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펀드 시장 이슈

2007 펀드시장 이슈 TOP 10

2007년 경제분야의 큰 이슈 중 하나를 꼽으라면 ‘펀드 투자의 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으로 국내외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며 펀드가 전체 자금 시장의 블랙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상반기 시행됐던 해외펀드의 비과세 발표는 막 피어오르기 시작했던 펀드 투자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비과세 발표와 함께 중국 및 브릭스 등 신흥국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자 해외펀드 투자 열풍이 거세졌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투자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2007년 펀드 시장, 그 한해를 뒤돌아 본다.

1) 주식매매 비과세 실시로 해외펀드 투자열풍

2007년 벽두에 발표된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 실시 계획은 해외펀드 투자 열풍으로 이어졌다. 펀드에서 발생한 외국 상장 주식의 양도 및 평가차익에 대한 세금(15.4%)면제를 골자로 하는 조세특례 제한법 개정안은 당초 3월 중에 실시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국회 통과가 늦어졌다. 비과세 조치로 인한 해외펀드로의 자금유출이 국내 증시를 위축시키고 환율 안정에 있어서도 그 효과가 의문시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후 우여곡절 끝에 4월 말 해외펀드 비과세 방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6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국내 펀드와 마찬가지로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법 개정안은 시행일로부터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비과세혜택을 주기로 했다. 따라서 이미 펀드에 가입된 투자자는 6월 1일 이후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2009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대상은 국내법에 따라 만들어져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역내 펀드에만 적용되며 역외펀드는 비과세 혜택에서 제외됐다. 비과세 혜택은 현물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지수선물 파생상품, ETF, 리츠 등의 시세차익은 과세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정부 지원책이 시행되면서 해외펀드는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2) 펀드시장 빅뱅-해외펀드 1년만에 4배 성장

1월 중순에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가 발표된 직후부터 해외펀드를 중심으로 펀드시장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연초 14조2,602억원에 불과했던 전체 역내 해외펀드의 규모는 11월 말에는 59조9,914억원까지 늘어나며 4배 가량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85개에 불과했던 펀드 수(ELF제외) 또한 1,115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역외펀드 판매 규모는 10월 말 기준 11조 3,067억원으로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소외대상이 됐다.
해외펀드의 자금 쏠림현상은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던 중국 펀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말까지 3조 2,608억원이던 중국펀드 설정액은 기준일 현재 17조 4,062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연초 22개에 불과했던 중국 주식(자산의 70%이상을 중국주식에 투자) 펀드 수도 11월 현재 말 104개로 대폭 늘었다. 10월 말 이후 수익률이 고점대비 20%이상 급락하면서 소폭의 자금유출이 발생했으나 여전히 독보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해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중국을 비롯해 브릭스, 남미, 동유럽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동남아 펀드도 수탁고도 1조원 가까이 늘었고 올들어 설정된 남미 펀드도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는 등 이머징 마켓 펀드 수탁고가 급증했다.






연초이후 국내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함에 따라 5월 이후에는 국내 펀드에도 자금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저조한 수익을 맛보았던 국내 펀드 투자자들은 연초 주식이 오를 때마다 이익실현차원에서 환매를 보여왔지만 코스피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또다시 국내 주식펀드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올해에는 국내 증시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승추세를 기록하자 펀드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다. 이러한 투자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내 주식펀드는 지수급락에도 불구하고 펀드로의 자금유입세가 큰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주가 하락시에 자금이 몰리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올초 45조5349억원을 기록했던 국내외 주식펀드 수탁고는 11월 말 104조 6,148억원으로 두 배 이상 규모가 늘며 수탁고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3) 펀드 투자 시장의 다변화

펀드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펀드 시장도 다변화됐다. 2006년만해도 해외펀드의 투자대상지역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등으로 제한적이었던 반면, 2007년 들어서는 서유럽, 유로권, 아세안, 동유럽, 남미,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전세계로 투자지역이 확대됐다. 특히 올해에는 러시아, 브라질, 호주 등 특정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출시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투자지역 뿐 아니라 테마 및 섹터 펀드들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2007년 출시된 펀드들의 면면을 보면 부동산 관련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비롯해 물, 농산물, 럭셔리, 환경, 소비재, 인프라, 금융, IT, 에너지 펀드 등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러한 투자지역 및 섹터의 확대는 보다 다양한 투자기회를 투자자에게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데에 있어 큰 의미를 제공했다.
국내펀드 시장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2004년 7월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했던 그룹주 펀드의 투자대상이 기존의 삼성, 현대 그룹에서 벗어나 SK그룹, 5대그룹, 15대 그룹 등으로 확대됐다. 지주회사나 지주회사로 전환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지주회사펀드를 비롯해 M&A를 이슈로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도 새롭게 등장했다. 2005년 첫 선을 보였던 사회책임투자 개념의 SRI 펀드 또한 올해에 추가로 출시되며 그 영역을 넓혀갔다.
이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는데, 가치주나 성장주 등 특정스타일에 집중 투자하는 스타일ETF가 아시아 증시에서는 처음으로 상장됐다.

