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형 펀드. 과연 보험되나

1. 개황

2000년말 5개 펀드 216억원에 불과했던 보험형(PI Portfolio Insurance) 펀드가 7년여만에 236개 3조3,464억원으로 급증했다. 보험형 펀드란 넓게는 일정한 손실방지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펀드, 좁게는 손실을 보더라도 원금이 보존되도록 설계돼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지칭한다. 다시 말해 보험형 펀드는 주식시장의 상승이득을 일정범위 내에서 향유하되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손실 폭이 일정범위 내로 제한되는 펀드를 말한다.







운용사들이 주장하는 대로 과연 보험형 펀드는 주가하락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을까? 주가가 어느 정도 하락해야 보험형 펀드는 손실을 보는 걸까? 하는 호기심에서 과거 상환된 보험형 펀드 현황을 조사해봤다. 보험형은 약속한 만기가 돼야 성패를 알 수 있는 펀드종류여서 운용 중 성과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펀드 상환시점의 설정 후 수익률이 중요하다. 통계오류를 줄이기 위해 상환시 설정액이 10억원을 넘는 펀드를 대상으로 그 실태를 살펴본다.

2. 포트폴리오 보험(Portfolio Insurance) 의 특징

포트폴리오 보험이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가치의 하락위험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면서 주가 상승 국면에서 가치상승의 일정부분을 확보하는 효율적 위험관리 기법이다. 즉, 약세시장에서는 보유한 주식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투자자가 설정한 보험수준(floor level)이하로 하락하지 않도록 하면서 강세시장에서는 주식포트폴리오의 가치상승에 편승하여 이익을 얻고자 하는 방어적 투자전략이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부터 연기금 관리자 등에 의해 포트폴리오 보험전략이 실행되어 온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 발전되어 왔으며, 한국의 주식시장도 인터넷 거래의 활성화를 통한 유동성의 증가, 상?하한가 폭의 증대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증가됨에 따라 포트폴리오 보험전략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특히 1996년 5월 3일 KOSPI200 선물시장의 개설과 1997년 7월 7일 KOSPI200 옵션시장의 개설로 인하여 주가지수선물과 옵션을 이용한 포트폴리오 보험전략 수행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원시적 형태의 보험형 펀드는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에 투자하고 장차 받을 채권이자 범위 내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 대종이었다. 이처럼 원시적 형태의 보험형 펀드는 주가연계파생상품펀드(ELF : Equity Linked Fund)의 등장과 더불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보험형 펀드의 대부분은 ELS의 수익구조를 복제하기 위해 주식, 파생상품 등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 형태의 복잡성이 일반적인 ELF를 보는 듯 하다. 예를 들어 주가지수가 설정 당시보다 30%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이 보존되지만 그 이상 하락하면 그에 상응하는 손실을 보는 펀드 구조를 말한다.

ELF에 투자하면 될 일을 왜 보험형 펀드에 투자할까? 이유는 환금성이다. ELF는 만기 시까지 맡긴 돈을 되찾기 불가능하거나 손실을 보면서 환매해야 하지만 보험형은 일정한 수익이 나 있을 때 중도 환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해, 초기 단위형 상품이었던 보험형 펀드들은 2000년 이후 추가형으로도 출시되었고, 그 예로 RCF펀드들 같은 경우, 환매수수료를 90일미만인 경우만 물고 있어, 90일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없으므로 중도 환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보험형 펀드에도 단점은 있다. ELF는 상대방이 부도가 나거나 보유채권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정해진 약정 수익구조가 확정되는 반면, 보험형은 운용을 잘못해서, 운용실수로 인한 실패로 인해 약정된 구조를 완성할 수 없을 수 있다. 1994년 설정된 ‘P.I 일석이조주식’펀드의 경우가 그러하다. 약관상에는 원금보존이었으나 손실로 끝난 펀드로 정해진 스킴대로 운용이 안된 예이다. 따라서, 운용에 따라 보험 성과가 깨질 수 있으므로 운용능력을 별도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3. 보험형펀드 평균 상환수익률



[표2]는 연도별 해지펀드의 운용기간 및 상환수익률을 단순 평균한 값이다. 1990년대나 2000년대 초기에 설정된 PI 펀드들의 운용기간은 긴 편이나, 2002년 이후로는 평균적으로 1년 전후의 운용기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환산된 상환수익률을 살펴보면, 2003년 4.74%였던 수익률이 2006년까지 주식시장 상승과 맞물리면서 상환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가가 상승국면에 있을 때 보험형 펀드도 그 상승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보험형 펀드는 1년 전후인 운용기간 특성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지난 2000년도와 2002년도의 영향을 받아 그 이듬해인 2001년, 2003년 상환 수익률이 이자율을 밑도는 부진을 보였다. 평균적으로는 보험형의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4. 보험형 펀드의 수익 위험 패턴

2008년 4월 1일 기준으로, 01년과 3년 수익과 위험을 분석해 보았다. 아래는 해당기간에 운용중인 PI펀드와 일반 주식형, PI형의 수익률 및 변동성(표준편차)를 비교해 본 결과이다.



