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펀드, 자산배분과 투자지역 따라 회복력 큰 차

국내, 중소형주-해외, 인도 브라질 투자펀드 가팔라

1. 하락기/반등기 전체 유형별 성과

가격이 아니라 수익률로 시장을 바라보면 착시현상을 일으키기 쉽다. 저점대비 50%, 60%씩의 상승에도 전고점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수익률을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요즘 펀드 시장이 바로 이런 착시현상 속에 있다.

코스피가 14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주식형 펀드는 작년 10월24일보다 53%가까이 급등했음에도 고점보다는 여전히 31%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는 2007년 10월말 고점에서 저점까지의 하락률이 무려 55%에 달했기 때문이다. 손실을 모두 만회하려면 저점대비 반등률이 121%를 넘어야 하는데 53%밖에 오르지 않았으니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이다. 펀드수익률이 고점, 즉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45%나 더 올라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이를 가격으로 환산해 보면 간단하다. 고점에서의 펀드가격을 1만원이라고 보면 저점때 가격은 4,528원(고점대비 -55%), 5월29일 현재 가격은 6,913원(고점대비 -31%)인 셈이다. 그러나 1만원까지는 3,087원(현재대비 45%)이 모자라는 것이다.

이처럼 수익률만 놓고보면 많이 오른 것 같지만 가격으로 환산하면 의외로 오른 폭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점대비 반등률이 아니라 고점대비 현재 가격의 비율을 이용해 유형별로 펀드들이 처한 수익률 현황을 파악해 봤다.

국내주식형을 보면, 일반주식펀드는 앞서 말한 대로 아직 고점대비 30.87%의 손실을 본 상태다. 이외에 중소형주 펀드가 -20.67%의 수익률로 가장 회복세가 두드러졌고 뒤이어 배당주펀드가 -26.64%의 손실률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주식형은 국내주식형에 비해 회복속도가 더뎠다. 가장 회복세가 가팔랐던 펀드는 인도주식펀드로 2008년 1월 고점대비 수익률이 -35.76%를 기록했다. 이어 브라질주식펀드가 2008년 5월 고점대비 -38.15%, 유럽주식과 북미주식은 2007년 6월과 10월 고점대비 각각 -41.39%, -44.32%의 수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10월 저점이후 최근까지 65%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주식펀드나 2009년 1월 저점이후 67%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주식펀드는 고점대비 5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해 체감하는 수익률의 회복세가 상당히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2. 국내주식형 펀드간 성과 비교

금융위기 후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무려 3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고점이후 수익률이 가장 양호했던 펀드들은 IT, 삼성그룹주, 중소형주 펀드들이었다. 테마 펀드 중 삼성그룹주는 하락기에 선방하면서 고점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뒀던 반면 IT섹터펀드나 중소형주 펀드는 반등기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상위권에 자리했다.

중소형주나 테마펀드 외에 일반주식펀드 가운데서는 가치주스타일 펀드가 우위를 보였다.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고점대비 -11.29%를 기록하며 국내주식형 가운데 상위 TOP10안에 들었다. 이 펀드는 하락기엔 선방하고 반등장에서는 중소형주 강세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아이좋은지배구조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 등도 고점대비 각각 -18.40, -18.88%로 회복력이 양호했다.

반면 은행테마나 초대형 우량주 투자비중이 높은 대형성장주 스타일 펀드의 회복세는 더뎠다. 이 펀드들은 하락구간에는 평균 57.77%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반등구간에는 42.78% 상승에 그치면서 상위그룹을 못 쫓아갔다. 그 결과 고점대비 수익률은 평균 -40.10%에 머물렀다.




스타일 차이에 따라 펀드간 성과가 갈리면서 운용사 간 성과차이도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가치주 스타일을 띠고 있는 아이투신, 한국투자밸류자산, 신영운용 등이 하락장에서는 덜 떨어지고 반등장에서는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해 고점대비 손실률이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피델리티,하이, 현대와이즈, 삼성, 푸르덴셜 등 대형주혼합주 스타일을 띠고 있는 운용사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 해외주식형 펀드간 성과 비교

글로벌 신용위기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해외펀드는 지역에 따라 회복세를 달리했다. 특히 신흥국펀드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는데, 저점이후 반등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러시아, 중국, 브라질, 인도 순 이었다.

그 중 러시아주식펀드는 저점대비 67%나 반등했음에도 고점대비 최근 수익률은 -70%를 기록,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펀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저점이후 65%가까이 반등했지만 고점이후 수익률은 -52%로 원금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인도와 브라질주식펀드가 저점이후 50%넘게 반등하면서 고점대비 수익률이 각각 -35%, -38%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선진국펀드로 꼽히는 북미, 유럽주식펀드는 저점대비 20%넘게 상승세를 보였지만 고점이후 수익률은 -45%, -43%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러시아주식펀드

달러약세 기조 전환과 유가회복에 힘입어 러시아 펀드가 반등세를 보였다.

