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노후자금 필요에 따라 준비하자


1. 들어가며

얼마 전 TV에서 진료실을 나온 의사가 아버님 어떠시냐는 보호자의 질문에 비장한 얼굴로 “최선을 다했지만 길어야 40년~”이라며 장수시대를 풍자한 CF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요즘의 핫이슈 역시 현정권을 일궈낸 주요 대선공약인 기초연금의 대상과 금액 축소안이 발표됨에 따라 연일 검색순위 상위권에 링크되며 정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노후기간은 길어진데 반해, 길어진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은퇴 후 노후자금은 충분히 준비되고 있지 못함에 따라 노후자금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노후생활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는 정보들은 넘쳐나고 있지만 어떻게 노후자금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정보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이슈리포트에서는 어떻게 노후자금을 준비해야 하는지, 특히 그동안 노후준비자금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퇴직연금과 기타연금(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제외한)에 포커스를 맞춰 살펴보도록 한다.

 
2. 긴 노후기간, 자금규모에 따라 나누어서 고려

먼저 얼마만큼의 노후기간을 보내야 하는지 알아보자.
지난해 12월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서울에 사는 55세 이상 시민 천 명을 조사한 결과, 서울시민의 평균 은퇴시기는 52.6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의 경우 평균 57.6세에 은퇴했지만, 60~64세는 57.6세, 55~59세는 48.5세에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나 나이가 적을수록 은퇴 시기는 더욱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48세에 은퇴하는 55세의 경우 기대여명은 어떠할까?

통계청에서 발표한 생명표에 따르면 55세의 경우 기대여명은 28.58년이다. 즉, 48세에 은퇴한 서울시민의 경우 평균 35년의 노후기간을 보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후기간을 고려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기간 구분이다.

앞서 계산한 55세의 35년의 노후기간에는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 빠른 은퇴로 자녀들의 대학교육자금, 결혼자금 등 굵직굵직한 자금들이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가 포함되어 지출이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은퇴함에 따라 소득은 줄어드는데 지출이 많아지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는 은퇴필요자금에서 준비된 자금을 뺀 나머지 부족자금을 노후기간으로 단순평균 값을 매년 노후시기의 필요금액을 산출하기보다는 한 단계가 고려가 더 필요하다.

즉, 노후기간을 목돈이 들어가는 시기와 그 이후의 시기로 나누어 필요한 자금을 계산하는 것이노후생활을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좀더 현실적은 노후자금 산출이 될 것이다. 만약, 목돈이 들어가는 시기를 정하기 어렵다면 국민연금 수령 전 시기와 국민연금 수령 이후 시기로 나누어 계산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를 둔 40세 도시근로자가 48세에 은퇴하고 여명기간이 80세까지라면, 국민연금 수령시기인 65세 전후로 나누어 은퇴준비자금을 생각해볼 수 있다. 48세부터 65세까지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66세부터 80세까지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노후자금으로 수령하는 것을 가정해 부족한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48세부터 65세까지는 자녀 교육자금과 결혼자금 등 지출이 예상되므로 개인연금 수령기간을 15년이든 20년이든 일정 기간만 지급받아 연급수령액을 높일 수 있다.

3. 노후자금 얼마만큼, 어떻게 준비되어 있나?

 

노후기간이 정해졌다면 은퇴준비자금으로 얼마만큼 준비하고 있고 있을까?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올해 1월 발표한 피델리티은퇴준비지수(FRRI)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은퇴직전소득 대비 은퇴 후 예상생활비를 나타내는 목표소득대체율은 61%, 은퇴직전소득 대비 은퇴 후 소득인 은퇴소득대체율은 43%를 기록했다.

이는 은퇴 직전 월 100만원을 벌던 사람은 은퇴 후 월 61만원을 벌기를 기대하나 실제 수입은 43만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4년전에 비해 은퇴 후 예상생활비는 줄어들고 은퇴 후 소득은 다소 늘어 은퇴준비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피델리티자산운용이 발표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이다*

*일본 47(2009), 홍콩 50(2012), 독일 56(2008), 미국 58(2008)_괄호안은 조사연도

* 한국의 피델리티 은퇴준비지수 결과 변화


이러한 노후준비자산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노후생활의 소득보장을 위해 국가, 기업, 개인이 각각 준비해야 하는 3층보장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3층보장이란 개인, 기업, 국가가 은퇴 후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것으로 먼저 국가에서 보장하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을 지칭하는 공적연금은 노후생활 중 최소한의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되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의 사회보장제도이다. 공적연금의 기반 위에 기업이 보장하는 퇴직금 혹은 퇴직연금제도와 개인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은퇴 후 삶을 위해 준비하는 개인연금 제도로 부족한 노후자금을 보완할 수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발표한 2012년 우리나라 도시근로자를 기준으로, 은퇴소득 구조를 살펴본다면 3층노후소득보장에 따라 국민연금이 35.9%, 기업이 담당하는 퇴직연금이 6.2%, 개인이 담당하는 개인연금(저축포함) 등이 57.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근로자가계의 3층노후소득보장 현황

                                                                                                            자료 : 피델리티자산운용

 
눈에 띄는 점은 퇴직연금의 비중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국가가 보장해주는 연금(공적연금)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은퇴준비격차를 줄이기 위해 연금수급이 정해져 있는 공적연금 외에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 앞으로 상대적인 비중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 퇴직연금의 관심 필요  

국가에서 보장하는 공적연금은 수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은퇴준비격차를 줄이기 위한 보완방법 중 하나가 기업이 보장하는 퇴직연금이다.
2005년부터 시행된 우리나라 퇴직연금 제도는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대체하여 수급의 안정성을 위해 금융기간에 매년 해당금액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도이다.

