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성장과 확장


<사모펀드의 성장과 확장>

      1.  사모펀드의 정의


사모 펀드란 적격투자자 또는 소수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의미하며, 적격투자자는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와 일정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개인 또는 일반법인을 의미하고, 소수투자자는 일정 수로 제한된 투자자를 의미한다. 다만 해당 기관투자자의 범위와 소수투자자의 수에 대해서는 각국의 법제에 따라 상이하다.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공모펀드에 대해 적용되는 각종 제한이나 규제가 완화 또는 면제되는 대신 공모펀드의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투자자 보호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모펀드는 투자자로부터 단순 투자 목적의 자금을 모아 펀드로 운용하는 일반 사모펀드와 특정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인수해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인 후 주식을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구분된다. 또한 공모펀드는 펀드 규모의 10% 이상을 한 주식에 투자할 수 없고 주식 외 채권 등 유가증권에도 한 종목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지만 사모펀드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제한 없이 특정 기업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재벌들 간의 계열지원이나 내부자금 이동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2.  사모펀드 성장


최근 부자들이 관심 있는 재테크 방법은 사모펀드다. 운용상에 제한이 없는 만큼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공모펀드는 환매에 시달리는 반면 사모펀드 설정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 사모펀드는 고액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춤형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2-1)  사모펀드의 설정액 추이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 초, (제로인 유형 기준) 사모펀드의 총설정액은 131조 7천억원을 돌파하며 사모펀드의 인기를 반증하고 있다. 이는 2013년 1월 초, 설정액(109조 9800억원)과 비교하면 1년만에 설정액 규모가 20%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설정액 기준 전체 사모펀드의 유형별 비중은 국내사모채권형, 국내사모기타(특별자산, ELF포함), 국내부동산형 펀드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들 3개 유형이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의 72.1%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유형 별로 살펴보면 국내 사모펀드에서는 사모채권형 펀드가 지난 한 해 동안 설정액이 6조 576억원 가까이 증가하며 19.3%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사모기타(특별자산, ELF포함)펀드의 성장도 눈에 띄며, 특히 사모부동산형 펀드가 매년 17%~21%에 가까운 꾸준한 설정액 증가를 보이고 있다. 국내사모만이 아니라 해외사모에서 또한 해외사모부동산형 펀드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해외사모펀드인 경우 2013년 한 해 해외사모커머더티형을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설정액 증가세가 나타났다.

최근 있었던 공모펀드에 대한 환매 열풍이 증명하듯이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4년간 36조원 가량 감소하였다. 반면 사모펀드의 설정액은 동기간 약 48조원이나 증가하였다. 사모펀드의 열풍에 따른 이러한 설정액 추이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시 3년 후에는 사모펀드 총 설정액이 공모펀드 총 설정액을 추월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2)  사모펀드의 펀드 수 추이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 초, (제로인 유형 기준) 사모펀드의 총 펀드 수는 7,425개로   위에서 살펴본 설정액 증가와 비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3년 1월 초, 펀드 수(6,537개)와 비교하면 1년만에 13.6%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최근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대안투자 상품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ELF와 DLF 덕분에 사모기타형(특별자산, ELF포함)의 펀드 수는 4,545개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설정액 부분에서 압도적 증가세를 보였던 사모부동산형 펀드와 사모채권형 펀드, 사모채권혼합형 펀드도 작년 대비 펀드 수가 (7~19%) 크게 증가했다.

다음은 국내사모펀드 수를 운용사별로 분석해보자. 단 유형을 좁혀서 펀드 수가 가장 많았던 기타형, 부동산형, 주식형, 채권형만 살펴보자. 먼저 국내사모기타형 펀드는 메리츠자산운용에서 619개의 펀드 수로 가장 많은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다. 그 뒤로는 플러스운용(611개), KTB운용(514개) 순이다. 이들 상위 6개 운용사가 사모기타형 펀드의 대부분을 출시하고 있었다. 사모형 펀드는 금감원 사전신고와 승인이 생략되기 때문에 보통 3일이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따라서 조기상환을 노리고 들어가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싶어하는 거액 자산가를 상대로 한 ELF펀드 설정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사모부동산펀드를 가장 많이 보유한 운용사는 하나다올, 한국운용, KTB운용 순이였으며, 국내사모주식형펀드는 현대자산운용, KTB운용, 삼성운용 순이다. 한편 국내사모채권형펀드에서는 한화운용이 59개의 펀드를 운용하며 타 운용사보다 2배 이상의 사모채권펀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3.  사모펀드의 확장