고점대비 수익률이 가장 양호한 ‘신한BNPP봉쥬르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는 에너지(36.27%), 기초소재(26.4%) 순으로 투자하고 있고, 상위TOP5종목은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기업 로즈네프트, 루코일, 가즈프롬에 10%씩 투자하고 있고 총 44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A(주식)’은 2월말 기준 기초소재(32.12%), 에너지(26.15%), 통신서비스(12.69%)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 투자종목에는 슈퍼마켓체인 마그니트(7.26%), 4위 석유업체인 수르구트네프트가즈(6.82%), 철강 생산 및 판매업체인 마그니토고르스크 철강(5.96%) 등에 투자하고 있는 등 유가보다는 소재의 투자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중국주식펀드

중국주식펀드의 고점 대비 최근 (기간: 2007년10월31일부터 2009년5월29일)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9.05%였던 반면 최하위 펀드는 -69.33%로 무려 6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수익률 격차는 환헷지 여부와 중국본토주식 투자 여부에 따라 야기됐다. 환헷지를 하지 않은 펀드와 중국본토에 투자한 펀드가 월등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7년 11월 고점대비 2009년 3월 저점까지 가장 선방한 펀드는 환헷지를 하지 않은 펀드였다. ‘PCAChinaDragonAShare증권투자신탁A- 1[주식]Class A’와 ‘삼성KODEX China H상장지수투자신탁’가 1, 2위를 차지했고 각각 -9.05%, -29.31%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기간 두 펀드의 수익률 차이는 무려 20%포인트나 된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중국본토주식에 투자했는가 였다.

‘PCAChinaDragonA’펀드는 중국본토에 투자하고 ‘삼성KODEX China ETF’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H주에 투자하는 점이 다른데, 바로 중국본토주식에 투자한 경우 낙폭이 상당히 작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저점 대비 수익률은 하락폭이 컸던 H주 투자펀드가 평균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한 반등세를 보였음에도 본토주식펀드가 환헷지를 하지 않은 경우 30%대의 상승세를 보이자 좀처럼 격차를 좁히기가 어려웠다.

또한 H주에 투자하는 펀드간에는 금융, 에너지, 통신서비스 업종의 비중이 높은 펀드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 반면 IT업종의 투자비중이 높았던 펀드나 산업섹터 투자비중만 50%가 넘는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가 고점대비 -69.33%로, 가장 회복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인도주식펀드

타 이머징 국가에 비해 올 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인도주식펀드는 5월17일 치러진 총선을 계기로 판세를 뒤집으며 해외주식형 가운데 가장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가 고점이후 최근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펀드들 간에도 2008년1월 고점대비 수익률이 최소 -18.45%에서 -38.01%로 19%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F인디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A)(주식)’ 와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인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를 비교해보면 유망 업종을 보는 시각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프랭클린의 인디아플러스 펀드는 2008년 1월말 IT, 에너지, 통신서비스, 소비재(생필품)업종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했던 반면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펀드는 금융, 산업재, 소비재(비생필품), 업종에 높게 투자했다.
최근2월말 포트폴리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전자는 에너지와 소비재, IT업종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는 반면 후자는 헬스케어, 소비재(비생필품), 산업재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4) 브라질주식펀드

원자재 값이 바닥을 쳤다는 전망과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 전망에 브라질주식펀드는 올 벽두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 결과 연초후 5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고점대비 -39%로 손실을 줄였다.

특히 브라질주식펀드는 펀드간 수익률 편차가 타 유형에 비해 가장 작았다. 이는 펀드간 포트폴리오가 유사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브라질증권자’ 펀드만 빼놓고 30~34개 종목에 시가총액 구성방식으로 투자하고 있고, 상위 편입종목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반등국면에서 에너지 보다는 금융과 산업재, 소비재 투자비중이 높았던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주식자 1(A클래스)’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한편 신한BNP의 두 브라질 펀드는 고점대비 수익률 차가 11%포인트 가까이 났다. 이유는국내운용사는 같지만 실제 해외자산을 운용하는 위탁운용사가 달랐고 유망업종 견해가 상이하게 나타나면서 성과 차이를 보였다.




5) 일본주식펀드

해외주식형 가운데 가장 회복세가 떨어지는 유형이 일본주식펀드였다. 고점이후 -53%대로 반등국면에서도 19%밖에 상승하지 못하면서 선진국펀드의 체면을 구겼다.

