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7일만에 반등..나스닥 `최악의 마비사태`

- 3대지수 1%미만 올라..나스닥, 장애로 3시간 중단
- 에너지-금융주 강세..아베크롬비-시어스 동반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7거래일만에 힘겹게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미국과 중국, 유로존 등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덕이었다. 그러나 나스닥시장은 시스템 장애로 3시간이나 중단되는 최악의 마비사태를 경험하며 시장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6.12포인트, 0.44% 상승한 1만4963.6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8.92포인트, 1.08% 오른 3638.7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4.14포인트, 0.86% 뛴 1656.94를 기록했다.

중국의 제조업 지수가 3개월만에 확장세를 회복한 가운데 유로존 민간 경제활동도 2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살려줬다. 특히 유로존 서비스업 경기는 19개월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추세치가 5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전국 평균 집값도 7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미국 소매업체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시어스홀딩스의 적자폭이 확대됐고 아베크롬비 앤피치도 2분기와 3분기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가 강하다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지수 상승폭을 다소 제한시켰다. 또 나스닥OMX그룹의 시스템 장애로 인해 나스닥시장이 3시간 가까이 중단된 것도 시장 흐름을 끊었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에너지와 금융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반면 부진한 실적을 보인 소매주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았던 아베크롬비 앤피치가 17.67% 하락하며 곤두박질 쳤고, 시어스홀딩스도 8.2% 급락하고 말았다.

단기 주주 권한계획을 발표한 JC페니도 1% 이상 하락했다. 최악의 거래중단 사태를 빚은 나스닥OMX 주가도 3.5% 가까이 추락했다.

반면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던 게임스탑은 9% 이상 급등하며 대조를 이뤘다. 애플은 칼 아이칸이 다음달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자사주 취득을 논의할 것이라고 공개한 뒤로 낙폭을 줄인 뒤 강보합권을 지켜냈다.

◇ 피셔-로젠그렌 총재, 양적완화 축소에 이견

연방준비제도(Fed)내에서 양적완화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피셔 총재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월마트와 전국소매연합회(NRF)가 주최한 강연에서 “개인적으로 미국 경제는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특히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하더라도 경제는 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적완화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문제점들을 지적하진 않았지만 “현재 연준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는 많은 리스크들이 있다”고도 비판했다. 또 “풍부하고도 아주 저렴한 값의 통화가 연준으로부터 풀리면서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늘어나고 사업도 확장됐다”면서도 “추가 개선을 막고 있는 것은 연준이 손을 쓸 수 없는 재정정책과 규제정책 탓”이라고 밝혔다.

반면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만약 미국 경제가 앞으로 얼마나 강하고 스스로 지속 가능하게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매우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매우 신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 美 나스닥, 3시간 마비..‘최악의 시스템장애’

주식 호가와 관련된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킨 탓에 미국 2위 거래소인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모든 주식과 옵션 거래가 3시간 이상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나스닥시장을 관장하는 나스닥OMX그룹은 이날 12시14분에 성명을 통해 “거래소에서의 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 모든 상장 주식과 옵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후 나스닥측은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후 3시25분쯤 온라인상 거래가 완전히 재개된다고 밝혔다. 이후 3시30분부터는 옵션거래도 재개된다. 결국 시장이 중단된 시간은 3시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나스닥OMX측의 설명대로라면 시스템상 문제는 호가와 관련된 장애였다. 나스닥OMX는 “호가 접수와 관련돼 이슈가 발생했다”며 “주식 호가를 분산시켜주는 데이터 피드인 주식정보 프로세서(Securities Information Processor)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재해 등 외부 충격없이 이처럼 거래소가 오랫동안 중단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블랙먼데이가 있었던 지난 1987년 이후 거의 처음있는 일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5월 페이스북이 상장돼 첫 거래가 시작될 때 호가 접수 지연 등으로 인해 30분 가까이 거래가 지연된 바 있다.

한편 시장 감독기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 나스닥OMX측과 접촉하면서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거래소들과 긴밀하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에게도 보고됐다. 루 장관은 현재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위원장을 맡고 있다.

◇ 美 모기지금리, 2년래 최고..“주택활황 다소 약화”

미국의 장기 모기지금리가 4.6%에 육박하며 최근 2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국책 모기지기관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은행권의 30년만기 모기지금리가 평균 4.58%를 기록했다. 이는 1주일전의 4.40%에 비해 한꺼번에 18bp(0.18%포인트)나 급등한 것으로, 지난 2011년 7월 이후 2년 1개월만에 최고치였다. 특히 1년전 같은 기간 30년만기 모기지금리는 3.66% 수준이었다. 1년새 1%포인트 가까이 올라간 셈이다.

또한 15년만기 모기지금리도 3.44%에서 3.60%로 크게 뛰어 오르며 역시 지난 2011년 7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모기지금리 상승세는 가계의 모기지 재융자(리파이낸싱) 수요를 줄여 부동산 매수 여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소비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니브록 미국 대표 주택용품 소매업체 로우스 최고경영자(CEO)는 “모기지금리 상승으로 인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택시장 회복세가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는 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택경기가 다시 둔화세로 추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 제조업지수-선행지수 호조..실업수당은 늘어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마킷사가 집계하는 8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53.9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 7월 확정치인 53.7를 웃돌았다. 다만 시장 전망치인 54.0에는 소폭 못미쳤다.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여전히 넘어섰고, 특히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미국 컨퍼런스보드는 이날 지난 7월중 경기 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6% 상승한 96.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6월의 보합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고, 0.5% 상승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넘어선 것이었다.

반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3000건 증가한 33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2만3000건은 물론 33만건이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웃돈 것이다. 또한 2주일전 수치도 종전 32만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추세적인 청구건수는 6주일 연속으로 감소세를 유지했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3만500건으로, 전주의 33만2750건보다 줄었다. 이 역시 지난 2007년 11월 이후 5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유로존 민간경제, 26개월래 최고..서비스업도 확장세

이달 유로존의 민간 경제활동이 최근 26개월만에 가장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서비스업은 19개월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 회복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이날 시장 조사기관인 마킷이 발표한 8월중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1.7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7월 확정치인 50.5를 넘어선 것은 물론 50.9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경기가 확장하느냐, 위축되느냐를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넘어선 지수는 특히 최근 2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세분화해보면, 제조업 PMI는 51.3을 기록해 앞선 7월 확정치인 50.3보다 크게 높아져 역시 26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또한 서비스업 PMI도 51을 기록해 앞선 7월의 49.8보다 높아졌다. 특히 이 지수는 19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50선을 넘어섰다. 이날 지표에서도 독일의 제조업 PMI는 52까지 높아져 최근 2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서비스업 PMI도 6개월 최고치인 52.4를 기록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3분기 들어 유로존 경제 성장세는 최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긴 하지만 하반기중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정책당국자들의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