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F 등 장외파생상품(OTC) 투자 펀드의 투자위험





지난주에 있었던 리먼브러더스 홀딩스의 파산보호신청으로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법인이 기발행한 장외파생상품(OTC; Over The Counter)의 매각이 불가능해지자 해당 운용사들은 해당 ELF(Equity Linked Fund; <표C> 해외 발행기관 장외파생상품 편입 펀드 현황 3 참조)의 환매연기를 공시했다. 또한 해당 장외파생상품을 부실자산으로 분류하며 상각함에 따라 해당 ELF 자산의 80%~100%는 장부에서 사라진 상태다. 이는 펀드투자자에게 ELF에 기초자산 가격 변동위험 외에 또 다른 위험(발행기관 신용위험; 장외파생상품(OTC) 발행기관의 신용상태 악화에 따라 OTC의 원리금을 제때에 받지 못할 위험)이 존재함을 알렸다.

발행기관 신용위험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의 유동성위기 시에도 베어스턴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ies)를 보유한 금융기관들이 발행기관 신용위험에 노출됐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는 금융기관의 문제였지 펀드투자자의 문제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게 되면서 발행기관 신용위험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인해 발행기관 신용위험이 ELF 투자자에게 확산되면서, 연초후 하락장에서 ELF 투자에 열을 올린 투자자의 고민을 한층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항상 존재하는 발행기관 신용위험은 ELF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부 글로벌PI, 글로벌헤지전략 펀드에도 이러한 문제는 존재한다. 이에 장외파생상품의 위험에 항상 노출될 수 밖에 없는 ELF의 현황 및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펀드들의 위험 및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다만, 자료수집의 한계로 인해 공모펀드만으로 분석했다.

1. 공모 ELF 현황

ELF는 운용사가 직접 채권을 운용하고 주식관련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하는 직접 운용형태와 여타 금융기관(주로 증권사)에 의해 구조화된 ELS를 편입하는 형태로 나눠진다. 어느 형태이건 자산의 상당부분이 채권에 투자돼 있어 원금을 보전할 수 있거나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ELF는 2003년말 3조 1,944억원이던 설정액 잔고가 2008년 9월 16일 현재 10조 8,022억원까지 커질 정도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2005년부터는 매년 750개 이상의 펀드가 신규로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니 2008년 8월말 기준으로 전체 공모펀드(4,789개) 중 약 23%(1,123개)가 ELF라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2007년에 ELF 설정액이 5,373억원 감소한 것은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기존 ELF들이 조기 상환되고, 투자자들이 ELF외에 해외 및 국내 주식형 펀드에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2007년과 2008년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2007년과 2008년을 주가 강세구간(2007년 3월~2007년 10월)과 약세구간(2007년 11월~2008년 8월)으로 구분해 살펴봤다. KOSPI가 1,400포인트를 바닥으로 2,063포인트까지 상승했던 주가 강세구간 중에는 월평균 76개의 펀드가 설정되고 65개의 펀드가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운용기간이 1년미만인 펀드들을 가지고 추정한 조기상환비율은 월평균 83.4%로 나타났다. 반면 약세구간에서는 신규 설정펀드 수(월평균 85개)는 증가하고 해지펀드 수(월평균 45개)는 감소했다. 설정후 1년이 안된 펀드가 해지되는 비율은 71.7%로 나타났다. 즉, 주가가 약세구간에 진입해 있을 때 신규설정되는 펀드 수는 증가하고 해지펀드 수는 감소한 것이다. 특히 조기상환 된 것으로 추정되는 운용기간 1년미만 해지펀드 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기존에 만들어진 상품의 대부분이 기초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조기 상환되는 상품인 만큼 주가가 약세인 이 시기 동안에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조기 상환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2. 장외파생상품(OTC) 편입 공모펀드의 위험 및 현황

미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정리기관을 만들 것이라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이 감소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발행기관 신용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점차 증가할 것이다.

보통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펀드 투자자들은 발행기관의 신용위험,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위험, 시장위험, 중도환매 위험 등을 고려해야 한다.

2.1. 발행기관의 신용위험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신용위험은 장외파생상품을 발행한 회사의 재무상황 및 신용상태의 악화, 부도 및 파산 등의 사건으로 인해 장외파생상품의 원리금을 제때에 받지 못하는 위험을 말한다.

발행기관 신용위험에 따른 분류(<표3>)에 따르면, 2008년 9월 16일 기준으로 장외파생상품 발행기관의 신용위험에 노출된 공모펀드 유형은 ELF, 글로벌PI, 글로벌헤지전략 등 3개 유형에 걸쳐 1,132개 펀드(설정액 10조 9,851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발행기관의 위험에 90%이상 노출된 경우(Fully Funded) 와 아닌 경우(Unfunded)로 나눠서 살펴봤다. 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과 같은 신용위험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펀드 투자자가 거의 100% 손해를 입는 경우와 아닌 경우로 구분했다. 장외파생상품 투자비중이 10%미만인 경우(Unfunded)는 35개 펀드, 설정액 4,831억원, 설정액비중으로는 단지 4.4%에 불과했다.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에 상당부분 노출된 경우(Fully Funded)는 총 130개 펀드, 1조 8,04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행기관을 국내, 해외, 국내외로 구분해 해외 금융기관의 신용위기가 얼마나 국내 펀드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조사해 봤다. 국내 발행기관의 신용위기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펀드는 전체의 87%인 980개(설정액 8조 7,540억원)에 달했다. 반면 해외 발행기관의 신용위기시 직접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155개(설정액 2조 2,718억원)로 나타났다. 그 중 원금의 대부분이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127개(설정액 1조 7,636억원)였다.




