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운용사인데 펀드수익률은 제각각 … 그 배경은?


1. 개관

흔히 ‘어느 자산운용사 펀드가 좋아요?’ 라는 질문에 “OO운용사 수익률이 괜찮습니다.”라는 대답을 하게 된다. 운용사 수익률은 여러 펀드의 수익률을 금액가중 평균하든지, 단순평균하는 방식으로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과연 운용사 평균수익률이 높다고 해당 운용사 펀드들이 모두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일까? 다시 말해 개별 펀드들의 수익률이 평균수익률과 유사한 성과를 올린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조사 결과, 동일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들의 수익률 편차는 운용사별로 천차만별이고 이는 운용프로세스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종목에 대한 실제펀드 의무 편입비율이 높은 회사와 낮은 회사는 펀드간 수익률 편차가 크게 달랐다. 소위 ‘모델포트폴리오의 기속력’이 강할수록 펀드간 수익률 편차가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말이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UBS, 푸르덴셜 등이 역대로 수익률 편차가 큰 운용사로 분류됐고 플랭클린템플턴은 편차가 작은 운용사로 나타났다.

제로인은 이 같은 현상을 측정하기 위해 지난 2008년, 2007년, 2006년의 매연도 6월초일을 기준일로 과거 1년간의 펀드별 수익률을 비교했다. 매니저 개인적 취향이 아니라 태생적인 펀드스타일(투자설명서 기준)이 달라 수익률이 다른 펀드를 제외하기 위해 국내주식형 중 중소형주, 배당주, 인덱스형, 테마펀드, 가치주펀드 등을 제외했다. 물론 펀드는 수익률 왜곡펀드를 제외하기 위해 수익률 순위가 존재하는 펀드(측정 전기간 10억이상)를 대상으로 삼았다.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펀드들의 수는 가장 최근인 2008년 6월 2일 기준으로 푸르덴셜 운용이 43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하나UBS, 한국운용, 미래에셋자산이 10개 이상의 펀드들을 운용 중이고, 그 뒤로 KB운용, 프랭클린 템플턴 등 총 16개 운용사가 대상 운용사이다.

2. 운용사별 수익률편차 현황

[표1]은 연도별 운용사의 일반주식형 펀드의 수익 편차를 보여준다. 펀드간 수익률분산을 볼 수도 있으나 이해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최대수익률에서 최저수익률을 뺀 편차 값을 이용했다.
하나UBS, KB운용, CJ운용처럼 펀드별 수익률 편차가 점점 줄어드는 운용사가 있는가 하면, 삼성운용, ING운용처럼 펀드별 수익률 편차가 점점 커지는 운용사도 있었다. 현대와이즈운용과 피델리티운용은 수익률 편차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푸르덴셜운용, 미래에셋자산, NH-CA운용은 편차가 일정한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2008년 6월 2일 기준으로 수익률간의 차이가 가장 큰 운용사는 삼성운용으로 최고와 최저 수익률이 각각 16.0%와 2.0%로 펀드간 수익률 편차가 14.0%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미래에셋자산, ING운용, 하나UBS 순으로 펀드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삼성운용, 미래에셋자산, ING운용의 최고 수익률과 최저 수익률의 차이는 10%포인트가 넘었다.

