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이틀째 상승..시리아-QE축소 우려 극복

- 3대지수 1% 안팎씩 올라..S&P지수 1650선 회복
- 기술주-금융주 강세주도..애플 500달러에 육박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9월 들어 이틀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리아에 대한 공습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라는 임박한 악재들 속에서도 자동차 판매실적과 유럽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96.91포인트, 0.65% 상승한 1만4930.8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6.43포인트, 1.01% 오른 3649.04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3.30포인트, 0.81% 뛴 1653.07을 기록했다.

서방세계의 시리아 공습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확증이 나온다면 공습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힌데다 오후에는 미 상원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위원회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승인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더욱 높였다.

또한 유럽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실적 악화가 항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웠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무역수지 적자액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부담이 됐다.

오후에는 연준이 베이지북을 통해 “모든 지역에서 경기가 다소 완만한 확장세를 보였다”며 최근 비금융 서비스업과 주택부문, 자동차 판매, 여행 및 관광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이르면 9월중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낳았다.

그러나 이런 악재들에 익숙해진 듯 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고, 유로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등도 오름세에 힘을 실어줬다.

모든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금융주와 기술주, 유틸리티 관련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최대 IT주인 애플은 오는 10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앞둔 기대감과 캔토 피츠제럴드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조치를 등에 업고 2.07% 올라 500달러 회복을 눈앞에 뒀다.

퀄컴도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 기어’ 공개와 맞물려 자사의 스마트 워치인 ‘토크’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1% 가까이 올랐고, 미국내 대표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과 샌드스크도 SK하이닉스(000660)의 중국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또한 8월중 자동차 판매 호조를 등에 업고 포드자동차가 3.49% 상승했고 제너럴 모터스(GM)도 5% 이상 급등했다. 대형 할인 소매업체인 달러제너럴도 실적 호조 덕에 주가가 올랐다. 반면 H&R블락은 예상보다 더 큰 폭의 적자로 인해 1% 가까이 하락했다.

◇ 연준 “美경제 완만한 확장”..QE축소 임박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미국 경제가 다소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진단이 거의 바뀌지 않은 것으로, 조만간 양적완화 규모 축소의 근거로 사용될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보고받은 자료를 토대로 만든 베이지북을 통해 “모든 지역 연은들은 7월초부터 8월말까지 미국 경제가 다소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완만한(moderate)’에서 ‘다소 완만한’으로 경기 확장 속도에 대해 약간 톤을 낮춘 이후 그 표현을 계속 유지한 것이지만, 모든 지역에서 경제가 완만한 확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특히 연준은 “제조업 부문이 완만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서비스업 활동도 다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고, “대부분 지역에서 자동차와 주택관련 제품 수요가 강해지면서 소비지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또 여행과 관광, 비금융 서비스업, 제조업 등의 활동도 증가세를 보였고 주거용 주택 판매도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베이지북 발표 이후 주식시장은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대체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7~18일 양일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보고돼 통화정책 결정의 판단 근거로 활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르면 이달중 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소폭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 美 자동차판매, 6년래 최대..GM-포드 고공행진

미국 자동차 판매가 지난달에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제너럴 모터스(GM)과 포드, 도요타 등 대표 자동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8월 기준으로 6년만에 최대 판매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 브랜드인 GM의 8월중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4.7% 증가한 27만5847대를 기록해 지난 2008년 9월 이후 무려 4년 11개월만에 최대 월간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는 11% 성장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크게 웃돈 실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법인 판매물량이 8% 줄어든 가운데서도 일반 소매판매가 22%나 급성장한 것이 판매 호조세를 이끌었다. ‘캐딜락’이 3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뷰익’도 37% 판매량이 늘었다. 쉐보레는 10% 늘어났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인 포드 역시 8월중 21만3078대의 자동차를 팔아 전년동월대비 12% 성장했다. 이 역시 10% 증가를 점쳤던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또한 지난 2006년 8월 이후 무려 7년만에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크라이슬러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8월중 미국시장에서 총 16만5552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12%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13%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는 소폭 못미쳤다.

이같은 각 사별 판매량 증가 덕에 미국 전체 시장 판매량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월중 미국 자동차 판매대수가 1470만대로 14%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절 조정한 연율 환산으로는 158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도 전체 미국내 판매량이 16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GM도 163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美 무역적자, 예상밖 악화..대중국 적자 ‘사상최대’

지난 6월중 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개선됐던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7월에 다시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수출이 주춤거린 반면 수입이 늘어나며 중국에 대한 적자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7월중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액이 39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45억4000만달러 적자였던 6월 수치는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인 387억달러 적자를 모두 웃도는 실적이다. 또한 앞선 6월 적자규모도 당초 342억달러에서 소폭 늘어났다.

이는 수요 증가로 인한 수입 성장세가 이어지는 반면 수출은 오히려 줄어든 탓이었다. 실제 지난 7월중 미국의 수출은 0.6% 감소하며 앞선 6월의 2.2% 성장보다 악화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입은 1.6% 증가하며 6월의 2.2%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입이 늘어난데에는 원유 수입액이 증가한 탓이 컸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300억8000만달러로 6월의 266억5000만달러보다 크게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적자액도 74억4000만달러로, 앞선 6월의 57억6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 푸틴 “시리아 화학무기 확증 나오면 공습 지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UN) 승인없는 서방 국가들의 시리아 공습 계획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확증이 나올 때에만 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AP통신과 러시아 현지 TV인 채널1과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제법상 특정 국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를 승인할 때에만 가능하다”며 시리아에 대한 공격도 유엔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 “유엔 안보리 승인이 없을 경우에는 주권 국가에 대한 그 어떤 무력적인 개입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포괄적인 증거가 나올 경우 서방사회의 시리아 공습을 승인하는 유엔 결의안 지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가 이같은 범죄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구체적인 증거가 나와야만 우리는 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물증 확보에 우선순위를 뒀다. 또 “시리아 정부군이 이번 화학무기 사용의 배후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어떠한 정보들도 유엔 안보리에 제공돼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다만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과 시리아 공습 문제를 두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정보당국의 비밀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했던 스노든과 관련해 “그는 러시아를 거쳐가는 환승객에 불과했지만 미국의 지나친 압력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됐다”며 “미국 정부가 이에 대해 지나치게 분노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 유로존 제조-서비스업 경기, 2년 2개월래 최고

지난달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가 두 달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조사기관인 마킷이 발표한 지난 8월중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1.5를 기록했다. 이는 51.7인 시장 전망치보다는 소폭 낮았지만, 앞선 7월의 50.5보다 상승해 두 달 연속으로 오름세를 기록한 것은 물론 지난 2011년 6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서비스업 PMI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상회했고, 제조업 PMI는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제조업 PMI는 51.3을 기록하며 신규주문 주도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스페인의 제조업 경기는 2년여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50선을 넘어서며 경기 확장세를 확인했다. 독일 제조업지수도 51.8로, 최근 2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전기대비 0.3%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