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만의 사모투자펀드'..금융위, 출자한도 낮춘다

- "PEF·헤지펀드·일반사모펀드간 규제차이 불합리"
- 업계, 운용·설립 규제도 완화 건의.."투자자 보호 안돼" 우려도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앞으로 사모투자펀드(PEF) 투자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개인은 10억원 이상, 법인은 20억원 이상을 출자해야 하는 사모투자펀드 투자 하한 금액이 낮춰질 전망이다. 사모펀드와 형평을 고려하고 투자자 범위를 넓혀 사모투자펀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이지만, 투자자 보호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초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과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모투자펀드 규제 완화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증권유관기관장 간담회에서 활성화를 강조한 만큼, 업계 건의사항이 상당 부분 받아 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투자 하한 금액이 낮춰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그간 우선 사모투자펀드와 헤지펀드, 자산운용사에서 모집하는 일반 사모펀드의 투자 규제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사모투자펀드의 경우 개인은 10억원, 법인은 20억원 이상을 출자해야만 투자할 수 있다. 헤지펀드도 개인투자자 가입금액이 5억원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반면 일반 사모펀드는 투자 하한 규제가 없어 일반 개인이라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투자펀드나 헤지펀드, 일반 사모펀드는 실제로 운용상의 차이는 크지 않은 데 투자 규제에 차이를 둔 것은 불합리하다”며 “더 많은 사람이 사모투자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모투자펀드의 운용과 설립도 지금보다 간소화될 전망이다. 현행 법규상 사모투자펀드는 여러 단계로 특수목적회사(SPC)를 거느려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는 통상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관련성이 있는 여러 기업을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지배하고 특수목적법인 아래에도 필요에 따라 다시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기도 한다.

그런데 현재는 이런 투자기법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는 복잡해지지만, 사모투자펀드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이런 제한도 없애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또 사모투자펀드를 설립하기 2주 전에 금융당국에 사전 등록해야 하는 제도도 사후보고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사모투자펀드가 인수할 기업이 상장회사라면 내부자 거래나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업계 건의사항을 모두 검토한 뒤 필요성이 인정되면 사모투자펀드 규제 완화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일부에선 사모투자펀드 투자자 범위를 넓히면 투자자 보호를 둘러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모투자펀드의 활동폭을 넓혀 주면서 문어발식 운용으로 기업 생태계가 황폐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투자펀드는 그만큼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투자자 범위를 넓히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보다 ‘먹고 튀는’ 속성의 사모투자펀드에 대한 규제 완화는 자칫 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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