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 아프리카펀드, 고유가 수혜펀드 맞나

중동 & 아프리카펀드, 고유가 수혜펀드 맞나

국제유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이젠 배럴당 200달러를 예상할 정도가 됐다. 그 동안 고수익 행진을 지속했던 신흥국 펀드들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상승의 수혜국가라며 중동아프리카(MENA 메나)펀드에 주목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는 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40%, 가스 매장량의 24%가 있고, 글로벌 증시와 상관관계도 낮아 유리한 분산 투자대안으로 떠올랐다. 중동아프리카펀드들은 과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중동아프리카펀드의 성과는 국제 유가 상승세와 비교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연초 대비 30%이상 상승했으나 이 지역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의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이 지역주가가 유가상승폭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석유산업은 국가가 운영하는 특성상 펀드에 편입하기 어렵다. 또 아프리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남아공은 유가 이외의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에 수혜를 받기는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풍부한 오일머니와 정부의 개발 참여로 많은 나라에서 건설, 오일 가스, 석유화학, 전력, 담수 부분에서 대규모 인프라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며 내수시장 활성화로 인한 소비확대는 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요인으로 작용한다. 원유산업 발전이 비원유산업 분야의 발전으로 파급되어 비원유 부분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확대되고 있다.




유가와 주요 지수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기간인 2007년 1월 이후 현재에서는 MSCI ACWI과 유가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나 2008년도로 한정하면 음의 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2007년 1월 이후 측정기간에서 MSCI 아라비안지수는 유가와 0.91의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2008년에서는 0.26으로 낮아진다. 뿐만 아니라 MSCI GCC지수는 2008년도 경우 유가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 들 지역은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수익을 얻고 있지만 이러한 이익은 직접적으로 증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많은 투자자금의 원유 및 원자재에서 비롯되기에 유가가 하락하면 진행중인 대규모 프로젝트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펀드 별 수익률 편차도 심한 편이다. 가장 큰 원인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투자한다고 해서 관련 펀드가 모두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 반면 중동과 아프리카, 걸프연안국 및 동유럽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 등 투자지역이 펀드별로 다양한 편이다. 또한 좁은 의미의 동일지역 투자펀드라도 첫째 펀드별 투자국가비중의 상이, 둘째 업종구성 전략의 상이, 셋째 펀드별 환헤지 전략의 상이가 펀드별 수익률 편차를 발생시키는 주요원인으로 분석된다.

1) 국가별 산업구조와 펀드 내 투자비중 차이
2) 업종별 투자 비중의 상이(에너지 비중 낮음)
3) 펀드별 환헤지 전략의 차이





펀드가 중동아프리카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하더라도 펀드를 이해하려면 투자하는 지역이 어디고 업종은 어떤지 반드시 따져 보아야 한다. 투자대상과 업종에 따라 펀드간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다.

현재 운용중인 중동아프리카 투자펀드를 지역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첫째로 MENA(Middle East, North Africa)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MENA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 위치한 국가로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의 GCC(걸프 협력 기구)와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 튀니지 등이 포함된다. 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기은SG운용의 △프론티어중동주식 △삼성당신을위한아라비안주식 △KB MENA주식 △프랭클린MENA가 있다.

둘째로 이들 지역을 포함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를 투자대상으로 하는 ‘JP모간중동&아프리카주식’펀드가 있다. 또한 러시아 등 동유럽까지 지역을 확장한 EMEA펀드로는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 △피델리티EMEA종류형주식 △미래에셋동유럽중동아프리카업종대표주식 펀드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 설정된 한국이슬람주식은 GCC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주요 투자대상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우수한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C C 1’은 러시아 비중이 40%에 달한다. 러시아증시는 에너지업종 강세에 힘입어 최근 1개월 동안 15%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어 남아공에도 22%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남아공 증시는 유가 상승과 금값 상승으로 인한 자원주 강세로 올 들어 8.4% 상승했다. 하지만 GDP성장률은 물가불안 및 금리인상에 따라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다. 월드컵 특수, 흑인층의 소득 향상에 따른 민간소비증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상승,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의 급격한 상승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밖에 이스라엘, 터키, 폴란스 순으로 투자비중이 높다.

