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창조금융을 위한 펀드


< 창조경제와 창조금융을 위한 펀드 >

 
  지난 18대 대선 당시, 한국경제 위기의 해결방안으로 현 정부가 제시했던 핵심 경제 정책 중 하나가 ‘창조경제’이다. ‘창조경제’란 상상력과 창의적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정책이다. 또한, 경제성장률에만 치중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인적 자본과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단기성장이 아닌 지식기반의 지속 가능한 중장기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창조경제 및 창조금융의 일환으로 각 부처에서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명목의 펀드들이 하나 둘씩 출범하고 있다.

 
1. 창조경제의 롤모델, 이스라엘의 ‘요즈마펀드’

  ‘창조경제’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써 앞서 이스라엘 정부에서 1993년 출범되었던 ‘요즈마펀드’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요즈마 펀드’는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첨단기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펀드이다.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창의∙독창∙창업의 뜻을 가진 단어로 이 펀드는 벤처캐피털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가 40%, 민간이 60%의 비율로 리스크를 부담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민간기업이 정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1997년 민영화된 해당 펀드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산업 기반과 스타트업 창업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초기 1억 달러에서 2013년 현재에는 규모가 4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요즈마펀드

 
  요즈마 펀드는 이스라엘의 수석과학관실(OCS)이 주도하여 설립되었다. 정부는 16개 기업에 2천만불을 직접 투자하고 동시에 이스라엘 벤처 캐피탈에 투자를 원하는 이스라엘 국내 및 해외 민간부분으로부터 1.63억불의 자금을 조달하여 요즈마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요즈마 펀드는 관리기구를 통해 간접 및 직접투자로 할당되었으며 요즈마 펀드로부터 재출자를 받은 자펀드들은 스스로 OCS와 함께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투자대상 선정 및 자금의 집행 및 관리를 담당하였다. 이처럼 요즈마 펀드는 자금 출연 이후 정부의 참여를 제한하여 시장논리에 따른 펀드 운영이 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개별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투자만 하기보다 경험 많은 민간 투자회사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인 뒤 서로 경쟁시켜 최대한 많은 벤처기업에 자금이 수혈되도록 배후에서 움직인 것이다. 때문에 요즈마 프로그램은 정부가 단순히 일방적 자금지원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벤처캐피탈의 자금 지원-멘토링(기업육성)-자금회수라는 체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서 이스라엘 벤처 시장의 질적·양적 확대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어 지고 있다.


   이렇듯 벤처기업의 생태계를 선도한다고 일컬어지는 요즈마 펀드의 탄생을 이루어낸 요즈마그룹의 에를리히 회장이 최근 우리나라 정책금융공사와 국내 최초로 포괄적 업무협약(MOU)를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사는 이번 MOU를 계기로 성장단계에 따라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하는 요즈마그룹의 노하우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 지원 전문성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신규 해외펀드를 조성할 때 요즈마그룹의 해외 GP(무한투자책임사원) 역할을 수행하는 등 투자관련 협력 관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정책금융공사는 이렇게 창조경제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요즈마 펀드’를 롤모델로 삼아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성장사다리펀드’와 ‘미래창조펀드’등에 국내 대표 출자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형 ‘요즈마 펀드’로 불리는 펀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새롭게 출범한 펀드들


① 성장사다리펀드

  성장사다리펀드는 창업, 성장, 회수라는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자금이 원활하게 도는 선순환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 정책금융공사,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등이 출자해 3년간 6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펀드이다. 기업의 성장곡선(창업-성장-회수)상 자금 수급 불균형으로 발생되는 금융 사각지대(Death Valley)*를 해소하고, 장기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및 민간자본의 참여 유도를 목적으로 한다.


[자료] 정책금융공사
 

* death valley(죽음의 계곡) : 초기 창업 벤처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하였다 하더라도 사업화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넘어야 할 어려움을 나타낸 용어

  펀드의 구조는 성장 단계별 자금공급 목적과 구조를 가진 다양한 모펀드와 자펀드로 구성된다. 자금의 운영은 분야별 민간 전문기관(운용사)에 위탁하여 운영,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운영을 담당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성장사다리펀드 운영자문위 및 사무국은 지난 16일 1차 스타트업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했다. 창업초기 중소기업에 펀드자산의 일정비율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는 스타트업 펀드 출자를 첫 사업으로 추진해, 향후 1년간 스타트업 펀드에 총 1250억원을 출자해 2500억원 이상의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자료] 정책금융공사
 
   성장사다리 펀드는 1년차 정책금융 0.6조원, 민간 1.4조원으로 총 2조원을 시작으로, 3년간 총 6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 펀드 조성을 위한 운용사 선정계획 공고를 마친 상태로 9월 이후 자금 조성 등 본격적으로 펀드가 운용될 계획이다. 개별 펀드는 자금 집행 계획에 따라 운용사의 제안을 받아 창업-성장-회수 단계별 시장 상황과 수요를 고려하여 조성되어진다.

