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펀드 속 모델펀드 들여다보기

해외투자펀드 속 모델펀드 들여다보기

  최근 KOSPI 급등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해외펀드의 열풍 또한 여전하다. 지난해 해외펀드투자가 역외펀드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올들어 ‘해외투자펀드 주식매매 비과세’ 혜택발표 이후 역내설정 해외펀드(해외투자펀드)를 위주로 해외펀드가 급성장했다. 2006년말 247개 였던 공모 해외투자펀드의 수는 연초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7월말 현재 486개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6년말 약 14조원이던 공모 해외투자펀드 수탁고는 불과 7개월만에 3배 가량 증가한 약 43조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직접운용보다는 위탁운용을 통한 양적 증가로 인해 해외투자펀드 시장의 불균형 성장이 초래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해외투자펀드의 위탁운용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1. 운용사별 해외투자펀드 수탁고

  2007년 1월 해외투자펀드 주식매매차익 비과세 방안이 정부에 의해 처음 발표되고, 시행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됐다. 게다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글로벌주식시장의 상승은 해외투자펀드로의 자금유입에 가속도를 더하게 했다. 해외투자펀드 비과세 방안의 시행기점이 된 6월 1일 이후에도 그 자금의 유입속도는 늦춰지지 않고 있다.

  해외투자펀드는 2007년 7월말 현재 43조 5,399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중 연초후 유입된 자금이 29조 2,343억원으로 추산된다. 운용사별 공모 해외투자펀드 수탁고 현황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초후 4조 2,570억원 증가한 총 7조 1,726억원으로 해외투자펀드 수탁고 1위 운용사를 차지했다. 신한BNPP운용은 수탁잔고 6조 3,001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나, 연초후 증가율에 있어서는 14.83%를 기록해 근소한 차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앞섰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운용을 제외하고는 수탁고 상위 운용사는 모두 합작운용사와 외국계열 운용사였다 . 



  2. 운용방식 현황

  국내운용사, 합작운용사 및 국내에 법인을 두고 있는 외국계열 운용사는 총 47곳으로 그 중 38개 운용사에서 공모 해외투자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해외투자펀드는 운용방식에 따라 위탁운용, 재간접운용, 자문운용, 인덱스운용, 직접운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운용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운용방식은 위탁운용으로 23곳의 운용사가 이를 선택하고 있다. 반면 13개 운용사에서는 직접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직접운용을 하지 않는 운용사들은 해외자산운용 경험과 리서치능력 등의 부족을 직접운용의 기피 이유로 들었다.

  2007년 7월말 현재 전체 공모 해외투자펀드의 59.5%에 해당하는 25조 9,796억원이 위탁운용되고 있으며, 연초후 증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열 운용사 및 합작운용사의 수탁고 중 22조 5,755억원이 위탁운용으로 이뤄져 있어 전체 위탁운용의 약 8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직접운용되고 있는 전체 수탁고의 약 97%는 국내운용사의 운용펀드였다. 이는 해외운용사와 지분관계에 따라 운용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외국계열 및 합작운용사의 해외투자펀드 점유비중이 60%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직접운용보다는 위탁운용을 선호하는 운용행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올들어 7월말까지 신규 설정된 공모 해외투자펀드는 총 239개로 펀드수 기준으로는 연초후 100%에 육박하는 양적 성장을 보였다. 해외투자펀드가 이러한 호조세를 보인 원인에는 작년 신흥시장에서의 높은 수익률과 해외투자펀드 주식매매차익 비과세 조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의 이점을 이용한 운용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또한 연초후 상당수의 펀드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신규로 설정되는 펀드가 증가할수록 위탁운용이 총 수탁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06년말 37.88%의 점유를 차지하던 위탁운용 비중이 7월말 현재 약 60%에 육박하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신규펀드 증가와 함께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국내에서는 리서치가 어려 운 특정 지역이나 섹터펀드를 위주로 대다수의 신규펀드가 설정되면서 위탁운용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3. 모델펀드와의 비교분석

  위탁운용되고 있는 해외투자펀드 중 상당수가 모델펀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이를 흔히 복제펀드(Mirror or Copy Fund)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가지고 운용되고 있는 펀드(역외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위탁운용되는 해외투자펀드다. 역외펀드의 단점인 주식매매차익 부분에 대한 과세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초부터 다수의 해외투자펀드가 역외펀드를 모델로 해 설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투자펀드와 모델펀드는 대개의 경우 동일한 펀드매니저에 의해서 운용되므로 투자 유니버스 또한 동일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펀드에 따라서는 보유 상위 10종목이 현저히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아래 나열된 상위 포트폴리오 현황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는데,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는 모델펀드와 종목비중은 차이가 있지만 상위 포트폴리오가 거의 일치하고 있다. 반면 ‘PCA글로벌리더스주식자I-1클래스A’는 모델펀드인 ‘M&G Global Leaders A Euro Acc’와 투자비중은 유사하나 상위 포트폴리오에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로 환율 적용에 따른 문제로 다양한 통화의 자산을 환산해 비중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즉, 원화환산을 하는 과정에서 모델펀드와 비중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상위 포트폴리오의 순위를 변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해외투자펀드의 모델펀드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모델펀드는 유형평균 수익률을 초과하는 등 과거 성과가 우수하며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리퍼가 측정하는 3년 등급에서도 상위 20%이내의 우수한 등급(Leader)을 지니고 있는 펀드였다. 그리고 최근 6개월과 1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해외투자펀드의 성과가 모델펀드와 일반적으로 유사한 성과를 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수익률은 환헤지 및 과세 여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해외투자펀드의 수탁고가 증가하면서 위탁운용 펀드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모델펀드를 가진 해외투자펀드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델펀드의 이용은 이미 검증된 펀드매니저에 의해서 운용되는 펀드에 투자된다는 점과 벤치마크와는 다른 관점에서 펀드의 성과를 비교할 하나의 잣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델펀드의 과거의 수익률이 해당 해외투자펀드의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시장이 불안하다든가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판단 하에 대체투자수단으로 특정시장내지는 섹터에만 국한된 단기투자를 할 경우,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투자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미 검증된 성과의 모델펀드를 지닌 해외투자펀드에 투자하더라도 장기 분산투자를 해야만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재근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