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패스포트제도 '시동'

- 금융위, 자본시장연구원과 공동 연구.."외국에 끌려가진 않겠다"
- 전문가들 "해외 시장 선점토록 제도적 장치 준비해야"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급성장세를 보이는 아시아 신흥국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아시아펀드 패스포트 활성화로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지난 6월 27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금융당국이 펀드계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펀드패스포트제도 도입에 시동을 걸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공동 연구도 진행하는 등 한층 활발해진 모습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7일 “아시아 태평양 국가 간에 펀드패스포트제도가 도입된다면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에 끌려가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과거에도 논의는 있었지만, 올해 초부터 논의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펀드패스포트란 단순히 자유로운 국가 간 펀드 판매를 넘어 펀드판매사의 국경없는 영업까지도 허용하는 제도다. 지난 2011년 호주는 유럽연합의 유싯(UCITS)을 모델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원국에 처음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다양한 펀드 상품이 늘어나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 협약국 사이에서의 활발하게 자금 순환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 국내 운용사들의 펀드운용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긍정적인 효과로 꼽는다. 우리나라 금융이 해외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펀드패스포트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지는 미지수다. 나라마다 금융규제 환경은 물론 이해관계도 다르고 펀드운용 능력의 성숙도도 다르기 때문에 쉽게 의견이 모아지기 어렵다. 롤모델로 하고 있다는 유럽의 유싯도 관련 제도가 만들어지고 활성화되는데만 25여년이 걸린 바 있다.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사이에선 당장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폴 등은 제도 도입을 환영하는 쪽과 일본, 홍콩 등 다소 시큰둥한 나라 사이의 입장부터 조율해야 한다.

아직 펀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운용사 입장에서도 펀드 상품 개방이 오히려 경쟁력 차이로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펀드패스포트제도는 나라별, 운용사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이라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문제”라며 “국내 운용사의 경쟁력을 키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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