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뉴욕금융시장]뉴욕증시, `셧다운·의회총격` 추락..다우 1만5천선 붕괴

- 3대지수 1% 안팎 동반 하락..나스닥 1%대 추락

- 산업재-기술주 약세주도..애플 1% 이상 하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마비된 셧다운 상태가 사흘째 지속된 가운데 의회에서의 총격사고 등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6.60포인트, 0.90% 하락한 1만4996.54로 장을 마감하며 힘겹게 1만5000선을 지켰다. 나스닥지수는 40.68포인트, 1.07% 떨어진 3774.34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15.22포인트, 0.90% 낮은 1678.65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연립정부 붕괴 우려가 해소된 가운데 9월중 서비스업 경기가 27개월만에 가장 호황을 보인 것이 시장심리를 개선시켰다. 미국에서도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한 주만에 1000건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보다 양호한데다 4주 이동평균 건수는 6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간 것이 힘이 됐다.

그러나 정부 폐쇄 사흘째에 장기화 우려가 커졌고, 미국 재무부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부채한도 증액 불발에 따른 위기 상황을 경고하면서 불안심리도 커졌다. 또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석 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악재가 됐다.

오후 들어서는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디폴트 사태만은 막기 위해 공화당 다수의 반대에서도 부채 증액안을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수가 반등을 모색했지만, 막판 의회에서의 총격 사고 소식에 지수는 더 밀려나고 말았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와 산업재 관련주들이 부진을 주도했다. 특히 최근 반등을 모색해오던 애플이 1.26% 하락하면서 나스닥지수 약세를 이끌었다.

온라인 리뷰서비스인 앤지스 리스트는 신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18% 가까이 급락했고, 블랙베리도 씨티그룹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4%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대형 제약업체인 일라이 릴리도 몇몇 신약 출시가 환자 수요에 못미칠 것이라는 예상에 3.44% 하락했다.

반면 미국 최대 와인 소매업체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실적 호조 덕에 주가가 3% 이상 상승했다.

◇ 오바마, 베이너 압박..“베이너, 디폴트 방지책 추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원이 자신의 의료보험 개혁조치인 오바마케어 예산을 포함시켜 통과시킨 소위 ‘클린 임시 예산안(clean CR)’을 표결에 부치라며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에 있는 한 건설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베이너 의장은 연방정부 폐쇄를 해결하기 위해 클린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금 하원에서 이 상원의 임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친다면 법안이 가결될 수 있는 만큼의 표가 충분히 나올 것”이라며 공화당내에서 당론에 반발하는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한 하원 의원을 인용, 베이너 의장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연방정부 디폴트를 막기로 결정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참여하는 표결을 통해 이 조치를 처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내에서 지켜온 비공식적인 원칙인 소위 ‘해스터트 룰(Hastert Rule)’을 깰 의향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스터트 룰’은 공화당 의원 과반수의 지지 없이는 법안을 상정하지 않는 것으로, 베이너 의장은 과반수 이상이 반대해도 이 조치를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는 얘기다.

또한 다른 공화당 의원 역시 “베이너 의장이 미국 정부가 디폴트 상태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든 취할 것이라는 점을 공화당 의원들은 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올해 베이너 의장을 도와 재정절벽을 막기 위한 합의, 허리케인 샌디 피해자에 대한 구제지원, 여성 폭력방지법안 등 공화당내 반대가 많았던 법안들을 처리하는데 기여했던 마이클 G.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주) 의원은 “이번에도 베이너 의장이 이전 법안 처리와 같은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 윌리엄스 “QE 축소한 뒤 만약의 카드로 비축해야”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년간 양적완화 조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일단 이를 줄인 뒤 미래를 위한 카드로 비축해둬야 한다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제안했다.

그동안 연준 통화부양정책을 지지해온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학 강연에서 “미국 실업률은 여전히 너무 높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낮다”며 “아주 높은 통화부양 기조는 적절한 스탠스이며 이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미국 경제가 향후 몇년간 이같은 비전통적인 부양조치를 필요로 할 수 있다”며 “현재 미국 경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는 자산매입 규모를 줄인 뒤 궁극적으로 이를 멈춰 나중을 위한 백업 역할을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시기에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부양조치들을 잠시 보류해두고 정작 필요할 때에 쓸 수 있도록 비축해두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로 제시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의 잣대가 되는 경제지표 트리거(방어쇠)를 제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단 오는 2015년초가 되면 실업률이 연준이 금리 인상의 기준점으로 삼은 6.5%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이 시기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IMF 총재-美재무부, 부채증액 실패 충격 경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 성장은 올해 아주 낮을 것이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조치인 시퀘스터를 비롯해 주로 재정 긴축이 과도한 탓”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재정 긴축이 다소 완화되면서 올해보다 성장률이 1%포인트 정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시장에서 전망하는 3%에는 못미칠 것이라고 본 것이다.

특히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에 정부 부채한도 상한 증액이 불발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가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신속하게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 의회에 행동을 촉구했다.

또한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의회가 16조7000억달러인 정부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디폴트 상태로 내몰릴 것이며 이는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 상황은 지난 2008년 미국을 강타했던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현재 정치권의 논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美 실업수당, 소폭증가..서비스업 경기는 석달래 최악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000건 증가한 30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0만7000건은 소폭 웃돌았지만, 31만3000건이던 시장 전망치는 밑돈 것이다. 다만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0만5000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추세적으로도 청구건수는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0만5000건으로, 전주의 30만8750건보다 줄었다. 이는 지난 2007년 5월 이후 무려 6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 9월중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 8월의 58.6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57.4를 모두 밑돈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6월 이후 석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경기 확장과 침체의 기준점이 되는 50선을 훌쩍 넘어 경기 확장세는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 항목별로는 기업활동지수가 62.2에서 55.1로 조정을 보이며 석 달만에 가장 부진했다. 또한 신규주문지수는 60.5에서 59.6으로, 고용지수도 57.0에서 52.7로 각각 하락했다. 고용지수는 5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았다. 다만 제품가격지수만 53.4에서 57.2로 반등했다.

◇ 美 홀리데이시즌 매출호조 기대..셧다운 장기화엔 우려

미국의 올해 연말 쇼핑대목인 홀리데이시즌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가 장기화될 경우 이런 기대가 불발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미 소매연합회(NRF)는 이날 올 11월부터 12월말까지 이어지는 홀리데이시즌에 소매업체들의 매출액이 602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 성장은 물론이고 최근 10년간 평균인 3.3% 성장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그러나 NRF는 동시에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쇼핑객들의 경기 기대치가 낮아져 매출이 줄어들 위험도 있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매튜 쉐이 NRF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전망치는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감안한 현실적인 수치”라며 “몇년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정치권에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균형있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소매업자들은 올해 홀리데이시즌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부 재정지출과 부채한도 상한 증액 등과 관련된 정치적 논쟁으로 인해 우리가 전망한 이같은 매출 성장세가 꺾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