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이란?

2009년 2월 4일 시행된 자본시장법을 통하여 기업금융 및 구조조정의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구축된 가운데 12월 21일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상장 및 관리를 위한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 개정안’이 금융위원회에서 승인됨에 따라 합법화됐다.

3년 내에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스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PEF나 M&A관련 펀드 투자를 선호하던 대규모 기관투자가도 투자자 보호 및 단기유동성 확보 등 투자자 중심으로 설계된 SPAC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란?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하는 페이퍼컴퍼니를 말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특정기간 내에 비상장업체를 M&A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되는 서류상의 회사인 것이다. 스팩은 내부의 M&A 전문가가 비상장사 중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M&A하고 스팩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M&A 후 회사 주가가 오르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스팩은 레버리지를 크게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를 크게 유발하지 않고, 투자자가 기업인수투자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투자원금은 안전하게 예치 보관되는 등 투자자 보호가 강하다. 또한 스팩투자로 인해 금융시장 참가자(IB, 금융 및 경영 전문가, 일반 투자자 등)의 직접투자, IPO, M&A 등의 금융활동이 촉진될 수 있다.

2. 국내 스팩의 특징
스팩은 일정기간 내에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증권모집을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자금을 모집하고 발행 주권을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로 정의되는데, 자본시장법시행령 제 6조 제 4항 제 14호 및 금융투자업규정 제 1-4조의 2에 규정되어 있다. 설립 후 스팩은 공모자금의 90%이상을 합병 또는 해산 시까지 안전하게 예치 또는 신탁하고, 설립목적에 따라 합병대상기업을 발굴(IPO 前에 대상기업 특정 금지)해야 한다. 또한 스팩발기인 중 1인은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지분증권 투자매매업자여야 하며 스팩 임원은 자본시장법상의 금융투자업자 임원의 자격을 갖추고, 기타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투자자보호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M&A 방식은 합병방식만을 허용하고 있으며, 기업결합시한은 IPO 이후 3년 이내로 제한해 기한내 합병실패 시 해산되고, 예치 또는 신탁한 자금은 공모전 주주등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주식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하도록 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M&A 대상기업의 가치는 예치(신탁)자금의 80% 이상으로 제한해 우량기업과의 합병을 유도했다.

국내 스팩제도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자본시장의 역사가 짧고 시장 참여자의 평판에 의한 자율규제가 확립되지 못하였다는 측면과 미국의 회사법 및 증권법 체제와 국내 법제가 다르다는 측면에서 국내 스팩은 미국과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1) 스팩 스폰서 제한 : 국내 스팩은 투자의 초기 단계로서 스팩의 전신인 비상장회사를 설립하는데 있어서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지분증권 투자매매업자가 발기인으로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대형 금융투자업자 참여를 요건으로 둠으로써 스팩 투자의 전문성 및 책임성을 담보할 스폰서를 둬 시행초기 투자자를 보호하고 스팩 시장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정책적 측면을 둔 것이다.

2) IPO단계에서 주식만을 발행 : 외국 스팩의 경우 주식과 워런트로 구성된 유닛을 발행할 수 있다. 스팩 투자에 있어 워런트는 스폰서의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투자자의 투자전략을 다양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 상법상 신주인수권인 워런트의 발행에 관한 근거규정이 없기 때문에 국내 스팩은 공모자금의 대가로 주식만을 발행할 수 있다. 현행 상법상 신주인수권(Warrant)에 의한 스폰서 보상체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CB를 활용하고 있다.

3) M&A시 합병방식만 허용 : 기업결합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 외국의 스팩과 달리 국내 스팩은 대상회사와 합병의 방식으로만 기업결합을 해야 한다. 국내 상법상 지분인수를 통한 기업결합 시 합병 반대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조항 미비로 인해 반대주주에게 반환청구권을 부여하기 어렵다. 또한 스팩이 지분인수 방식으로 대상회사를 인수하게 될 경우 지주회사로서의 각종 규제를 받게 되고, 스팩의 지분인수를 허용할 경우 차입을 어느 정도 허용해야하고 이와 관련해 스팩투자자의 공모자금 반환에 있어 리스크도 증대되기 때문이다.

3. 스팩 투자방법
1) 스폰서

스팩투자는 크게 스폰서와 일반투자자로 나눠볼 수 있다. 스팩스폰서란 스팩이 공모되기 전에 스팩 지분을 취득한 주주로서 통상 발기인과 일치하는 개념으로 지분증권 투자매매업자를 포함하여 연기금 및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발기인이 비상장스팩을 설립한 후 스팩IPO전에 사모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스팩 스폰서는 스팩 발기인보다 광의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스팩스폰서는 별도의 현금보상을 받지 않고 스팩의 기업인수 성공을 위해 자금모집 및 운용(합병대상발굴, 기업평가, 협상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인수 실패 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스팩스폰서는 기업인수가 성공한 경우 보호예수에 묶여있던 자신들의 지분 및 잠재지분에서 나오는 자본이득을 통해 투자수익을 실현한다.

스팩스폰서는 스팩이 기업인수를 하기 전까지 의결권, 전환권(주식매수청구권), 처분권(상장일로부터 합병 후 6개월까지 보호예수)의 제한을 받으며, 기업인수가 3년내에 이뤄지지 못해 스팩이 청산할 경우 잔여재산배분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이에 스폰서의 지분은 스팩의 기업인수가 성공하였을 때만 스폰서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성과보수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에 비해 할인된 가격으로 사모방식을 통해 취득한 지분 및 잠재지분(CB 등)이 스팩 스폰서의 잠재적 성과보수인 것이다.