위에서 살펴본 사모펀드의 성장부분에서 설정액과 펀드 수가 공통적으로 크게 성장한 유형은 사모기타(특별자산, ELF 등)유형이다. 이 부분을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최근 설정된 사모펀드가 주식과 채권이 아닌 다른 투자자산에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3-1)  사모펀드의 설정액 추이

최근 설정된 사모 특별자산펀드에는 이색펀드들이 눈에 띈다. 과거 부동산, 원자재 같은 실물자산 또는 영화,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와 같이 몇몇 한정된 분야에 접근하던 시절과 달리 현재는 수익이 날 수 있는 분야라면 투자대상에 한계가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흥국오션보이저사모특별자산’ 펀드와 같이 선박을 매입해서 해운사에 임대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펀드, 대체에너지 개발 또는 환경기술 개발 관련에 투자하는 태양광펀드, 탄소배출권펀드 같은 에코펀드들이 이들이다. 최근 미국 및 유럽 선진국들 중심으로 태양광 및 셰일가스 등 대체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칸서스운용이 ‘칸서스쏠라태양광사모특별자산’ 펀드, KB운용이 ‘KB솔라에너지사모특별자산’ 펀드를 출시하여 태양광 관련 펀드를 주도적으로 운용중에 있다. 이외에도 ‘신한BNPP서울시지하철9호선사모특별자산’ 펀드 같은 지하철, 전철, 고속도로에 투자하는 펀드들과 ‘아이디어브릿지지식재산권사모특별자산’ 펀드처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3-2)  사모ELF의 확장 (DLF포함)

제로인이 분류하고 있는 사모ELF 유형에는 기존 주가연계지수펀드(ELF)만이 아니라 사모DLF 또한 포함된다. ELS에 투자하던 사모펀드들이 기초자산을 주식 이외의 이자율, 환율, 실물상품, 신용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파생결합펀드(DLF)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사모ELF는 좀더 진화하여 원금을 보존하거나 변동성을 줄인 상품들로 출시되고 있으며, 사모DLF는 ELF보다 늦게 관심을 받았지만, 다양한 기초자산을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운용사들이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사모ELF는 설정되는 펀드 수가 한계에 다다르며 증가 폭이 급감한 모습인 반면 사모DLF는 2013년 한 해에만 기존 사모DLF 개수의 2배 이상이 새로 설정되며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4.  결론


위에서 살펴본 대로 우리나라 사모펀드 시장은 최근 공모펀드의 둔화에 따른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펀드 규모나 수 적인 부분에서 급성장 하고 있다. 사무처리 절차 등이 간단하다는 점과 쉽게 접할 수 없는 투자자산에 접근하게 해준다는 장점 덕에 사모펀드는 수요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분명 침체된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제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부분에서 이러한 신호는 금융시장에 윤활유로 작용할 것이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정부의 추가적인 사모펀드 규제완화 정책에도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에는 이러한 의도가 실려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설명서 공시 의무가 없으므로 객관적인 외부 평가에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투자자산이 시가평가가 어려운 특정 사모펀드들은 장부가를 토대로 한 평가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평가사는 공모펀드와는 별개로 사모펀드에 대한 평가방법을 추가로 연구해야 할 때이며, 정부의 관리방안 또한 사모펀드의 성장과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단언컨대 지금이 사모펀드의 확장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의 발 빠른 규제완화 정책과 관리대책, 평가사의 개선된 평가 방법은 펀드시장을 활성화하고 자본시장의 성장을 발빠르게 뒷받침하는 필수조건이 될 것이다.
 
[ 강주헌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