퇴직연금 종류는 크게 DB형(확정급여형), DC형(확정기여형), IRP형이 있는데 DB형과 DC형은 적립금 운용 주체가 사용자(기업)인지 근로자인지에 따라 나눈다. IRP제도는 DC형과 동일하게 운용되며 직장이동이 잦아 퇴직연금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근로자 혹은 소규모 기업을 위한 제도이다. 

* DB형과 DC형 비교


 

퇴직연금제도는 전체 근로자의 45%(2013.6말기준)가 가입되어 있으나 퇴직연금은 기업의 몫으로치부하고 정작 수혜당사자인 근로자 본인은 퇴직급여 제도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 규모를 살펴보아도 DC형의 경우 71.3%, DB형의 경우 19.7%, 개인IRP 8.1%으로 DC형 가입자가 많아 퇴직연금에 대한 적극적인 관여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DB형이든, DC형이든 결국 은퇴 후 노후생활을 퇴직연금을 수혜 받는 사람은 근로자 본인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퇴직연금 추가납입은 근로자 본인이 운용주체가 되는 DC형만 가능하다. 추가가입은 기존 펀드 가입과 마찬가지로 본인 성향분석 후, 본인성향에 맞는 상품을 가입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나 공격적투자성향이라도 현행 규정상 주식투자비율을 제한하고 있어(직접투자 비율 40% 이하) 일반 개인연금펀드에 비해 주식투자 비율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퇴직연금제도가 자리를 잡혀 제도가 정착이 되면, 운용 성과에 따라 DB형보다 더 많은 퇴직급여가 가능한 DC형으로의 이동 및 가입이 늘어나고 직접투자 비율의 규제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서도 퇴직연금 관련 상품정보는 물론, 추천자산배분안과 모델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계획이라 퇴직연금제도의 발전과 제도 정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5. 떠오르는 샛별 주택연금과 농지연금
 

은퇴준비격차를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개인연금이다. 그러나 아직은 개인연금이 퇴직 후 노후 준비자금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소에서 올해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5세 이상 소득이 있는 가구원 8,451명을 대상으로 재정실태를 조사 결과 개인연금 가입자는 14.6%에 불과하다.
강제성을 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달리 개인연금은 자율적이므로 본인의 경제사정에 따라 언제든 해지가 가능하기에 은퇴시까지 지속적으로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 사정 등으로 개인연금 가입 및 지속이 여의치 않는 주택소유자라면 주택연금에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주택연금은 연급가입자의 소유 주택을 담보로 주택금융공사가 담보하여 금융기관에서 연금방식으로 노후자금을 지급받는 금융상품(역모기지론)이다. 주택연금의 장점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계속 사용하면서 매달 연금처럼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과 부부사망시 주택처분 금액이 연금지급 총액보다 많으면 남은 부분을 채무자나 상속인에게 돌려주지만, 연금지급총액이 주택처분금액보다 많아도 상속인들에게 따로 추가분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료 : 한국주택금융공사

 
 특히 올해 6월부터 하우스푸어의 부채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주택연금의 가입연력을 60세에서 50세로 낮추고 인출한도를 확대하여 올 1월~8월까지 가입건수가 총 3,527건으로, 지난해 동 기간 가입건수인 3,091건에 비해 14% 늘어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주택연금과 비슷한 맥락으로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매월 연금형식으로 노후자금을 지급받는 농지연금의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동안 농지연금 가입의 걸림돌이었던 공시지가로만 가능했던 담보농지가격에 대한 평가방식과 담보농지 가격의 2% 초기 가입비 등 농촌현실과 맞지 않는 일부 제도가 내년부터는 개선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농지연금 가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연금과 농지연금 모두 한국주택금융공사(www.hf.go.kr)와 농지포탈사이트(www.fplove.or.kr)를 통해 각각의 예상연금액을 계산할 수 있다.
 

6. 나가며

노후생활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처럼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계획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소홀히 했던 퇴직연금과 기타연금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본인의 예상 국민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등을 포함한 개인연금수령액을 계산해보고 부족한 금액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차차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학생시절을 돌이켜보면 시험공부를 많이 하여 준비가 잘 되어있으면 시험 보는 것이 기다려졌던 것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은퇴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해져 있다고는 하나 은퇴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오히려 은퇴시기는 설레임과 기대로 기다려질 것이다.

3층보장 중 국가 보장과 기업 보장은 점차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기초적인 연금보장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그 외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개인이 자금필요에 따라 노후기간을 구분하여 끈기와 인내로 노후자금을 준비한다면 은퇴시기를 제2의 인생으로 기다리는 사회도 머지않아 보인다.
 

[ 김효정 제로인 시너지추진팀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