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이틀째 하락..정부폐쇄 `D-1` 공포

- 3대지수 동반 하락..S&P지수 1680대로 추락
- 공포지수 10% 급등..금융-에너지주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9월 마지막 거래일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연방정부 폐쇄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시장에서 정부 폐쇄에 대한 공포가 커진 탓이었다.

3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28.57포인트, 0.84% 하락한 1만5129.6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0.12포인트, 0.27% 떨어진 3771.48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10.20포인트, 0.60% 낮은 1681.55를 기록했다.

다음달 1일 새벽 1시까지 공화당과 민주당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더욱 고조됐다. 마지막 날인 이날에도 양당간 협상 계획이 없는 상태라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 이탈리아에서는 엔리코 레타 총리가 이틀 뒤 의회에서 신임투표를 치를 예정인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며 불안을 키웠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국내 수요가 아직 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고 독일 소매판매도 석 달만에 반등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못미쳤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인 VIX가 하루만에 10% 이상 급등했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소비재 관련주와 에너지주가 약세를 이끌었다.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칼 아이칸이 만나 추가적인 자사주 취득 등 주주 이익환원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시장 하락에 끝내 1.24% 하락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장 마감 이후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페이첵스도 실적 악화 우려로 인해 1% 가까이 하락했다.

◇ 오바마-공화, 오후 최후담판..1주일 임시예산 검토

미국 정부의 2013회계연도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정치권에서 협상 타결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써 지난 1996년 이후 첫 연방정부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 의장도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며 “상원은 앞서 우리가 통과시켰던 임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조치인 오바마케어 시행을 1년 연기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전액 폐기한 임시 예산안을 가결시켜 상원으로 보냈다. 이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은 지난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오바마케어 시행을 위한 예산을 복원시킨 수정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하원으로 돌려 보냈다. 그러나 다음달 1일 새벽 1시까지 상원과 하원이 합의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폐쇄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동 중 “연방정부 폐쇄를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지 않겠다”고 밝힌 뒤 오후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측 지도부와 회동할 뜻을 내보였다.

이에 대해 미치 맥코넬(켄터키주)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일단 정부 폐쇄를 막고 협상 시한을 벌기 위해 1주일간 임시 예산안을 편성하자고 제안했다. 상원은 물론 하원내 공화당 모두가 이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민주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 IMF “연준 출구전략-中성장둔화, 2대 불안요인”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출구전략)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를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주요한 우려로 지목했다. 또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에 따른 일부 신흥국들의 불안도 우려했다.

다음주 연차총회를 앞두고 있는 IMF는 이날 ‘세계 경제전망(WEO)’ 보고서를 일부 공개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전체 WEO 보고서는 다음달 8일 공개할 예정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미국 경제가 완전하게 회복되기 이전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IMF는 “이 경우 달러화에 연동된 환율을 가진 모든 국가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주요 경제권 가운데서도 미국 기준금리가 경제여건보다 더 빠르게 인상될 경우 남미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점쳤다. 이르면 올 연말쯤 시작될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해서는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은 가늠하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서는 중국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우려”라며 “이 역시 중국의 가장 밀접한 교역 파트너인 아시아와 남미 국가들에게 영향이 가장 클 수 있고 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글로벌 경제에는 악영향이 적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IMF는 또다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 獨 소매판매, 석달만에 반등..예상엔 못미쳐

지난달 독일의 소매판매가 석 달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증가율은 시장 예상에는 못미쳐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보인다.

독일 통계당국은 이날 지난 8월중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두 달 연속으로 감소세에서 반등한 것이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0.8% 증가에는 못미쳤다.

또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소매판매는 0.3% 증가했고, 올들어 8개월간 누적으로는 소매판매가 전년동기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독일의 더딘 소매판매 회복세는 여전히 국내 경기나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치가 충분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르트 하셀 BHF뱅크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3분기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는 대체로 회복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완만한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로존 CPI상승률, 3년 7개월래 최저..추가부양 여력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회복이 충분치 않다는 의미로,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통화부양 조치를 취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9월중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의 1.3% 상승보다 더 둔화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1.2% 상승에도 못미쳐 지난 2010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0.9%나 하락했고 식료품과 담배 가격도 2.6%로, 앞선 8월의 3.2%에서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낮다는 것은 유로존 경제가 올 2분기중에 18개월만에 경기 침체국면에서 벗아나고 있으면서도 유로존내 수요가 강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당 기간 현 사상 최저인 0.5%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부양조치를 내놓을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경기가 다시 둔화될 경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거나 3차 장기대출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