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 강한 배당주 펀드

보통 배당주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많은 기업이 연말을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기업의 배당을 직접 분석해 투자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배당주 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최근 약세장이 계속됨에 따라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어 효과가 있는 배당주 펀드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주식펀드가 주식거래에 따른 매매차익에 집중한다면 배당주펀드는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매매차익뿐만 아니라 추가의 배당수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대개 일정 시가배당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주가 하락의 손실을 만회하는 식이다. 그래서 상승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하락장이나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는 하락폭이 적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같은 배당주펀드라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가입 전에 펀드의 성격을 잘 살펴봐야 한다.

1. 배당주펀드의 현황

2008년 8월 22일 현재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총순자산액은 6조 5,899억원에 달한다. 공모 국내주식형펀드의 경우 전년대비 11개 펀드가 신규로 설정되며 1조 7,726억원이 더 늘었다. 이중 8개의 펀드가 국내증시 조정장이었던 2007년 11월 이후 설정됐다. 공모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2007년 유럽배당주펀드를 중심으로 9개의 펀드들이 설정됐다. 하지만 2007년 이후 대부분의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현재 3,925억원의 순자산액을 보이고 있다.




2. 배당주의 특징

배당주 펀드의 주된 투자대상이 되는 배당주의 특징을 살펴보자.
국내의 경우 기업의 이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시가배당률은 기업이익의 증가만큼 높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가배당률이 낮다고 해서 배당이라는 확실한 실현가능 이익과 주가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자본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배당주의 투자 매력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배당주가 매력적인 투자대상인 만큼 배당주 투자에 따른 위험요소도 존재하는데 배당기준일 이후의 주가하락 위험, 배당지급액 예측의 위험성이 그것이다.
 
1) 국내 거래소 상장기업의 배당성향
4월 한국증권거래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기주주총회 실시 대상인 12월 결산법인 608개사 중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450개사를 대상으로 배당 현황 집계를 분석한 결과 2007년 당기순이익과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 각각 17.75%, 19.02% 증가한 57조 8,069억원, 13조 9,16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당기순익 가운데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24.07%로 2003년 24.5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한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들의 시가배당률(배당기준일 주가에 대한 배당금액)은 주가 상승으로 전년대비 0.52%포인트 하락한 2.03%를 기록했다.



 
2) 시가배당률 상위 기업이 가장 높은 성과 기록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시가배당률에 따른 성과분석 한 결과 시가배당률이 높고 배당성향이 안정된 기업의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 분석을 위해 거래소 기업 중 시가총액 300위 기업을 대상으로 시가배당률(배당수익률) 상위(25%)기업, 시가배당률(배당수익률) 하위(25%)기업, 10년 연속 배당을 지속한 기업, 10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은 기업으로 구분해 1999년 12월 말부터 2007년 9월 21일까지 성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시가배당률 상위기업이 가장 높은 성과를 나타냈으며 10년 동안 배당이 없던 그룹이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다. 시가배당률 상위기업 주식의 경우 주가 상승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고배당주식은 현금창출능력, 기업투명성 및 소액주주 보호 등 주가에 호의적 변수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10년 연속 배당을 지속한 기업들의 성과가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10년 연속 배당을 지속했다는 것은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우량기업의 기준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03년에는 배당성향이 급격히 증가하며 그 동안 성장주에 밀려 소외되었던 배당주들이 2004년 강세를 보이며 급성장한 것을 볼 수 있엇다.