펀드 내에서는 환헷지를 한 펀드와 안한 펀드가 고점이후로 보면 1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환헷지를 하는 펀드를 대상으로 비교하면 수익률 격차는 23%포인트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중 하락장에 가장 양호한 성적을 보인 펀드들의 특징은 2008년 금융위기때 마다 들썩거렸던 금융업종의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호한 성적을 보인 펀드는 주로 산업재와 소비재(비생필품) 업종의 투자비중이 높았던 반면 하위권펀드는 금융업종의 투자비중이 높아 신용위기를 겪으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헷지 하지 않은 펀드 가운데 고점대비까지 수익률이 가장 양호했던 ‘피델리티재팬증권자투자신탁A(주식)’의 경우 올2월에는 금융주 투자비중을 15.87%로 높이면서 반등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6) 브릭스펀드

브릭스에 투자하는 펀드라도 고점이후 최근 수익률이 -31.25%에서 -55.83%로 24%포인트가 차이 났다. 가장 큰 원인은 주식 편입비와 투자국가의 비중이 달랐다.

슈로더브릭스펀드는 2007년말 이후 주식 평균편입비가 94.97%로 주식에 대한 자산배분이 높게 유지되면서 최근 반등장에서 타 펀드 대비 반등폭이 높았다. 브릭스 4개국에만 투자하고 있는 펀드는 하락국면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맵스e-오션브릭스인덱스펀드는 2008년 5월 한때 브라질 비중이 63%까지 차지할 정도 평균 편입비가 50%가량 차지해 브라질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브라질 증시가 고점부근이었던 2008년 11월에는 주식투자비중이 79.12%로 낮은 편이어서 그나마 다른 펀드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다. 2008년 9월부터는 한국에도 10%비중으로 투자해 반등 시 도움이 됐지만 러시아 비중은 3%이내로 줄고 타 펀드 대비 낮은 편입비로 상승폭이 약간 낮았다.

신한봉쥬르브릭스플러스펀드는 브릭스외에 멕시코, 터키, 칠레, 폴란드 등 동유럽과 남미신흥국 주식에도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고 브릭스 국가에 4개 국에 20% 가까이 비교적 균일하게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 펀드 대비 인도주식투자 비중이 높은데 이전에는 인도주식의 부진으로 슈로더브릭스 펀드에 비해 고전하다 2월들어 인도증시 반등에 힘입어 낙폭을 만회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북미주식펀드

‘신한BNPP봉쥬르미국주식자(H)ClassA1’ 는 2월말 현재 IT(24.14%), 헬스케어(19.34%), 산업재(18.12%)에 높게 투자하고 있고, 금융업은 8.69%로 낮게 투자하고 있다. 미국투자 비중이 89.92%를 차지하고 있고 스위스, 캐나다 등에 일부 투자하고 있다. 주요보유 종목에는 미국계 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릿, 에너지 전문업체 선코 등 51개 종목에 균등 투자(2.45~1.05% 비중)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US블루칩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소비재(생필품) (17.91), 산업재(17.06%), IT(16.49%) 순으로 투자하고 금융업은 4.83%투자하고 있다. 미국에 100%투자하고 있고, IBM(9.89%), 엑손모바일(7.89%) 등 29개 종목에 시가총액 비중 고려한 투자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A(주식)’ 은 금융업에 16.3%, IT 16.22%, 에너지 14.83% 순으로 투자해 금융주 비중이 타 펀드대비 높았다. 미국 85.39%, 스위스(2.61%), 중국 (2.02%) 포함 14개 국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8)유럽주식펀드

‘신한BNPP봉쥬르유럽배당주식 2자(H)종류A1’는 2008년 12월말 영국 24.1%, 프랑스 20.9%, 이탈리아 12.9%, 독일 7.5% 순으로 총 14개 국가에 투자했다. 업종별 투자비중은 금융 29.9%, 소비재(비생필품) 14.9%, 통신서비스 14.8% 순으로 투자했다.

반면 ‘미래에셋맵스유럽블루칩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은 2008년 12월말 영국에 31.4%, 프랑스 13.6%, 독일 12.1%, 스위스 8.4% 순으로 총 12개 국가에 투자했다. 업종별 투자비중은 금융 33.3%, 에너지 13.5%, 헬스케어 11.5%, 통신서비스 10.5%등으로 차이가 났다. 결국 신한BNPP봉쥬르유럽배당주식펀드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중 이탈리아에 높게 투자했고 헬스케어와 소비재(생필품)대신 소비재(비생필품), 통신업종 등에 높게 투자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었다.

2009년 2월말 포트폴리오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되고 있는데 최근 금융위기 완화와 성장 산업으로 헬스케어 업종이 부각되면서 이 업종의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맵스유럽블루칩인덱스’펀드가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큰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