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펀드 저렴하게 파는 '펀드슈퍼마켓' 추진

- 금융당국 공청회서 펀드 판매망 개선계획 발표
- 운용업계 "계열·독립 운용사 모두 참여해야"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금융당국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펀드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판매망’ 도입을 추진한다. 펀드슈퍼마켓이라는 독립적인 판매채널을 구축해 계열사 위주의 펀드판매 관행을 개선하고 투자자들의 펀드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열린 ‘자산운용산업의 재도약 공청회’에서 “이른 시간 내에 개방형 펀드판매회사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 증권사 등 기존 펀드 판매회사들이 주로 계열 운용사의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개방형 펀드판매망을 통해 독립적인 판매사가 등장하면 펀드 시장의 경쟁이 촉진되고 투자자의 펀드선택권이 확장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청회에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학계, 업계로 구성된 ’펀드산업 제도개선 태스크포스‘에서 검토됐던 개방형 펀드판매망 도입 방안이 발표됐다.

우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개방형 펀드슈퍼마켓이 만들어진다. 자산운용사, 증권사, 정책금융기관, 펀드정보사업자 등이 출자해서 만들며, 독립성을 위해 지분을 분산시켜 지배주주가 없도록 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펀드 슈퍼마켓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펀드슈퍼마켓 운영을 위해서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영국의 IFA처럼 고객의 금융투자상품의 선택과 자산배분을 자문하는 독립투자자문업자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투자자들은 펀드슈퍼마켓에서 직접 펀드를 고를 수도 있고, 독립투자자문업자를 통해 권유를 받아 가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의무지표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 대한 선관충실의무를 지키며 수익률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 실장은 “투자자에 대한 선관충실의무를 개별 펀드를 통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각 운용사별로 객관화하고, 개량화해 투자자들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펀드매니저 수, 계열판매 의존도 등 경영지표와 회전율, 비용대비 초과수익률 등 펀드 성과지표를 핵심지표로 구성해 투자권유과정에서 참고정보로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는 개방형 펀드판매망 도입에 대해서는 환영했지만, 참여 형태에 따라 실효성이 없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재형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사장은 “가장 좋은 것은 펀드슈퍼마켓에 4대 금융지주의 은행 등 대형 판매사까지 참여하는 것”이라며 “판매사가 참여할 수 없더라도 계열운용사가 참여하면 대형판매사와 마찰이 없겠지만, 계열운용사의 참여 없이 중소형 독립운용사들만 참여한다면 판매사로서의 경쟁력이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사장도 “자칫하면 은행 계열 운용사와 독립 운용사간의 대립구도가 될 수 있다”며 “전 판매사와 운용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인지표 개발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최 사장은 “운용사는 기본적으로 수익률로 평가를 받는게 원칙”이라며 “종합지표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지표를 만들면 투자자들을 오도할 수 있으므로 현재 금감원에서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등 주요 지표를 근거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도 “운용사 평가에 있어서 정략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정성적 평가도 중요한데 지표는 정성적인 것이 반영되기 힘들다”며 “자칫 운용사의 규제하는 지표만 하나 더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감독당국에서 운용사를 평가하는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을 비율로 제한하는 것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몰아주기로 판매사 우위의 펀드 시장구조가 상당히 오랫동안 고착됐다”며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를 두 달 내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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