[자료] 금융위원회

   금융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2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경우 생산유발효과는 5.5조원, 취업유발효과는 2.7만명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조성 재원은 전후방연쇄효과가 높은 상위 20% 산업에 투자되고, 개별 산업 내에서 산업별 부가가치 비중대로 투자되는 것을 기본가정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투자 중심으로의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IPO, M&A 등 IB 관련 업무 수요 창출 등으로 금융산업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어 지고 있다.

[자료] 금융위원회
  
② 미래창조펀드

  미래창조펀드는 중소기업청이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 민간부문의 출자를 받아 IT∙모바일∙헬스케어∙의료기기 등 첨단 분야에 투자하는 6000억원 규모의 펀드로 오는 9월 출범예정에 있다. 은행 대출에 편중된 벤처 자금 조달체계를 투자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 5월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 발표 때 도입하기로 한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다. 당초 정부는 5000억원을 목표액으로 설정했지만, 최종 모집액은 이보다 1000억원이 늘었다. 중기청 산하 한국모태펀드와 정책금융공사가 각각 100억원씩, 대기업과 선도 벤처기업, 연∙기금 등 민간부문이 나머지 4000억원을 출자한다.

[자료] 중소기업청
 
 
  특히 이번 펀드는 그 동안 벤처펀드 출자에 소극적이던 대기업들이 대거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전체 펀드 가운데 2000억원은 위험 부담이 높아 민간 영역에서 곧바로 투자하기 어려운 창업 3년 내 초기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이 중 네오위즈, 다우기술, NHN 등 선도 벤처기업들이 1325억원 규모의 ‘새싹기업 키우기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자문과 멘토링을 병행하여 창업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③ 데쓰밸리 펀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펀드이다. 250억원 규모로 1호가 조성되며 투자규모는 1개 기업당 약 10억원 내외, 존속기간은 8년으로 설정된다. 펀드는 기업군을 기술보완기업, 양산준비기업, 마케팅 확장 기업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초기 사업화 단계에 있는 기술보완기업, 양산준비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추후 약 150억원 규모의 2호가 내년 중 출시 계획에 있다.


④ 소프트웨어 특화펀드(SW 특화펀드)

  미래창조과학부가 연말 소프트웨어(SW) 특화를 위해 연말 수백억원 규모로 조성 예정인 펀드이다. SW특화펀드는 SW산업의 특성 및 단계에 따라 성장단계별, 초기 창업단계, 성장단계, 글로벌단계로 단계별로 투자하게 된다. 미래창조부는 글로벌 창업지원센터 설립, SW전문창업기획사 사업과 함께 SW특화펀드 조성에 하반기 5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

 
3. 맺는 말

  이와 같이 성장사다리펀드나 미래창조펀드처럼 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형-요즈마 펀드’는 경제적으로는 생산 및 취업과 고용 유발효과와 함께 단순 융자에만 그치지 않고 투자중심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기술은 있지만 자금력이 달리는 초기 기업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일 수 있다. 하지만 명칭만 다를 뿐 그 성격은 유사한 펀드가 잇달아 생겨나면서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통해 좀비 벤처를 양산할 것이라는 염려의 시각도 있다. 한 벤처캐피털 대표는 “펀드 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수한 기업을 찾는 것”이라며 “최근 정부 부처가 경쟁적으로 펀드를 출범하면서 출자자(LP)나 우수기업을 찾기가 모두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벤처기업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자금부족보다는 투자할만한 벤처기업 대상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과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선의의 창업기업 및 투자자를 악의적인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선별할 수 있는 자금 운용상 세밀한 기준의 설정과 집행이 필요하다는 실정이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최근 강연을 통해 우려를 표하며 지적재산권과 기술성 평가 등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투자운용 인력을 전문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실제 자금출자를 하는 민간투자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금혜택 등과 같은 유인책 확대를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 정수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