PI형이 일반 주식형보다 위험이 낮지만, 그에 따른 수익도 낮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위험이 낮으면 수익이 낮고, 고수익을 원한다면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High Risk High Return’을 그대로 보여 주므로, 개인의 성향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은 일반 주식형으로, 반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는 PI형으로 투자해 볼 수 있겠다.

[그림 2]는 제로인 유형분류기준으로, 전 구간엔 걸쳐 일반 주식형 펀드와 PI형, KOSPI지수의 수익률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보면, 시장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PI펀드의 수익률이 좀더 안정적인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003년 3월 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PI 펀드들이 상승추세를 따라가기는 하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PI펀드가 약세시장에서는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투자자가 설정한 손실방어선 밑으로 하락하지 않도록 하면서 강세국면에서는 주가 상승이익의 일정부분을 얻도록 설계된 펀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PI형 역시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타겟으로 한 보험형 구조의 실현은 상환수익률을 봐야만 알 수 있다.




5. 보험형 펀드 상환수익률 분포

해지된 펀드 중 상환당시 설정액 10억이상, 운용기간 180일 이상인 펀드들을 대상으로 누적수익률 분포를 측정한 결과, 전체 257개 펀드 중 절반이 넘는 144개(56.03%) 펀드가 5~10%의 단순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57개(22.18%)가 10~20%, 35개(13.62%)가 0~5%의 수익을 냈다. 마이너스 수익을 보인 펀드도 9개나 됐고, 5%미만의 수익을 손실로 본다면(무위험수익률을 5%라 가정시) 44개 펀드, 17%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수익률을 연단위로 환산한 결과는 단순수익률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5~10%의 수익을 기록한 펀드수가 소폭 감소하면서 10~20%의 비중이 증가해 단순 누적수익률분포보다 개선된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설정에서 상환까지 소요된 기간이 1년 미만인 펀드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의 경우는 단순 누적수익률보다 연환산했을 때 10~20% 수익률 비중이 크게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주식시장은 2003년 3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2007년 10월 31일 KOSPI지수 2064.85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PI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가치의 하락위험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면서 주가 상승국면에서 가치상승의 일정 부분을 확보하는 전략이므로, 펀드 운용기간에 따른 KOSPI지수의 수익률의 상승, 하락에 따른 펀드 수익률을 비교해 보았다.

[표4]는 펀드 운용기간에 따른 KOSPI지수의 수익률별 펀드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냈다. KOSPI지수가 상승하는 동안, PI펀드 또한 플러스(+) 수익을 냈지만, KOSPI 지수 상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PI펀드가 상승장에서 추가 이익을 얻는다고는 하지만, 주가 상승분 만큼의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OSPI지수가 소폭 상승하는 동안 PI펀드 또한 플러스(+) 수익을 냈고, KOSPI 지수가 소폭 하락 했을 때에도, PI 펀드는 플러스 수익을 냈다. 그러나 은행예금과 비교하면 손실을 본거나 다름없어 보인다.그러므로 하락장에서 PI형은 투자자가 설정한 보험수준(floor level)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전혀 손실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KOSPI 지수가 하락한 긴 기간이 없으므로, 짧게 구간1(1996.05.08~1997.12.27), 구간2(2000.01.04~2000.10.31), 구간3(2002.04.24~2003.03.19)으로 끊어서, 해당기간에 해지된 펀드들의 수익을 살펴보았다.

[표5]는 해당 하락구간에서 해지된 펀드들이다. KOSPI 지수가 10%이상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에는 PI형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플러스 성과를 보이는 펀드들도 무위험 수익률을 5%정도로 가정하면, 5개 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손실을 봤다고 할 수 있겠다.




6. 맺음말

포트폴리오보험이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가치의 하락위험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면서 주가 상승 국면에서 가치상승의 일정부분을 확보하는 효율적 위험관리기법이다. 즉,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보되, 손실을 일정수준으로 제한(원금회수 등)하는 전략이다. 이 경우 주식투자에서 느끼는 부담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포트폴리오 보험(PI)전략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포트폴리오 가치의 하락위험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한다’는 점이다. 포트폴리오 보험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면서 극단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으로서, 이미 증권시장 내에서는 Stop_Loss(손절매)와 같이 여러 가지 형태로 활용되어 왔다. 매년 보험지급액을 확보해야 하는 보험, 내부규정에 의한 최저투자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기금, 연금생활자와 같이 정기적으로 이자소득을 목표로 하는 투자가 중 기대수익률이 높은 유형 등의 투자자들이 보험자산배분을 활용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확인했듯이, 포트폴리오 보험(PI)전략은 상승장에서는 주식형만큼의 고수익을 내지 못했다. 즉,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이면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락장에서는 일반주식형 펀드와 마찬가지로 주식에 투자하므로 수익률 역시 부진할 수 있으며, 때로는 원금이 손실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 주로 출시되는 보험형 펀드는 주가지수가 일정수준(-30%)이상 하락할 경우 그만큼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듯이 시장전망을 바탕으로 투자에 임해야 한다.

[ 김혜숙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