3) 배당관련 투자지표
배당흐름은 주식의 본질가치를 결정하는 기본요인으로 기업의 수익력에 따라 좌우된다. 수익력이 개선될수록 배당지급재원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배당과 관련된 투자지표로는 배당률, 시가배당률, 배당성향 등 3가지를 들 수 있다. 배당률과 배당수익률은 각각 한 주당 배당금을 액면금액, 시가로 나눈 비율로 배당률보다는 실제 거래가격 대비 배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이 더 유용하다. 배당성향은 총 배당지급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나타낸다. 배당성향의 경우 너무 인색해도 문제지만 너무 과도해도 문제로 볼 수 있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 없이 배당금으로 투자자에게 나눠 줘버린다면 기업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기업 성장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배당주의 위험 분석
배당주 투자에도 단점은 있다. 첫 번째로 배당기준일 이후 주가 하락 위험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배당기준일 이후 주가하락폭이 시가배당률을 초과한다면 결국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배당지급액의 예측에 따른 위험을 들 수 있다. 투자시점에서는 아직 결산 이익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지급액을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배당은 배당가능이익과 향후 투자지출 및 경영자 또는 대주주의 의지에 따라 가변적이다. 따라서 배당지급액을 추정하는데 있어 단순히 전년도 주당배당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며 이익증가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3. 배당주 펀드의 성과평가

1) 일반주식펀드와의 차이
일반주식펀드와 배당주펀드의 가장 큰 차이는 배당 수익률일 것이다. 제로인 유형분류기준으로 배당주펀드와 일반주식펀드의 시가배당률을 조사한 결과 2008년 상반기 배당주 펀드의 시가배당률은 2.26%로 일반주식펀드의 시가배당률인 1.3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배당주 펀드의 운용 목표에 맞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배당주 펀드 내에서는 시가배당률의 편차가 심하게 나타났다. 이는 펀드 별로 투자전략이 다르고, 펀드규모가 증가할수록 투자제한으로 인해 시가배당률이 높은 종목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2) 수익률 분석
2001년 12월부터 2008년 7월까지의 제로인 유형분류기준으로 일반주식펀드와 배당주펀드의 월간 유형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배당주펀드가 일반주식펀드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또한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의 월간 수익률이 상승(+)한 구간과 하락(-)한 구간에서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상승구간에서는 일반주식펀드가 0.27% 더 우수한 수익률을 나타냈고, 하락구간에서는 배당주 펀드의 성과가 2%포인트 높은 수익률로 하락률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기간에서는 5달을 제외하고 모두 배당주펀드가 일반주식펀드에 비해 초과수익을 거두며 하락장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상승장에서는 일반주식펀드에 비해 높은 성과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조사 기간 동안 일반주식 펀드가 1.58%를 기록한 반면 배당주 펀드는 2.13%를 기록하는 등, 장기간의 월 평균성과가 일반주식형에 비해 높게 나타난 점도 고무적이다.







