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경제전망] ②아시아신흥국: 성장과 물가 안정에 대한 위험 분배

Emerging Asia: Balancing Risks to Growth and Price Stability
아시아신흥국: 성장과 물가 안정에 대한 위험 분배

본 보고서는 IMF 세계경제전망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를 번역한 것입니다.

2008년 초 하락하기 시작한 아시아신흥국의 경기사이클은 선진국들의 수요둔화와 이 지역 금융시장의 어려움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도 하락이 예상된다. 중국의 전년대비 경제성장률은 수출둔화의 영향을 받아 2008년 상반기에 10.5%로 2007년의 12%에 비해 둔화됐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증가와 소비상승이 성장을 도왔다. 인도에서는 개인소비와 수출이 증가했으나 투자감소로 인해 2분기 성장률이 약 8%로 낮아졌다. 최근에 산업화가 이뤄진 아시아신흥공업국(NIEs)과 아세안(ASEAN) 또한 성장률이 하락했다. 식료품과 연료의 가격상승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국내수요가 감소했고, 이윤하락과 수요감소로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축소했다. 베트남은 대량의 자본유입으로 발생했던 수요 붐이 가라앉으면서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다.

금융시장은 최근 몇 개월 동안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와 특히 9월 시장혼란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 하락으로 인해 악화됐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가격 상승을 보였던 국가들의 주식시장(2005년부터 2007년 동안 중국 주식시장은 4배 이상, 인도주식시장은 3배 이상 상승)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그림 2.4 참조)




몇몇 국가에서는 금융기관간 자금조달(wholesale funding)의 차입금리(borrowing spreads)가 크게 상승했다.

자본계정과 환율의 변동은 국가별로 달랐던 가운데 원자재 수입비용의 증가와 수출신장률 둔화는 경상수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를 초과한 외환보유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은 강하게 지속됐다. 특히 대규모의 대외결손을 보유한 여타 국가들은 자본유입 변동성이 커졌다. 그 중에서 인도, 파키스탄 및 베트남의 통화는 중앙은행이 개입할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 원화 또한 교역조건이 악화됨에 따라 경상수지가 소폭의 적자로 돌아서면서 부분적인 영향을 받아 가치가 하락했다. 명목환율의 상이한 변동으로 실질 실효환율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에, 중국 위안화와 아세안 통화는 지속적으로 절상되고 남아시아와 아시아신흥공업국의 통화는 하락했다. (그림 2.4 참조)

아시아신흥국의 성장률은 2007년의 9.25%에서 2008년에는 7.75% 그리고 2009년에는 7%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 2.3 참조) 대외 수요감소는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나 거시경제 정책들과 화폐가치 절하로 인해 충격이 상쇄될 수도 있다. 투자 또한 수출전망 악화로 인해 감소할 것이다. 지역내 공통적으로 시행한 보조금 정책이 구매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여전히 높은 연료와 식료품 가격으로 인해 소비는 둔화될 것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하락 쪽으로 기울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스트레스 누적과 예상보다 심각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경기 활성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긍정적으로 보면 원자재 가격하락이 실질소득을 증가시키면서 국내수요가 예상보다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올 상반기 식료품과 정부가 관리하는 연료가격이 상승하면서 몇몇 국가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라갔다. 근원인플레이션(underlying inflation) 지표가 이전보다 소폭으로 상승했지만 어떤 국가들은 추가 상승위험이 있다. 중국에서는 식료품 공급상황이 정상화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대치인 4월의 8.5%에서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상태이다. 반면, 인도에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월에 9%로 상승했고, 높은 자원 가용률과 대출신장률 증가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커졌다. (그림 2.4 참조) 미흡한 긴축정책 또한 이러한 증가에 기여했다.

비록 식료품과 연료가격의 상승이 향후 몇 개월 동안 둔화되고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의 5%에서 2008년 7.25%로 상승한 이 지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9년에 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트한 자원사용과 느슨한 거시경제 정책들의 여건에서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대응은 지역별로 다양했다. 어떠한 국가들은 긴축 통화정책을 사용했다. 금리를 인상한 국가들은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필리핀, 태국, 대만 그리고 베트남이었다. 캄보디아, 인도, 베트남은 지급준비금을 증가시켰고 싱가포르는 환율절상을 유도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에 따라 기준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으며 인도와 한국은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가치를 관리했다. 지속적으로 외환보유고를 축적한 국가들은 채권발행과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통제했다. 그러나 통화긴축의 영향을 상쇄시키기 위해 여러 국가들은 연료보조금의 대폭증가 등 정부지출을 확대하는 재정정책을 사용했다. 비록 여러 국가들(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관리 연료가격을 인상시켰지만 세계 연료가격에 비해 인상 폭이 작았고(베트남 예외) 어떤 경우에는 인상된 자원이 식료품 보조금과 같은 다른 지출을 늘리는데 사용되었다. 주요 쌀 수출국(캄보디아, 중국, 인도, 베트남)은 국내 가격하락과 국내 식료품 공급증가를 위해 수출금지, 수출쿼터량 또는 세금을 이용하면서 세계곡물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지역의 주요 정책 딜레마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통제하면서 성장 둔화와 글로벌 금융 혼란에 대처하는 것이었다. 국가별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연초 최고치를 기록했던 식료품과 유가가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줄어든 가운데 최근 몇 개월 동안 아시아신흥국의 성장률 하락위험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록 국가별 상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정책의 우선순위도 변동됐다.

• 대부분의 국가들의 국내수요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이미 긴축정책이 시행됐다. 비록 인플레이션 위험을 항상 경계해야 하지만 성장률의 하락위험이 클 경우에는 완화정책도 가능하다. 건전한 재정상태의 국가들은 자동안정화장치로 하여금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량적 재정정책은 과거경험에서도 보여주듯이 시기를 포착하기가 어렵고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으므로 고려 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건전한 재정상태를 가지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에서는 이런 정책사용이 가능하다.

• 반면에 성장률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고 인플레이션의 추가 상승위험이 높으면서 통화정책 신뢰성이 불투명한 몇 개의 국가들(예,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여전히 긴축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긴축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첫 번째 대응책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좀 더 유연한 환율정책 또는 재정정책으로 보완될 필요도 있다. 특히 식료품 가격상승과 연료보조금 그리고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이 재정상태를 악화시키고 물가압력을 부추기는 국가에서는 긴축재정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