장외파생상품(OTC) 발행기관별 현황(<표4>)에 따르면, 국내 발행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설정액 10조 9,851억원 중 79.3%, 해외 발행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로 나타났다. 국내 발행기관은 우리투자증권(13.9%), 하나IB증권(11.9%), 대우증권(11.6%), 한국투자증권(8.8%), 현대증권(6.8%) 등이 주요 발행기관이었으며, 상위 5개사에 장외파생상품 투자 펀드 전체 설정액의 약 53%가 집중돼 있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 중에는 UBS(5.5%), BNP Paribas(2.3%), Deutsche Bank(2.3%), Credit Suisse(2.1%), Merrill Lynch(1.9%) 등이 주요 발행기관이었다. 또한 전체 펀드 설정액의 99.3%, 1,123개에 달하는 펀드가 단일 발행기관과 장외파생상품 계약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는 거래관계에 있는 금융기관의 신용위험 증가(최악의 경우 파산)시 위험이 고스란히 펀드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2.2.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위험 및 시장위험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위험 및 시장위험은 모든 펀드에 존재하는 위험으로 ELF 역시 이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유가증권의 가격변동, 이자율, 환율 및 거시경제지표의 변화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위험을 말한다.

장외파생상품(OTC) 기초자산종류별 현황(<표5>)을 살펴보면,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펀드 1,132개 중 1,068개가 주식 및 주식인덱스로 구성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종목의 주식자산으로 구성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558개(설정액 5조 9,8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2개의 주식인덱스로 구성된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255개(설정액 1조 9,738억원)였다. 가장 선호되는 기초자산으로는 주식의 경우는 삼성전자(128개), POSCO(120개), 한국전력(102개)이었으며, 주식인덱스의 경우는 KOSPI200(404개), HSCEI(201개), NIKKEI225(125개)였다.



다음으로 장외파생상품(OTC) 기초자산의 국가별 현황(<표6>)을 살펴보면, 대상펀드 중 상당수의 펀드(1,042개, 설정액 9조 8,058억원)가 한국, 중국, 일본이 포함된 동북아지역의 주식 또는 주식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정액 기준으로 62.8%(720개, 설정액 6조 9,008억원)는 한국 주식 또는 주식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지역의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한 펀드가 70개(설정액 9,530억원)였으며, 이 중에서 글로벌 금융주를 기초자산으로 선택한 펀드도 7개나 존재했다.





2.3. 중도 환매 위험

투자자가 중도 환매할 시 부과되는 높은 환매수수료, 유동성이 낮은 장외파생상품의 중도 매각으로 인한 거래비용 발생으로 인한 투자원본의 손실 위험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환매수수료별 현황(<표8>)에 따르면,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한 펀드를 중도 환매할 경우 투자자에게 투자 이익금 대비가 아닌 환매금액 대비 상당한 환매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투자한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는 펀드에서부터 10%에 달하는 펀드까지 다양한 환매수수료가 부과되고 있었다. 662개 펀드는 5%를 환매수수료로 책정하고 있었으며, 일정시점 후 환매수수료가 없는 펀드도 2개 있었다.




3. 맺음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파급효과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교훈을 생각해보는 것은 보다 쉬운 일이다. 간단히 말하면 ‘투자설명서를 보다 꼼꼼히 살펴보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투자하지 마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위험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보통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펀드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의 가격하락위험, 시장위험, 신용위험, 중도환매 위험, 순자산가치 변동위험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신용위험은 장외파생상품을 발행한 회사의 재무상황 및 신용상태의 악화, 부도 및 파산 등의 사건으로 인해 장외파생상품의 원리금을 제때에 받지 못하는 위험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집중 조명되고 있는 신용위험은 펀드투자자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을 설계하는 운용사, 판매하는 판매사 입장에서도 특별한 고려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 많은 펀드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펀드투자자가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펀드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기초자산의 전망: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구조화펀드는 기초자산에 연계돼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펀드인 만큼 기초자산의 가격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따라서 필수적으로 기초자산에 대한 전망 후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2. 투자기간 및 환매수수료: 구조화펀드는 일반적으로 최소 1년을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다. 손실을 입었더라도 중도환매시 환매금액의 3~7%에 해당하는 환매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장기간 여유있게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인지를 명확히 해야한다.

3. 신용위험: 구조화펀드는 대부분 단일 발행기관에서 발행한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하기 때문에 거래관계에 있는 발행기관의 신용위험은 곧바로 투자자의 위험으로 전가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장외파생상품 발행기관이 국내 금융기관인지 해외 금융기관인지,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투자가 10%미만인지 이상인지를 파악한 후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투자가 10%미만이라면 신용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원금의 90%는 회수할 수 있으며, 발행기관이 국내 금융기관이라면 해외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모두 투자설명서 상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 김재근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