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해외펀드 투자 대폭 확대…'통큰 진출'

- JP모건, 中공상은행 등과 잇달아 MOU
- 80억 투자 최고 수준 전산시스템 구축


[이데일리 이현정 김도년기자] 국민은행이 세계적 금융기관과 손잡고 수탁자산을 활용한 해외 펀드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에 비해 판매보수나 수탁보수 등이 높아 은행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외 펀드에 대한 수탁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안에 협상을 매듭짓고 내부 시스템 정비를 통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80억원 가량을 들여 구축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전산시스템도 올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JP모건을 시작으로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등과도 제휴할 예정이다.

국내 은행들은 현지 자본시장 규제에 따라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해외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없다. 따라서 해외 투자를 하려면 글로벌 수탁업무가 가능한 외국은행과 반드시 수탁계약을 맺어야 한다.

현재 뉴욕 멜론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과 수탁계약을 맺고 있는 국민은행이 외국은행들과 제휴의 폭을 넓힌다면 그만큼 투자 자산을 늘릴 기회가 많아질뿐더러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수탁금 규모는 약 100조원. 국민은행은 국내 자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수탁금을 해외 시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이 수탁사업에 대한 해외 네트워크 부족으로 해외 펀드 투자가 극히 미미한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은행과의 제휴 확장시 국내로 들어오는 주식투자자금을 중개관리 해주는 역할을 통해 짭짤한 수수료 수익도 챙길 수도 있다. 국내 은행이 직접 해외 자산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 은행들도 국내은행들의 수탁서비스를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탁은행은 연간 수탁 자산의 1~10bp(1bp=0.01%) 정도의 수수료 수익을 얻는데 해외 자금 수탁 운용 수수료가 국내보다 2.5~5bp 정도 수수료가 높아 은행이 챙길 수 있는 이익도 커진다.

이상범 국민은행 수탁사업부 팀장은 “앞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해외 자산 가치도 다시 오름세로 바뀔 것”이라며 “대규모 자산 소유자 등 잠재적 고객군인 글로벌 큰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도 해외 펀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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