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경제전망] ①금융위기 속 글로벌경제 둔화 예상

금융위기 속 글로벌경제 둔화 예상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금융쇼크, 글로벌경제의 성장은 둔화할 것
-최소한 2009년 중반까지 많은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은 없을 것
-글로벌경제는 2009년 이후에야 완만한 회복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

IMF는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 World Economic Outlook)를 통해 최근 일어난 금융쇼크와 높은 에너지 및 상품 가격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으며 많은 선진국들이 침체기로 접어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IMF와 세계은행의 연례회의에 앞서 발간된 이번 2008년 10월 보고서에서, IMF는 여전히 글로벌 성장을 이끌고 있는 신흥국 경제가 지난 몇 년간의 고성장에서 벗어나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전망보고서 발표회에서 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올리버 블랜차드는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정적인 모멘텀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정책과 거시경제정책을 연대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선 금융 측면에서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포괄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성장을 지탱하고 금융과 실물경제 사이의 악순환을 끊어버릴 통화 및 재정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또 “만약 적절한 거시경제 및 금융정책의 실행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이를 통해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수 있으며, 2009년 중에 회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10월 8일 미국 FRB(미국연방준비은행), ECB(유럽중앙은행) 및 기타 4개국 중앙은행들이 0.5%의 금리인하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시했는데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매우 단계적인 회복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1930년대 이래 선진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사상 최악의 금융쇼크로 세계경제는 본격적인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2009년 세계경제성장률은 2008년 7월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예상한 것보다 0.9%포인트 낮은 3.0%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후반과 2009년 초반까지 부진한 성장을 보인 다음에, 2009년 후반기에는 단계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 당국이 금융 상태를 안정시키고 시스템적인 문제를 예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금융 시장의 여건은 여전히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랜차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에서 신용경색 사태가 악화되며 위기상황으로 치닫고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기업들이 이제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결국 급격한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흥국경제의 성장모멘텀이 식어감에도 불구하고, 신흥국의 높은 생산성장률과 정책규정 개선에 힘입어 세계경제는 신속한 회복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위기가 지속될수록, 신흥국경제의 성장에는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진국 인플레이션 완화
인플레이션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점차 경기가 둔화하고 상품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선진국의 물가상승 속도는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많은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경우, 최근 상품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2008년말까지 높게 유지되겠지만 이후 차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경제 성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유가 및 식품가격 급등으로 전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Headline Inflation)은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2008년 8월, 상품가격 상승세가 둔화됨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12개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5%를 기록하며 고점을 기록했던 전월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문제는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경제에서 현저하게 나타나, 이 지역 국가들의 2008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25%를 기록했고 상당수 국가들은 두 자리수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중이다.

임금상승
이와 같이 인플레이션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식품가격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인데, 선진국에서는 식품이 10~15% 정도 차지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식품이 일반적으로 30~45%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식품과 원유를 제외한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개발도상국에서는 선진국과는 달리 임금에 대한 정확한 수치적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지만, 이들 국가에서도 임금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심화의 징후는 포착되고 있다.

7월 중반 이후의 글로벌경제 둔화를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보고서는 상품가격이 실질적인 면에서 과거 20년동안의 어느 때보다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 상품가격 급등을 주도해온 요인은 주요 상품들의 수요-공급 균형이 매우 타이트했다는 점과 이와 같은 상황이 일정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기준전망(Baseline projection) 리스크
최근의 보고서에서는 경기하강의 가장 주요한 위험이 서로 관련된 2개의 금융시장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우선, 레버리지 청산(de-leveraging)으로부터 발생하는 지속적인 금융시장 압박 및 신용경색이다. 이들은 기준전망에 사용된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깊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수 있다. 미국 주택시장 붕괴 역시 예상보다 더 심화될 수 있고, 유럽의 주택시장 하락 또한 기준전망보다 더욱 폭 넓게 진행될 수 있다.

