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욕금융시장] 뉴욕증시 '재정우려` 또 조정..연준 발언엔 냉담

- 3대지수 소폭 동반하락..S&P지수 1700선 턱걸이
- 금융주 약세주도..애플, 5% 뛰어 490달러대로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조정세를 보였다. 벌써 사흘째다.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의 부양 발언이 이어졌지만, 재정협상 우려와 경제지표 부진이 시장 발목을 잡았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49.71포인트, 0.32% 하락한 1만5401.38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9.44포인트, 0.25% 내려간 3765.2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8.07포인트, 0.47% 낮은 1701.84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메르켈 총리가 3선에 성공했지만, 새로운 대연정 구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했다. 또 미국에서도 정부 부채한도 상한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또한 유로존에서 9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중국 제조업지수도 두 달째 개선되며 반등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마킷이 집계하는 미국 9월 제조업 PMI는 예상밖의 조정세를 보이며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그나마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둘러싼 우려가 재차 고조된 상황에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가 추가 부양에 무게를 실은 발언을 내놓은 것이 지수 낙폭을 제한하는 정도였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주가 부진한 모습이었던 반면 기술주는 반등세를 탔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이 ‘아이폰5S’와 ‘아이폰5C’의 출시 첫 주말 사흘간 판매량이 사상 최대인 900만대에 이른다는 발표 이후 애플 주가가 5% 가까이 올라 49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인 블랙베리는 47억달러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장중 한때 3% 이상 뛰었지만 장 막판에 약보합권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차세대 서피스 태블릿PC를 공개한 이후 주가가 오히려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씨티그룹도 3분기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우려에 3.2% 하락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도 동반 하락했다.

◇ 美 마킷 제조업PMI, 예상밖 조정..경기확장세는 지속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마킷사가 집계한 미국의 이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조정세를 보였다. 지수는 기준치인 50선은 넘었지만 시장 기대에는 못미쳐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더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킷이 발표한 올 9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52.8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 8월 확정치인 53.1은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인 54.0에 모두 못미친 것이었다.

다만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여전히 넘어서 경기가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세부항목별로는 제조업 생산지수가 앞선 8월 확정치인 52.5에서 55.3으로 높아진 반면 고용지수는 53.1에서 51.4로 하락했다.

◇ “아이폰5S·5C, 첫주말 900만대 팔려”..사상최고 기록

애플이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하루에 동시 출시하는 초강수를 띄운 덕에 첫 주말 900만대를 팔아 치우며 사상 최대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이날 지난주 금요일 출시한 ‘아이폰5S’와 ‘아이폰5C’ 등 두 스마트폰을 주말 사흘간 총 900만대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로써 지난주 출시된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7’으로 구동되는 모바일 기기가 2억대를 돌파했다고도 전했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4S’를 출시한 뒤 첫 주말에 선주문을 포함해 총 400만대 이상을 팔았고, ‘아이폰5’ 당시에는 500만대를 팔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깜짝 판매실적을 거뒀다. 특히 이는 500만~600만대에 이를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크게 웃돈 것이다.

제품 공개 직후 혁신적인 기능이 적고 ‘아이폰5C’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두 제품을 한꺼번에 출시해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최초로 1차 출시국에 중국을 포함시키면서 이같은 최대 판매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애플은 이달말 마감되는 4분기(7~9월) 실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자료를 통해 4분기 매출이 종전에 제시했던 전망치인 340억~370억달러의 상단에 근접하고 총이익 마진도 36~37% 전망치의 상단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 블랙베리, 5조원 바이아웃 매각..상장폐지 수순

극심한 경영난으로 전략적 대안을 모색해오던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인 블랙베리가 결국 최대주주에게로 매각된다. 회사는 상장폐지 후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블랙베리는 이날 자사 최대주주인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총 47억달러(5조500억원)에 회사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 가격은 9달러로, 지난주말 종가에서 3.1%의 웃돈(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현재 블랙베리 지분을 9.9% 정도 보유하고 있는 페어팩스파이낸셜 컨소시엄에는 어떤 기업들이 참여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컨소시엄은 부채를 일으켜 회사를 인수하는 바이아웃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세부 조건에 대한 추가 협상은 남아있다.

프렘 왓사 페이팩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블랙베리와 그 직원들, 고객, 이동통신사 등에게 흥미롭고도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이라며 “주주들에게는 즉각적인 가치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지만, 회사는 전세계 고객들에게 탁월하면서도 안전한 기업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사적 기업으로서 장기 전략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왓사는 블랙베리를 인수하는데 따른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지난달 이미 회사 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미 10년전 사실상 첫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한때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스마트폰 업체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에 밀려나며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9%로 추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블랙베리는 지난주 스마트폰 판매실적 부진으로 인해 ‘Z10’ 판매재고를 9억6000만달러 어치 손실 상각 처리함으로써 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체 직원의 40%에 이르는 45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더들리-록하트, 추가 통화부양기조에 방점

재정정책 불확실성을 비롯한 경제가 직면한 역풍에 대해 연방준비제도(Fed)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주장했다. 또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인들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공개시장위원회(FOMC) 부의장으로 벤 버냉키 의장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더들리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아직까지 의미있는 반등 모멘텀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경제적 역풍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의 통화부양 정책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있지만 재정정책에서의 악재와 다소 타이트한 금융여건 등이 경제를 반대 방향으로 잡아 당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2가지 핵심적인 테스트인 경제와 노동시장 개선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다고 해서 이를 조만간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선 안된다”며 “연준은 실업률이 6.5%에 도달하더라도 실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까지 상당 기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 양적완화 조치에 지지해온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고용 창출이 다소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면서도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불확실성 하에 놓여있다”며 “연준 통화정책은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하에서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우호적인 금리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