또한 배당주의 계절적 요인에 의한 수익률 상승이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기업결산이 주로 이루어지는 3월과 12월에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이 시장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2월의 경우 2004년도의 수익률이 20%에 달해 초과수익을 보이고 있으나 이 외의 다른 기간에서는 시장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배당주의 경우 하반기에 배당을 노리고 투자자들이 몰리며 시가배당률이 높은 종목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배당주펀드의 경우 하반기에 들어섰다고 해서 KOSPI200지수와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배당주펀드의 전반적인 운용전략이 예상 시가배당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지만 그렇지 않을 땐 주식을 팔지 않고 배당수익을 챙기므로 언제 더 높은 수익을 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3) 개별 배당주펀드의 운용실적
펀드이름에 배당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지만 무늬만 배당주펀드도 적지 않았다. 배당주펀드는 시가배당률이 낮더라도 매매차익이 크다면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높을 수 있다.
2007년 KOSPI200종목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43%인데 이보다 낮은 시가배당률을 나타내는 펀드로 삼성배당주장기주식종류형1_C와 산은하이디배당주식 1Class C1 펀드를 들 수 있다. 이 두 펀드의 2007년간 시가배당률은 각각 1.08%, 1.14%를 보이고 있으며, 2008년 상반기 시가배당률이 일반주식펀드의 유형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배당주펀드로서 시가배당률이 낮은 펀드들의 성과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2007년간 평균 시가배당률이 높은 5개의 펀드와 낮은 5개의 펀드, 일반주식과 배당주펀드의 유형평균 수익률을 2007년 1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비교한 결과 시가배당률이 낮은 그룹의 성과가 일반주식펀드의 유형평균과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승국면인 2007년 10월 이전에는 전 그룹의 펀드수익률이 비슷한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했지만 2007년 10월 후반부에서는 예상대로 시가배당률이 높은 시가배당률 상위 5, 배당주펀드 평균, 일반주식펀드 평균(시가배당률 하위5) 순으로 변동성이 작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시가배당률 상위종목의 수익률은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장기적으로 일반주식펀드 수익률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가배당률이 상위 5개와 하위 5개 펀드의 2007년간 수익률의 변동성(표준편차)를 단순평균하여 비교한 결과 각각 21.39%, 27.2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시가배당률이 높은 펀드의 운용상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배당주 펀드의 투자 시 펀드의 시가배당률의 확인이 어려우므로 그에 대한 대용지표로 표준편차를 살펴볼 수 있겠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대표적인 펀드로는 세이(SEI)에셋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종류형)ClassCe’를 들 수 있다. 이 펀드는 다른 펀드에 비해 시가배당률이 높은 중소형주의 투자비중이 높다. 2008년 6월 초 기준으로 보유종목을 살펴보면 포스코(5.29%), S-Oil우(5.26%), KT&G(4.42%), 국민은행(3.25%), CJ제일제당 3우B(3.21%)순이다. 대부분 배당성향이 높거나 자사주 매집 등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또한 대부분의 펀드들이 보유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설정일 이후부터 단 한주도 보유하지 않는 등 고배당과 중소가치주라는 투자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4. 결론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여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주식 매매차익과 배당수익 두 종류가 있는데 배당주펀드는 배당수익이 높고 배당성향이 안정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런 배당주펀드의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배당주 펀드를 특별한 투자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배당 수익에 의한 초과수익이 아니라 수익률 자체의 안정성, 즉 ‘저탄력성’이다. 일반적으로 배당수익이 높은 기업은 사업구조가 안정적이고 현금 흐름이 좋은 곳이 대부분이어서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지수 방어능력이 우수하며,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인다.

9월 1일을 기준으로 3년간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일반주식펀드의 유형평균수익률이 46.19%로 배당주펀드의 유형평균수익률 41.75%를 소폭 웃돌고 있다. 하지만 2004년도에 그 동안 소외 받았던 종목으로 배당주투자 붐이 일면서 배당주펀드의 유형평균 수익률이 일반주식펀드에 비해 20%이상 초과수익을 보이고 있다. 이에 2004년이 포함된 최근 5년간의 성과에서는 배당주펀드의 유형평균수익률이 151.93%로 일반주식펀드의 유형평균수익률 108.10%보다 5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투자국면 별로 일반주식펀드와 배당주식펀드간의 수익률차이가 존재하지만 이런 현상이 장기로 이어져 등락을 거듭하다 보면 두 유형간의 장기수익률이 어느 정도는 수렴할 것으로 기대된다.

펀드수익률 변동성을 나타내는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3년간 일반주식펀드는 22.76%, 배당주펀드는 18.66%로 배당주펀드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위험조정수익률을 나타내는 샤프지수는 0.33으로 일반주식펀드 0.31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므로 배당주펀드는 수익률 기복이 심한 일반주식펀드에 현기증을 느끼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안정적 수익을 달성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다소 장기적 관점에서 배당주 펀드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장기란 3년 이상이다. 1년 정도만 투자할 경우 배당주의 시세반영이 안돼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배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펀드라도 펀드간의 시가배당률과 수익률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펀드의 수익률은 운용전략과, 보유종목들의 가치가 시장에 반영되는 속도가 달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시가배당률 또한 매니저별로 목표로 하는 값이 다르고, 자금이 늘어나게 되어 투자종목의 비중 대한 제한으로 시가배당률을 낮게 유지할 수 밖에 없는 펀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가배당률이 작을수록 일반주식형펀드에 가까운 수익률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배당주펀드 가입 시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허나 펀드들의 시가배당률을 직접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대용지표로 배당주펀드들의 표준편차를 비교함으로써 적절한 펀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류승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