10월 7일 발간된 ‘글로벌 금융 안정성에 대한 보고서(2008년 10월판)’에서 밝혔듯이, 국제적인 공조와 결단력 있는 정책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신뢰를 회복하는데 실패한다면 점차 더 혼란스럽게 레버리지가 청산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제시한 기준전망보다 실물경제에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례적으로 특수한 상황하에 기준전망에 대해 잠재적 경기하강 리스크도 존재한다. 심각한 수준의 금융시장 압박 및 미국 주택시장 붕괴와 관련한 우려 외에도, 신흥국에 대한 자본흐름이 잠재적으로 붕괴할 위험과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질 위험도 경기 회복에 추가적인 리스크로 보인다. 그렇지만 경기가 둔화하면서 상품가격은 최근 들어 하락했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미치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이전보다 감소했다.

실적개선(Turnaround)에 대한 전망
지난 2007년 4분기부터 2008년 2분기까지 선진국의 연환산 성장률은 겨우 1%에 그쳤다. 서브프라임 시장으로부터 발생한 금융위기로 인해 신용이 경색되고 2006년부터 주택가격이 과도하게 조정되면서 미국경제는 특히 큰 고통을 겪었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은 이번 경기하강 국면에서 선진국과 동조화되는 모습이다.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는 이 그룹에 속한 모든 국가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수출국가에서 성장이 가장 높은 반면, 미국 및 유럽과 강한 교역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은 성장이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다. 또한,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은행 차입이나 외부로부터의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몇몇 국가들은 갑작스레 외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제시한 기준전망에 따르면, 글로벌경제는 2001-2002년 침체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물론 2009년 말에 이르러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지만, 글로벌경제 성장률은 2010년 전까지는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가격이 안정되면서 불리한 교역조건이 완화되고, 미국 주택시장이 반등하며, 핵심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지불능력 문제가 해결되면서 결국 회복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본 보고서는 전망한다.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연간 기준으로 글로벌 성장률은 2007년 5.0%, 2008년 3.9%, 그리고 2009년 3.0%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반까지 미국경제는 경기부양 재정정책의 효과가 소진되고, 수출 모멘텀이 둔화하며, 금융시장 경색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회생하고 유가가 더욱 안정되면서 2009년 2분기부터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경색은 국내수요를 계속 압박함에 따라 과거 경제순환기에 비해 회복의 과정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8년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는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들도 극도의 저성장 혹은 수축기를 보내고, 2009년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도 2008년부터 2009년 초반까지 성장률이 계속 감소하고, 이후 2009년 중 다시 이전의 성장수준으로 회복하는 기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동안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전체의 경제성장률은 2001-02년의 글로벌 경기수축기 때보다는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크게 향상된 생산성이 수요를 계속적으로 부양하겠지만, 수출성장률은 낮아질 것이고 국내수요도 둔화될 것이다. 상품수출국가(특히 산유국)들은 현재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식품 및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이나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상당히 급격하게 성장이 둔화할 것이다. 외부자본의 총유입규모는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이며, 몇몇 국가들은 외환보유고 측면에서 상당한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

정책의 도전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는 전세계 정책입안자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글로벌 경기하강 및 신용경색으로부터 각국 경제를 보호하며, 최근 심각해진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정책입안자들은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중재해 기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할 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협에도 대응해야 하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있다. 이와 같은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별 금융기관들에서 확산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들(유동성부족 문제를 지닌 자산의 급증, 자본의 부족, 거래상대방 신뢰의 붕괴 등)을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인 해결방법이 필요하다.

거시경제정책 입안자들은 글로벌 경기하강 및 극도로 심각한 금융시장상황을 부양하기 위한 정책과 상품가격 급등으로 인한 상대적인 물가상승추세가 1970년대와 같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정책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품시장 문제
적절한 정책에 대한 입장(stance)은 국가마다 다양할 것이다.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금융시장 문제, 주택시장 하락,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침체에 직면한 국가들에게 적절하다. 허나, 과도하게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들에게는 여전히 긴축정책이 유효하다.

경기 하강국면에 들어서면서 최근 상품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상품시장 문제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줄여서는 안 된다. 단기적으로 시장의 경직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책은 피하면서 수요-공급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역에 커다란 불균형이 발생했다고 해서 경상수지나 자본수지에 대해 보호주의 조치를 강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교착 상태에서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도하라운드(Doha Round)가 다시 재개된다면 다국간 개방무역시스템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글쓴이 : IMF리서치담당 Subir L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