4) 지역별 수익률 명암 엇갈린 해외펀드 -중국/이머징 VS 일본/리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펀드 초강세가 이어진 반면 기대가 높았던 일본과 리츠 펀드 연초 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중국 증시는 △지급준비율 인상 △금리인상 △대출제한 △주식거래세 인상 등 중국정부의 다양한 긴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성장 지속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말 이후 높은 물가 상승률에 따른 중국경제의 긴축우려,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에 급락세로 반전하면서 인도 주식펀드와의 수익률 격차는 좁혀졌지만 여전히 연초이후 성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인도,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비중이 높은 동북아 및 아시아 신흥국 펀드들의 수익률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동남아, 브릭스 지역에 투자하는 신흥국 펀드들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 펀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연초 일본 증시가 경기회복과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 유입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다 향후 엔화 강세로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일본 경제를 긍정적으로 설명했던 민간소비, 주택, 설비투자, 수출 등 대부분의 지표가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아직까지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인 불안요인, 외국인의 매도 전환, 저금리지속에 따른 일본 내 해외 투자 증가 등도 일본펀드의 부진 원인으로 꼽혔다.
연초 해외 부동산의 인기를 반영하며 자금이 몰렸던 리츠 재간접 펀드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유동성증가에 따른 금리인상과 미국 서브 프라임 부실 여파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연초이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고수익을 냈던 일본 리츠 펀드들은 5월까지는 경기회복과 함께 20% 넘게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으나 일본 금리인상 우려와 경제지표 악화로 6월 이후 들어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였다.




5) 상반기 중소형주 펀드-하반기 대형주펀드 시장 이끌어

연초 14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12월 초 현재 1900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지난해에 이어 연초 불안하게 시작했던 국내 주식시장은 3월 이후 풍부한 유동성과 국내 경기 성장 및 글로벌 경기 호조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7월에는 마침내 2000시대를 열었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장세가 이어지며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동양중소형주 고배당 펀드’를 비롯해 ‘유리스몰뷰티주식’,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 등 몇몇 중소형주 펀드들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두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일부 펀드들은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중소형주 펀드들의 약진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대형주를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업종 대표주 및 대형우량주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났다. 대형주 장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상반기 높은 수익을 거뒀던 중소형주 펀드는 단기 성과 하위권을 맴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1월 이후 글로벌 증시의 영향에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인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주가에 덜 민감하게 움직이는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락세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 인사이트 펀드 열풍, 미래에셋 신드롬 대두

펀드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특정 운용사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판매사 창구에서 미래에셋 펀드만을 찾는 바람에 ‘미래에셋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말에는 성과가 난다면 어디에라도 투자하겠다는 ‘인사이트 펀드’가 선보이며 판매 2주만에 무려 4조원이 몰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펀드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8.6%(20조1,594억원)에서 2007년 11월 말 15.0%(44조 7,460억원)로 증가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던 삼성운용 7.3%(21조 8,924억원)과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려 압도적인 1위를 구축한 모습이다. 특히 주식 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30% 가까워 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막대해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잠재력 있는 시장의 선점, 펀드의 양호한 성과, 운용사 자체 브랜드 구축의 성과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먼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선점했다.
해외진출 움직임이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등과 맞물리면서 자금집중력이 극명하게 갈렸다. 그밖에도 동유럽, 아세안, 남미, 아프리카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 펀드의 출시가 잇따르며 새로운 시장을 선점에 열을 올렸다.
미래에셋 펀드들이 잇달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각종 매체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서 판매채널도 더욱 넓어졌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고수익, 고위험 펀드에서 벗어나 인사이트 펀드(혼합형)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쏠림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의 경우 증시 상승 국면에서 시장 영향력이 커졌으며 대체로 성장주의 비중이 높고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데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국면을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수탁자금이 4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이 커지면서 예전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내기는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 美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에 펀드 투자자들 불안

연초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는 잠재적인 악재 중 하나였던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크게 휘청거렸다. 서브프라임 부실의 파장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외 주식 펀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주택마련 자금을 빌려 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다. 서브 프라임이 문제가 된 것은 잘 나가던 미국 주택시장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결국 '주택가격 하락→연체 증가→담보물건 경매 처분→금융권 부실'이라는 연결고리가 현실화된 셈이다.
지난 3월 미국 내 2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업체였던 뉴센추리파이낸셜 등 업체가 도산하면서 서브 프라임 파장은 본격적으로 미국 경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그이후로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주택 시장이 냉각되면서 서브 프라임 투자 펀드는 급격히 부실화 되기에 이르렀고 이런 파생상품에 대한 손실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어떤 위기가 얼마나 크게'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신용평가 기관들 조차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가 긴급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추가적인 기준 금리를 인하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나 금리 인하로 인해 미 달러화의 약세가 심화되어 외국인의 미 국채투자가 감소할 경우 장기채 금리 상승으로 신용경색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파생될 여러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로 시장불안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거나 내년 중 재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러한 불안 요인은 계속해서 펀드 투자자들에게 악재로 자리하고 있다.

