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 펀드와 ETF

1.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Fund)펀드의 개념

사람은 정신이 건강해야 건강한 육체를 가꿀 수 있듯이 기업 역시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정신에 해당하는 지배구조나 윤리관이 건전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SRI펀드다. 경영진의 비상식적인 운영으로 소비자에겐 직접적인 피해가 없음에도 공분을 사 불매운동이 벌어진 피죤이나 남양유업 사태를 보면 기업의 바른 경영관은 성장의 중요 요소이다.

SRI펀드의 투자 대상이 되는 기업은 몇 종류로 분류된다. 기업의 성장가능성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요소를 함께 고려한다.
1)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
2) 친환경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
3)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기업
4)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한 기업

이와 같은 기업을 SRI펀드가 선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경영권과 관련해서 불필요한 소모 없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다. 경영성과에 따라서 경영자의 재임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적인 기술 보유 기업은 주로 풍력, 조력에너지 등 대체에너지나 환경오염이 적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화석연료 고갈과 환경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사회 복지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는 기업은 복지사업을 통한 기업 이미지 상승과 함께 복지쪽으로 자금을 쓸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췄다고 생각해 투자한다. 펀드가 기업지배구조에 관여할 수 있을만큼 경영관계가 복잡하지만 사업 자체는 경쟁력있는 기업에 투자해 성장시키기도 한다. ‘착한펀드’라고 불리는 SRI펀드의 별명이 아까울 정도로 철저한 계산이 숨어있다.

일반적인 SRI펀드의 정의는 위와 같지만 2)친환경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대체에너지 섹터로 차별화된 수익률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펀드의 운용전략이 ‘SRI’를 분명히 명시하는 펀드에 한해 살펴보기로 한다.

2. SRI펀드의 현황

국내 첫 번째 SRI펀드는 2001년에 설정된 ‘삼성ECO혼합주식’펀드로 설정당시 관심을 받지 못했고 지금은 해지된 상태다. 운용중인 펀드 중에는 2004년에 설정된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K-1(주식)’펀드가 가장 오래 됐다. 국내 SRI펀드의 기간별 수익률을 [표1]에서 확인해보자.



2013년 12월 6일 기준으로 1년 동안 KOSPI지수는 1.94% 상승했고 주식형 펀드는 1.4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기간 SRI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3%이며 13개 펀드중에 6개 펀드만 KOSPI지수와 주식형 평균 수익률을 초과했다. SRI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은 –0.81%로 주식형 평균 수익률을 소폭 상회했으나, 5년 수익률은 92.97%로 주식형 평균 수익률을 하회했다. 기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 성장 가능성을 함께 판단하는 SRI펀드가 장단기 성과 모두에서 주식형 대비 이점이 없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SRI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KDB PIONEER SRI상장지수[주식]’과 ‘KTBGREATSRI상장지수[주식]’은 1개월 성과가 각각 3.74%, 3.70%로 KOSPI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운용시간이 길지 않아 장기성과를 볼 수는 없지만 ‘KTBGREATSRI상장지수[주식]’펀드의 3년 성과는 6.05%로 역시 KOSPI지수 대비 . SRI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매니저의 재량으로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3. SRI펀드 ETF의 기초지수 및 보유종목
1) SRI ETF의 기초지수
ETF인 ‘KDB PIONEER SRI상장지수[주식]’과 ‘KTBGREATSRI상장지수[주식]’은 모두 ‘KRX SRI 지수(사회책임투자지수)’를 기초지수로 하여 운용하고 있다. ‘KRX SRI 지수’는 국내기업의 사회책임투자 및 지속가능경영 인식 제고를 위하여 산출된 주가지수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평가등급 B+ 이상의 종목 중 70종목을 구성종목으로 하며 2009년 9월 14일부터 산출되기 시작했다. ESG 통합평가등급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실시한 ESG 평가결과를 참고한다. 연 1회 정기변경되며 원활한 거래를 위해서 거래대금, 시가총액, 유동비율이 기준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도박, 주류, 무기, 담배 등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업종은 제외된다. [표2]는 ‘KRX SRI 지수’과 코스피200 지수의 구성종목 비교이다. ‘KRX SRI 지수’가 최근 3개월 일평균시가총액이 보통주 상장종목 순위 상위 50%내에 있어야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와 비교했다. 시가총액비중 상한제한 25%내에서 유동주식수기준 시가총액가중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와 유사한 수준의 구성을 보인다.

 

 2) SRI펀드의 보유종목
일반 SRI펀드는 주로 외부 Eco-Frointier 등의 외부 SRI 전문평가기관의 지속가능성 심사와 운용사 내부 리서치의 체계적인 기업 펀더멘털 분석의 이중 심사 시스템으로 투자한다. SRI 전문평가기관에서 전문적인 지속가능성을 참고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내부 리서치로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편입 종목 결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투자설명서상 공시되지 않고 관련 법률도 없다.
2013년 10월 2일 기준 SRI펀드들의 보유종목을 분석한 결과 보유비중이 큰 순서대로 나열한 데이터는 [표3]과 같다. 코스피200지수 시총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SRI펀드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종목이었고, 투자비중은 16%에서 20% 사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아닌데 SRI펀드에 편입비가 높은 종목은 만도, 서울반도체가 있다.

[표4]는 10월 2일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펀드의 투자스타일과 PER, PBR을 분석한 자료다. 대부분의 펀드가 혼합 대형주와 혼합 초대형주 스타일을 보인다. 유형평균 PER은 16.78배인데 SRI펀드의 PER은 고루 분포하는 편이다.

4. SRI ETF와 펀드
ESG통합평가를 실시하는 사회책임투자 전문 리서치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상장 400개 기업의 2011년 성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사회·지배구조의 평가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AA등급 기업들의 주가수익률은 3년 6개월간 코스피200지수를 31.20% 앞섰다. SRI펀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주식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에서 투자하지만 현실은 그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고 SRI전문평가기관의 평가를 받는다고는 하나 내부 리서치 분석자료와 SRI 평가자료가 상충됐을 때 어떻게 투자되는지 일반 투자자가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최근 ETF의 다양화로 SRI와 관련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이같은 문제점에서는 자유로운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SRI ETF의 기초지수인 ‘KRX SRI 지수’도 시가총액 비중 제한 등으로 코스피200지수와 거의 비슷한 구성 종목을 보이기 때문에 SRI펀드의 장기성과는 앞으로도 코스피200지수나 일반주식형 평균지수와 크게 차별화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황윤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