삼성운용은 2005년과 2006년에 펀드간 수익률 차이가 8.5%포인트였지만, 2008년에는 14.0%포인트로 크게 벌어진 이유에 대해 삼성운용 관계자는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웰스플랜80주식 1’펀드는 주식운용본부에서 운용하다가 2007년 8월 LT주식운용본부로 이관됐다.”고 했다. 그는 “이에 반해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팀파워90주식형’은 주식운용본부에서 계속 운용해 왔다.”며 두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큰 원인을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은 3개 연도 모두에서 10%포인트 이상의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해당 운용사의 최저수익률이 타 운용사의 최저수익률보다 높은 편이다. 아래 [표2]에서 살펴보겠지만, 미래에셋자산은 모델포트폴리오의 기속력이 60%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개별 매니저가 40%의 재량권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ING운용의 경우, 랜드마크운용과 ING운용의 공식적인 합병일은 2007년 10월이지만 2007년 6월 기준일 전부터 이미 합병설이 있었고, 두 회사간의 합병으로 인한 인력 및 시스템 변동으로 인한 펀드간의 수익률 괴리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3년 연속 수익률 편차가 큰 운용사로는 미래에셋자산(펀드수 10개), 하나UBS(20개), 푸르덴셜(43개) 등 펀드수 및 운용규모가 큰 회사들인 반면 역대로 편차가 작은 곳은 피델리티, NH-CA운용, 현대와이즈, 프랭클린템플턴 등 펀드수 및 운용규모에 있어 중소형급 회사들이었다. 대형사의 큰 수익률 편차의 배경은 운용규모가 크다 보면 펀드매니저 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다 상품품질의 균질성보다 매니저별 경쟁촉진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대형사 펀드를 선택할 때는 운용사 평균수익률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해당 대형운용사의 평균성과를 거두기를 원한다면 대형회사일수록 동일 운용사내에서 과거 수익률 편차가 큰 펀드를 복수로 선택해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3. 수익률 편차의 원인 분석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운용사별 수익률 편차의 배경은 소위 ‘모델포트폴리오(MP)에 대한 기속력’ 때문이다. MP는 운용사가 가상으로 정한 최상의 투자대상 종목군을 의미하고 기속력은 실제 펀드가 MP에 해당하는 종목을 최소 몇 %이상 편입해야 하느냐를 뜻한다. 모델포트폴리오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은 매니저별 재량권이 그만큼 커서 같은 운용사에서도 펀드별 수익률 편차가 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모델포트폴리오가 없다고 응답해 준 삼성운용, 신영운용, 피델리티운용, 하나UBS는 외국계 운용사인 피델리티운용(펀드매니저 1명)을 제외하고는 펀드별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나 위의 표에서 상위에 위치해 있다. MP 기속력이 60%정도라고 한 미래에셋자산의 경우도 펀드간 수익률 편차가 커서 조사대상 16개 운용사 중 삼성운용 다음으로 편차가 큰 운용사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현대와이즈운용은 거의 100%에 가까운 기속력을 갖고 있고 NH-CA운용은도90%의 기속력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강한 MP기속력은 펀드성과의 균질함으로 나타난다. 현대와이즈운용과 NH-CA운용의 수익률 편차는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로 16개 운용사 중 아주 작은 편에 속한다.

2008년 6월 2일 기준으로 삼성운용의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웰스플랜80주식 1’펀드는 주식운용본부에서 운용하다가 2007년 8월 LT 주식운용본부로 이관됐다.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팀파워90주식형’은 주식운용본부가 계속 운용해 왔다. 삼성운용은 투자 유니버스 (MP보다 넓은 개념)내에서 팀별로 포트폴리오를 결정해 투자 하기 때문에 운용팀이 다르면 펀드의 수익률이 다를 수 있다.





[표3]는 삼성운용의 최고와 최저수익률을 기록한 ‘삼성팀파워90주식형’ 펀드와 ‘삼성웰스플랜80주식 1’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비교 분석한 표이다. 두 펀드의 TOP10 업종과 종목을 살펴보면,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상이함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전기전자의 비중이 ‘삼성팀파워90주식형’ 펀드는 10.1%, 27.8%, ‘삼성웰스플랜80주식 1’ 펀드는 6.1%, 23.9%로 나타나 각각 4.0%포인트씩 차이가 났고, TOP10 종목 중 삼성전자, LG전자, 동양제철화학, 현대차, 국민은행, 5개 종목만 일치하고 절반에 해당하는 5개는 서로 다른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4. 맺음말

앞서 살펴 보았듯이, 같은 회사 펀드일지라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자체적으로 모델포트폴리오(MP)를 만들고 적게는 60% 많게는 90%이상 편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자율권을 갖고 운용을 하기 때문에 모든 펀드가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운용사 대표 펀드 또는 평균수익률만 보고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두 명의 스타 매니저에 의해 운용 되는지 철저한 팀운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지, 팀운용이라 하더라도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피는 노력도 필요하다.

[ 김혜숙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