8) 온라인 펀드 활성화 등 판매 채널의 다양화
펀드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판매채널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라인 펀드 판매 활성화와 보험설계사가 펀드들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금융 감독원은 지난 6월 투자자의 선택기회 확대 및 편익증대를 위하여 온라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펀드의 온라인 판매잔액(창구판매펀드의 온라인방식으로 판매하는 경우 포함)은 07년 4월 기준 7조 9,000억원(대형판매회사 34개 기준)었지만 그 중 투자자가 비용 절감효과를 볼 수 있는 온라인 전용펀드는 07년 4월말 기준 41개 펀드 1,339억원 수준으로 전체 펀드수탁고의 0.1%수준에 그쳤다.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새로 설정하는 주식형 펀드, 인덱스형 파생상품펀드, 재간접 펀드는 온라인 전용클래스를 두도록 했다. 다만, 개별 투자상담 절차가 없으므로 투자위험이 다양하고 상품구조가 복잡한 부동산펀드, ELF, 특별자산펀드 등은 제외했다.
또한 자산운용사, 판매회사별 온라인 전용펀드를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를 통해 공시해 정보제공을 확대하고 투자자가 자산의 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펀드판매 시장에 대한 감독, 검사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판매사들의 경쟁도 본격화 되면서 온라인 펀드는 07년 11월 28일 현재 199개를 넘었고 설정액 규모는 1조 6,1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펀드 판매 권유만 할 수 있는 보험설계사로 하여금 펀드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판매 자회사를 설립해 펀드 판매 자격 있는 설계사를 두고, 직접 펀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권한을 보험업법 개정안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변액보험 등 투자형 보험상품에 한해 `적합성 가이드(Suitability Guide)`를 제정, 보험업법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는 펀드판매를 활성화를 위해 설계사 수를 확대하는 한편 설계사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펀드 판매 채널이 확대됨에 따라 판매사간 경쟁이 촉진되고 투자자의 선택기회가 확대되며, 펀드 투자비용이 절감되는 한편 펀드의 대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9) 자본시장 통합법 국회 통과
정부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일이 오는 2009년 2월4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8월 초까지는 기존 금융투자업자의 인가와 등록을 실시하고 통합협회도 설립하기로 했다.
자통법상 인가ㆍ등록의 기준은 △금융투자업의 종류(투자매매업ㆍ투자중개업ㆍ신탁업ㆍ투자자문업 등) △금융투자상품(장외파생상품, 장내 파생상품ㆍ증권) △투자자(일반투자자ㆍ전문투자자) 등 크게 세 가지 업무단위를 기초로 세분화될 예정이다.
재경부는 자통법상 업무단위 구분, 금융투자업 간 이해상충방지장치 마련 등 시행령에서 규정할 사항이 784개에 달하는 등 하위법령 규정사항이 방대하나 올해 말까지는 시행령을 마련하고 내년 7월 말까지 모든 하위규정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재경부는 내년 8월 초까지 증권업협회ㆍ선물협회ㆍ자산운용협회의 통합도 유도하기로 했다.
자본시장통합법은 말 그대로 '자본시장'을 합치는 법이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종금사, 선물회사. 신탁회사 등의 금융 회사들의 영역을 하나로 묶는 법이 바로 자본시장 통합법이다. 지금까지는 이들 금융회사가 각자 고유의 영역을 갖고 영업을 했고 판매하는 금융상품이 서로 다르고 적용 받는 법도 제각각 이었다. 그런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증권사, 선물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엄격히 나눠져 있던 업종 간 벽이 허물어지게 된다.
이처럼 금융회사의 겸업이 가능해지게 되면 증권업, 선물업, 자산 운용업 등 자본시장 관련 금융업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 설립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융 투자회사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력으로 자본시장에서 더 큰 기능을 해낼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기존 회사들의 금융영역을 합치는 것 외에도 금융 투자회사가 송금·결제 등의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금융투자회사에 계좌를 개설하기만 하면 별도의 은행 거래 없이도 송금, 카드대금 결제, 공과금 납부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지금처럼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도 함께 할 수 있어 은행, 증권사를 따로 갈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다양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10) 외국 자산운용사, 국내 진출 물꼬 터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들이 연이어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운용사와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5월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맥쿼리-IMM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하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어 제이피모간자산운용도 금감위로부터 자산운용업 허가를 받았다. 또한 UBS도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대한투자증권 지분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국내시장에 상륙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상품뿐만 아니라 외국 펀드 등 상품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어 상품 개발 능력이 뛰어난 외국사가 유리할 것이란 ‘시장 논리’가 국내 운용사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국내 가계금융자산 가운데 간접투자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점과 장기투자상품에 있어 외국계가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자산운용사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해외펀드 시장의 급팽창에 비해 해당분야의 전문인력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관점에서 외국 운용사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진출로 선진 상품개발 기법 도입과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강화, 투자자 수익률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고 선진 금융시장의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한국 시장의 선진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2008년에는 국내에 진입한 외국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자리를 잡을지 눈여겨 볼 만 하다.
[ 조성욱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