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보수가 높은 펀드가 수익률도 좋을까

펀드 시장에서 논쟁이 되어온 것 중의 하나가 펀드 보수에 대한 문제다. 펀드 판매 보수(수수료)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국내 보수 수준이 해외보다 높다며 판매사에 꾸준히 인하 요구를 해왔다. 실제로도 지난 2007년 말 평균 1.29%였던 국내주식형펀드 판매보수(C 클래스 기준)는 2011년 말에는 1.19%로 낮아졌다.

반면 운용보수는 판매보수의 절반 정도인 평균 0.64%에 불과해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하지만 운용보수도 판매보수와 함께 펀드 보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펀드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보수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대가로 자산운용사들이 받는 '품삯'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운용보수가 높은 펀드는 운용이나 리서치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이고, 따라서 수익률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투자자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로 운용보수와 수익률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투자자들이 펀드를 선택할 때 운용보수를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1. 운용보수 차이에 따른 성과
일반적으로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는 운용보수가 비싸고, 매니저 재량이 적은 패시브 펀드들은 싼 경향을 보인다. 2월 초 기준으로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 중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일반주식펀드나 중소형주식펀드의 평균 운용보수는 각각 0.66%, 0.69%로 높은 반면,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코스피200인덱스펀드나 기타인덱스 펀드는 0.29%, 0.40%로 낮았다.

이 중 운용보수와 수익률의 관계를 가장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국내주식형 펀드 중 일반주식펀드들이다. 일반주식 유형은 인덱스를 추종하지 않고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운용되는 펀드로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으며, 각 펀드들의 수익률과 운용보수 편차도 크기 때문이다.

운용보수가 높은 펀드와 낮은 펀드들의 수익률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2월 초 현재 제로인 평가대상인 일반주식펀드 295개(클래스 제외) 중 구법 펀드나 퇴직연금, 법인전용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운용보수에 따라 높은 보수(상위 1/3), 중간 보수(중위 1/3), 낮은 보수(하위 1/3)로 나눈 후 각각 그룹의 단순평균 수익률을 산출했다. <표1> <그림1>

2월1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의 경우 중간 보수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보수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81%, 중간보수 펀드는 -7.66%, 높은 보수는 -7.82%였다. 3년과 5년 수익률 기준으로도 중간 보수 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79.63%, 65.08%로 낮은 보수(3년 78.87%, 5년 62.26%)나 높은 보수(3년 75.98%, 5년 60.85%) 펀드 성과보다도 좋았다. 즉, 기간에 상관 없이 중간 보수의 펀드가 가장 수익률이 높았고, 그 뒤를 낮은 보수가 이었으며, 높은 보수를 받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가장 부진했다.


 

2. 운용보수와 수익률간 상관계수
이번에는 일반주식펀드의 운용보수와 수익률간의 상관계수(correlation)를 측정해봤다. 상관계수란 두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만약 운용보수와 수익률이 1에 가까운 값을 가진다면 운용보수가 높은 펀드일수록 수익률도 좋다는 뜻이다. 반대로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값이 0에 가깝다면 두 변수 사이에는 큰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반주식펀드의 운용보수와 1년 수익률간의 상관계수를 측정한 결과 -0.01로 나타났다. 3년 수익률과의 상관계수는 -0.02, 5년 수익률은 0.01이었다. 기간에 상관 없이 운용보수와 수익률간의 상관계수는 0에 가깝게 나옴으로써 역시 둘 사이에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같은 운용사의 펀드들끼리 비교해보면 어떨까. 펀드 개수가 적을 경우 일부 특수한 사례에 따라 결과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주식펀드가 15개 이상(클래스 제외)인 운용사의 경우만 살펴보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KB자산운용의 6개사다.

운용사별로 운용보수와 수익률의 관계를 산출했을 때 <표2> <그림2>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운용사에서는 운용보수와 기간별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0에 가깝거나 동일한 방향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에는 3년과 5년 수익률과 운용보수의 상관관계가 각각 0.41, 0.52로 높은 편이었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일반주식펀드 수익률이 운용보수가 높을수록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용보수가 0.80%로 높고 펀드수가 많은 ‘미래에셋디스커버리’ 펀드 시리즈들의 수익률이 다른 펀드보다 양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신운용은 반대로 운용보수가 높은 ‘한국투자거꾸로’ 펀드나 압축포트폴리오 펀드 등이 부진해 운용보수가 높을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3.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반주식펀드의 운용보수는 수익률과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운용보수가 높은 펀드라고 성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며, 운용보수가 낮다고 해서 수익률이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로 보수율의 차감 효과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펀드의 수익률은 실제 운용수익률에서 보수 등 기타 비용을 뺀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 차감분을 감안하더라도 펀드군 간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운용보수와 수익률이 관계가 없다면 비슷한 전략을 사용해 운용하는 펀드들의 운용보수가 서로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운용보수는 계량적 기준이 아닌 경쟁사 유사 펀드의 보수 수준이나 기존 자사 펀드와의 전략 유사성, 판매사와의 협의 등에 따라 운용사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결정된다. 같은 시리즈의 펀드라도 출시 시기에 따라 운용보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운용인력 비용이 반영된다고 보는 곳도 있지만 사실상 팀제 운용과 리서치가 이뤄지는 조직에서는 펀드당 운용비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운용보수에 따라 펀드를 세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낮은 보수 그룹 펀드들의 총 설정액은 7조4862억원인 반면, 중간 보수는 11조2258억원, 높은 보수는 17조2994억원으로 보수가 높을수록 설정액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즉 보수가 높은 펀드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한 것이다.

펀드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펀드의 수익률이다. 보수가 높더라도 수익률이 좋다면 기꺼이 펀드에 가입할 투자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운용보수와 수익률이 상관관계가 없다면 이왕이면 운용보수가 낮은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또한 현재 가입하고 있는 펀드의 운용보수가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펀드보다 성과가 부진하다면 갈아타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 김다운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