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 중수익의 대표주자 ‘롱숏’펀드

글로벌 불확실성 하에서 부각되는 중위험 • 중수익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의 횡보장세가 이어지면서, 고수익보다는 이른바 `중위험ㆍ중수익' 을 목적으로 한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1년 이후 KOSPI는 1,800pt ~ 2,000pt 의 좁은 박스권 안에서 횡보장세를 거듭하였다. 시장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면서 주식형 펀드에서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의 변동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목표로 하는 롱/숏펀드가 시장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관심 속에  2013년도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공모형 롱/숏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활발히 나타났다.
 
롱/숏전략은 1949년 헤지펀드의 기원으로 알려진, 알프레드 존스가 최초로 사용하면서 시작된 전략으로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롱)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숏)하여 구성하는 포트폴리오 운용전략을 말한다. 국내 롱/숏펀드는 대부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설정됐으며, 작년 한해 동안만 1조원이 넘는 신규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시장에서 롱/숏펀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롱/숏 전략

롱숏 펀드는 주식혼합 또는 채권혼합의 형태로 설정되며, 기본적으로 채권을 30% ~ 70% 편입하여 안정적인 채권수익을 추구하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위해 롱숏 전략 등을 구사한다.

일반적으로 롱숏 전략은 상승가능성이 높은 종목군을 매수하고,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군을 매도하는 포트폴리오 전략과, 통계적으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두 종목이 일시적으로 수익률 괴리를 보일 때 진입하여,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페어트레이딩 전략이 있다. 

롱숏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의 ‘매수 후 매도 전략’과 달리 ‘매수·매도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이다. 매수 후 매도 전략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야 수익이 나지만 롱숏전략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종목은 공매도하고 떨어진 종목은 매수를 하여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롱숏 전략도 손실이 발생 할 수 있다.)



롱/숏펀드 규모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 롱숏펀드는 1970년대부터 운용되기 시작하였다. 롱숏펀드는 2009년까지는 약 200억달러 규모였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였다. 롱숏펀드는 미국과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 전통적인 펀드 강국의 비중이 85%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일반 운용사보다는 롱숏전략을 전문으로 운용하는 운용사가 선호되었다.

롱숏펀드의 장점은 특정 자산 매도로 시장 하락국면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인데, 해외의 롱숏펀드는 개별 주식과 함께 ETF 자산에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ETF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자산에 투자가 가능해진 것도 롱숏펀드 시장 확대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롱숏펀드는 일본이나 미국관련 자산을 매수(롱)하고, 신흥국과 연관된 자산을 매도(숏)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글로벌시장과 더불어 국내시장에서도 롱/숏펀드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이 더해지며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역시 신흥국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국내 증시 역시 박스권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고위험∙고수익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반면, 중위험∙중수익 혹은 저위험∙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공모형 롱/숏펀드는 2012년까지 설정액이 약 1,500억원으로 그 규모가 미미하였으나,  작년 한해동안만 설정액이 1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고 현재는 2조원을 넘어서며  롱숏펀드의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롱숏펀드는 24개의 상품이 설정되어 있고 올해만  7개가  설정되었다.



롱숏펀드는 국내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루었지만 올해 들어 국내와 해외자산 자산간의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설정되면서 투자 자산의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롱숏자산 범위를 확대한 한일롱숏펀드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화학, 철강, IT 등 산업 구조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한국과 일본의 경쟁업체간의 수익률 차이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나는 점이 롱숏 전략에 활용되는 부분이다.

아시아 전반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한 펀드도 있다. 아시아포커스 롱숏펀드는 한중일 3국으로 투자대상을 넓혔고, 한국뿐 아니라 일본의 정책 변화와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롱/숏펀드의 성과

침체된 증시속에서 롱숏펀드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A'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8.96%로 동기간 국내 주식형 유형평균( -1.94%)을 크게 웃돈다.  설정규모면에서도 이 펀드는 9000억원이 넘는 수탁고를 자랑하며 부동의 1위를 유지중이다.

가치투자 대가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자 1[주혼]A’ 펀드도 7.89%의 수익률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운용설정액은 222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6개월 수익률도 5.51%로 유형평균(1.24%)대비 웃도는 수익률로 꾸준한 성과를 기록중이다.

'미래에셋인덱스헤지(주식)종류A' 펀드도 설정된지는 오래된 펀드지만 꾸준하게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롱/숏펀드의 2인자인 마이다스자산운용의 거북이 시리즈 중   '마이다스 거북이50자1(주혼)Ae' 펀드도 5.66%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롱/숏펀드 투자시 주의점

2000년대 후반 국내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롱/숏펀드는 기관투자자들 전용 투자상품이었다. 하지만 초저금리와 더불어 국내증시가 장기간 횡보장세에 머물자 개인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적당한 손실과 위험만 감수한다면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큰 손실을 입을 위험도 있기 때문에 투자시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롱숏 펀드는 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운용하지만, 주식 편입비에 따라 그 영향을 다르게 받을 수 있다.  특히, 순편입비와 총편입비 등 주식편입 비중이 펀드의 변동성과 수익률에 영향을 줄수 있기 때문에 롱/숏 펀드를 고를 때 이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순편입비 :  Long 투자비중에서 Short 투자비중을 차감한 것으로 주식시장의 실질 노출도 의미
* 총편입비 :  Long 투자비중과 Short 투자비중의 절대값을 합산한 것으로 주식시장에 노출된 총 주식투자 비중을 의미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롱숏 펀드 안에서도 투자 목표, 운용전략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욱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상품이 있는 반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있다. 따라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도 운용전략에 따라 충분히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해당 위험을 반드시 인지할 필요가 있고, 운용자의 전략이나 수익률 벤치마크 등을 확인하여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 임현희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