역시 EMEA지역에 투자하는 ‘피델리티EMEA종류형주식’도 남아공과 러시아 비중이 각각 42%와 30%로 높은 수준이며 UAE, 이집트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동유럽중동아프리카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C)’역시 러시아 비중이 47%로 매우 높고 남아공이 1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어 터키 8.43%, 폴란드 7.59%, 이스라엘 5.21% 순으로 중동지역 비중은 매우 적은 편이다. 터키는 2001년 외환위기 이후 EU가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주가 또한 2006년을 제외 하고 매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30%나 하락했다. 정치적 안정과 무역수지 적자가 숙제로 남아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펀드 중에선 ‘JP모간중동&아프리카주식종류자 1A’가 연초 이후 6.20%로 가장 높았다. 남아공이 46.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스라엘 13.1%, 이집트 10.4% 순이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전쟁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았지만 그 영향은 당초 우려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 증시는 지난해 25.25% 상승했으나 올 수익률은 -8.6%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프론티어중동주식자A’는 운용기간이 짧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30%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편입 상위국가를 살펴보면 카타르 31.7%, UAE 22.2%, 이집트 20.6%, 쿠웨이트 14.8% 순이다. 쿠웨이트와 UAE가 연초 후 마이너스 성과에 머물러 있는데 비해 카타르는 26.9% 상승하며 펀드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 카타르는 1인당 GDP가 6만불로 GCC 국가 중 가장 소득이 높고 세계천연가스 매장량 중 15%를 보유하고 있다. 1분기 기업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이 유입돼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당신을위한아라비안주식종류형 1_A’는 MSCI Arabian Markets ex Saudi Arabia 지수를 벤치마크지수로 사용하며 주요 투자대상 국가별 비중은 쿠웨이트 32%, UAE 21.70%, 이집트 14%, 카타르 10%순이다. 비중이 가장 높은 쿠웨이트가 소폭 하락하면서 악영향을 끼쳤다. 이집트는 2001년 이후 꾸준한 경제성을 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관광산업 및 수에즈 운하수입 증가, 건설경기 호황 등을 바탕으로 7.1%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증시 또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008년 5월 말 기준으로 5년 누적수익률은 무려 1,293%로 MSCI국가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KB MENA주식형자(Class-C)’는 이집트의‘EFG-Hermes’가 위탁운용하며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이집트 등에 투자한다.

‘프랭클린MENA주식형자-C’는 두바이에 위치한 알지브라캐피탈이 펀드를 운용하며 사우디, 카타르, UAE, 쿠웨이트가 주요 투자대상이다.

같은 중동펀드지만 투자지역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업종이다. ‘프론티어중동’의 경우 부동산관련업종이 19%로 가장 높고 금융 17% 해운 7%를 투자한다.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비중은 5%에 그친다. ‘삼성당신을위한아라비안주식’도 금융 47%, 통신과 산업재가 각각 15%를 차지하며 에너지 비중은 4%에 그친다. ‘프랭클린MENA’도 부동산, 건설, 금융업종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JP모간중동&아프리카’역시 금융 33%, 소재 18%, 통신 11% 등이다.
에너지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대조적이다.




다음으로 펀드간 수익률 차이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환율이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환헤지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동아프리카지역에 투자하는 모든 국가에 환헤지는 불가능하며 환헤지의 목표 비중도 펀드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MENA지역의 성장은 물가상승의 원인이 되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달러페그제(자국의 화폐를 고정된 달러 가치에 묶어두고 정해진 환율로 교환을 약속하는 환율제도다)로 투자지역 통화가 저평가 되어 있는 상태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페그제가 폐지될 경우 펀드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주요국의 환율를 살펴보면 남아공을 제외한 국가의 모든 통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급격한 환율변화는 펀드수익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환차익은 주식과 달리 과세대상이기 때문에 과세기준가를 비교하면 상당 수준 분석이 가능하다. ‘JP모간중동&아프리카주식’은 연초 후 수익률이 6.2%이며 과세기준수익률은 8.1%로 오히려 높다. 이는 통화를 적극적인 투자대상으로 삼았음을 의미하며 적극적인 환헷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통화는 연초 이후 달러대비 18%이상 상승했으며 대부분의 지역통화도 대체로 상승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피델리티EMEA종류형주식’은 같은 기간 펀드수익률은 7.3%로 JP모간 펀드보다 높지만 과세기준수익률은 -1.5%로 오히려 손실을 봤다. 따라서 환매시 세금의 부담이 전혀 없는 셈이다. 이러한 통화에 대한 대응은 펀드마다 다를 수 있으며 해당 통화가치의 변화를 투자대상으로 볼지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 조성욱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