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뉴욕금융시장] 뉴욕증시, 이틀째 조정..QE축소 우려 `재부각`

- 3대지수 동반 하락..S&P지수 1710선 후퇴
- 유틸리티-통신주 약세..애플, 상승후 하락반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조정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가 다시 부각되자 그동안 랠리에 따른 차익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81.09포인트, 1.16% 하락한 1만5455.4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4.66포인트, 0.39% 떨어진 3774.7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2.55포인트, 0.73% 낮은 1709.78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인도 중앙은행이 깜짝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유동성 제한 조치를 동시에 완화하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에 루피화가 하락하고 인도 선섹스 지수가 큰 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제 전망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일부 경제지표만 나와 준다면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부담이 됐다. 또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양적완화 동결이 연준의 신뢰성에 타격을 줬다며 압박을 가했다.

아울러 뉴욕 연은이 다음주부터 유동성 흡수를 위한 역리포를 시범 시행한다는 소식과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정부부채 한도 일시 증액과 오바마케어 시행 예산 폐기를 일괄 가결시켰다는 소식도 시장에 악영향을 줬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유틸리티와 통신주가 약세를 이끌었다.

애플은 전세계 11개국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출시하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첫 주 판매량 기대감에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차익매물로 인해 오히려 1% 이상 하락했다. 올리브 가든과 레드 랍스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다든 레스토랑도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탓에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또한 2분기 실적 악화와 그에 따른 4500명 임직원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블랙베리는 20%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코웬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주가가 또 소폭 상승하며 46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로써 주가는 이틀 연속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증시에 데뷔한 광고기술 업체인 로켓퓨얼은 주가가 공모가격에서 두 배 이상 급등하는 깜짝쇼를 펼쳤다.

◇ 美하원, ‘부채 일시증액+오바마케어 예산폐기’ 가결

공화당 주도로 미국 하원이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한시적으로 증액해주는 대신 전국민 의료보험을 의무화한 오바마케어 시행을 위한 예산을 전액 폐기하는 법안을 동시에 가결시켰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국 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 개혁안인 오바마케어 시행을 위한 예산을 모두 폐기하는 법안과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12월 중순까지 일시 증액해주는 법안을 동시에 표결에 부쳐 찬성 230표, 반대 189표로 통과시켰다. 표결에서는 예상외로 민주당 의원 2명이 공화당이 주도한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공화당 의원 1명은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폴 라이언(위스콘신주) 공화당 의원은 “오바마케어 시행을 늦추기 위한 투쟁은 다음주 끝나는 것이 아니며, 이를 쟁취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이처럼 하원 공화당이 이 연계 법안들을 가결해 상원에 송부했지만,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은 이를 표결에 부치지 않는 대신 연방정부 폐쇄를 막기 위해 오바마케어 관련 부분을 제외한 수정안을 만들어 하원에 돌려보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상원은 오바마케어 예산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어떠한 법안도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새해 예산안을 두고 의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충돌양상을 보임에 따라 자칫 연방정부가 폐쇄될 수도 있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 연준, 내주부터 역리포 시범시행..유동성 흡수 ‘첫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시장조치를 실행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역리포(reverse repos)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역리포는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과도한 지급준비금을 흡수해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담보증권(MBS)과 국채 등을 금융기관들에게 일시 매도한 뒤 만기 때 이를 되사는 것으로, 유동성 흡수를 위한 조치로 받아 들여진다.

뉴욕 연은은 이날 이르면 다음주 23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하루짜리 고정금리 역리포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연은은 “이번 시범 조치는 과거 시행했던 테스트보다 규모가 다소 커질 수 있다”며 “최소 몇 주일간 지속될 이번 테스트를 통해 대규모 거래에 따른 자금흐름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쌓고, 연준 재무제표 규모와 무관하게 시장금리 조절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이미 예견됐었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출구전략의 한 방편으로 역리포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의사록에서는 “정책위원들이 대체로 역리포 조치가 유동성을 흡수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하며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이를 언제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정이 언급되지 않았다.

◇ 불러드 “10월에 QE축소”..조지 “QE동결로 신뢰에 타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전망했다. 그는 “9월 FOMC 회의전에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 결정을 늦춰지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FOMC는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의 경계선에 있었다”며 “마침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자 FOMC는 ‘두고 보자’며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좀더 인내심을 가질 여유가 있었다”고도 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미 FOMC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결정에 근접했던 만큼 향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바꿀 수 있는 일부 지표만 나와준다면 연준도 10월에 소규모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데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중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이로 인해 정책 신뢰성에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주장했다.

그동안 연준 정책을 비판하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반대표를 행사해온 조지 총재는 뉴욕에서 열린 쉐도우 오픈마켓위원회에서의 강연에서도 “연준은 시장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주 연준의 결정은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지 않는 대신 시장의 기대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는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 ‘아이폰5S-5C’, 중국효과에 첫주 사상최대 판매 기대

애플이 최초로 두 종류의 아이폰 신제품을 전세계 11개국에서 출시한 가운데 중국 효과를 등에 업고 첫주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미국과 호주, 중국, 일본 등 11개국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동시 출시한 애플이 뉴욕증시에서 이틀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애플 주가 강세는 하이엔드 제품인 ‘아이폰5S’와 보급형인 ‘아이폰5C’가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최초로 1차 출시국에 포함된 중국에서의 구매 증가가 첫주 최대 판매기록 달성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 덕이다.

매장 오픈 전 2000명이 운집한 독일 뮌헨과 같은 열기는 없었지만,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는 100명에 가까운 고객들이 제품을 가장 먼저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이 베이징 매장에서 줄 서 있는 고객들 25명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격이 싼 ‘아이폰5C’를 사겠다는 사람은 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22명이 ‘아이폰5S’를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두 제품의 첫 주 사흘간의 판매량이 500만대를 넘어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5’의 첫주 판매량이 600만대를 너끈히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망신을 당했던 진 먼스터 파이퍼제프레이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는 애플이 선주문 물량을 포함해 출시 첫 주에 지난 ‘아이폰5’의 판매량인 500만대 정도는 충분히 판매할 수 있을 것이며, 상황에 따라 600만대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점쳤다. 또 브라이언 마샬 ISI그룹 애널리스트도 첫 주 두 아이폰 제품들의 판매량이 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연준 덕에 한숨돌린’ 인도, 금리인상+유동성완화 ‘깜짝카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밖 양적완화 규모 동결로 한숨 돌린 인도중앙은행(RBI)이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제한조치 완화라는 깜짝카드를 내놓았다. 금리를 올려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되 연준 조치로 루피화 가치 하락 우려가 줄어든 만큼 긴급조치들을 일부 풀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RBI는 이날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인 LAF 레포금리를 종전 7.25%에서 7.50%로 25bp(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이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라잔 신임 총재가 주재한 첫 정책회의로,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는 36명 응답자 모두가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RBI는 금리 인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보다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도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이번주 6개월 만에 최고치인 6.1%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같은 금리 인상과 함께 지난 7월부터 RBI가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취한 긴급 조치들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병행하기로 한 점이다. 실제 이날 RBI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은행들이 다른 유동성 확보채널을 소진한 경우 중앙은행이 대출해주는 금리인 ‘marginal standing facility rate’를 10.25%에서 9.5%로 인하했다. 이는 지난 7월에 8.25%에서 2%포인트 한꺼번에 인상됐었다. 또 은행들의 현금 지급준비율도 99%에서 95%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