2) 공모에 참여
스팩의 개인투자자들은 스팩 공모전 지분을 취득한 스폰서의 취득가격(사모발행가격)에 비해 몇 배 높은 공모발행가격으로 스팩 투자에 참여한다. 공모로 모집된 자금의 90% 이상은 MMF나 국공채 등 안전한 자산으로 운용하는 수익증권에 예탁하고 기업인수에 실패하거나 M&A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할 때 지분율에 비례하여 돌려 받는다.

공모 후 상장된 스팩은 시장에서 상장프리미엄을 받으며 거래되기 때문에 현금화하기 쉽다. 하지만 합병 성사 전까지는 장내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제값을 받지 못할 위험 역시 존재한다. 또한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만큼 주가가 전체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경영진에 의해 합병대상기업이 정해진 이후에는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에 반대하는 투자자는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이 완료된다 해도 이론적으로는 피인수기업의 적정 가치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하기 때문에 추가가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무리한 합병으로 인해 오히려 기업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피합병 기업이 스팩과 합병하면서 확보한 자금을 투자해 성장을 이뤄냄으로써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수익이 발생한다. 즉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성과를 올리느냐가 투자수익의 관건일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보호예수로 묶여있던 스팩스폰서들의 보유물량이 시장에 나와 가격의 부담을 줄 수 있다.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외부 신탁기관에 맡겨둔 예치금에 이자를 더해 최소 투자금액의 95%가량을 보장받을 수 있다.

3) 펀드에 투자
스팩펀드는 스팩공모주청약을 통해 4~5개 스팩을 편입해 운용하고 투자한 스팩이 청산되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스팩의 발기인으로 직접 지분 참여를 하기 보다는 간접투자인 펀드형태로 참여하는 것이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이 적고, 여러 개의 스팩에 동시에 투자하는 만큼 스팩의 합병 실패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 역시 스팩펀드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상장을 준비하고있는 스팩이 많아 펀드에 편입할 자산 역시 충분하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스팩이 도입단계로 증권사의 스팩에 대한 성과기록이 없어서 투자하는데 부담스러우면서도 실물펀드나 파생상품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해지면서 신규상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것이 스팩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인 이유로 볼 수 있다.




4. 국내 스팩 발행 현황
7일 현재 금융감독원에 설립등기를 마친 스팩은 11개로 지난 3월 3일 대우증권이 설립한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이 거래소에 처음 상장한데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4일 공모주 청약을 끝냈다. 대우증권 공모주 청약은 86.98대 1의 경쟁률율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은 163.68대 1까지 치솟으며 성공리에 공모를 마쳤다. 현대, 동양종금, 우리투자, 신한금융, 메리츠-삼성, 교보-KTB투자, 대신, 한국투자, 하나대투 등 중대형 증권사들도 대거 스폰서로 참여해 공모와 상장절차를 계획중에 있다. 이처럼 스팩이 큰 인기를 끌자 중소형 증권사들도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신영증권은 조만간 스팩설립 등기를 할 예정이며 이트레이드, 동부, 키움, HMC투자증권, SK증권 등도 상반기 중 공모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올 상반기 스팩 공모규모는 총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잇단 스팩 공모청약을 겨냥한 스팩전용 펀드도 등장했다. KTB와 동부운용에서 사모로 7개 펀드가 설정됐고, 이들의 초기 설정액은 387억원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와 은행,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PB)지점 등을 대상으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는 아직 나오지 않고있다.




결론
3일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의 상장으로 국내에 본격적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시대가 열렸다. 기관위주의 M&A시장에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SPAC는 합병 또는 해산시까지 국채나 MMF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신탁계좌에 공모자금의 90%이상을 예치하도록 하고 있어 3년 이내에 기업인수를 성사시키지 못하더라도 원금에 가까운 수준으로 예치자금을 반환해 안정성이 높다. 또한 SPAC 전문 투자은행인 모건조지프(Morgan Joseph)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12월부터 미국에 상장돼 있는 모든 SPAC의 주가를 나타낸 SPAC지수는 S&P500보다 높은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안정적이며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진 신규투자상품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증권사의 경우 위택매매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기회를 찾기 위해 스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관심에 올 상반기까지 11개의 스팩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과 ‘미래에셋 제1호스팩’이 각각 1조원 안팎의 청약자금이 몰리는 등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팩 역시 위험이 존재하는 투자상품으로서 투자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의 경우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신탁재산에 예치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스팩이 상장되어 거래되기 때문에 쉽게 현금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팩의 경우 합병이벤트가 있기 전까지는 단순히 자금만 모여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제가격에 거래되지 않을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합병까지 3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자금이 묶여있을 수 있다. 합병 성사 후에도 스팩 스폰서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려 시장에 유통될 경우 물량 부담으로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스팩 투자 성과의 가장 큰 관건은 합병의 성공여부다. 현행법상 예치대금의 80%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을 3년 이내에 합병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상장 예정중인 스팩의 대부분이 녹색기술 바이오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에 집중되어있고, 협소한 국내 M&A시장의 여건을 감안해 제대로된 기업을 골라 합병까지 이르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스팩투자에 있어서는 신뢰가고 유능한 전문가와 경영진이 포진해 있는지를 스팩투자의 핵심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류승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