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슈퍼마켓 오픈 관련 이슈 - IFA제도

I. 개요

지난 4월 24일 출범한 온라인 펀드판매 유통채널인 '펀드슈퍼마켓'의 등장으로 이제 투자자들은 자유롭게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가입할 수 있다. 낮은 수수료는 물론 여러 운용사의 다양한 펀드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매력이 펀드투자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펀드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수탁액 정체를 지속하면서 지금까지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공급자 중심의 판매채널에서 벗어나 접근성·공정성 등 투자자 관점에서 시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 되었고 결국 펀드슈퍼마켓이 나왔다.
 
펀드슈퍼마켓은 투자자가 스스로 펀드를 고르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접근성과 금융에 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스스로 터득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IFA제도 도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IFA제도는 펀드전문가들이 펀드슈퍼마켓에서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적합한 펀드를 골라주는 제도다.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IFA제도가 도입된 후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크다.

금융투자업계도 IFA제도는 펀드슈퍼마켓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에서 고객이 직접 다양한 펀드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낮은 수수료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펀드슈퍼마켓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IFA도입  논의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제도가 금융상품의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잡아 성숙하게 운영되는 금융 선진국인 영국의 IFA제도를 간략히 고찰 함으로써 IFA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II. 영국의 IFA제도

1. 영국 IFA 개요

□ 개요
영국 투자자문업자(financial advisor)는 투자상품의 매수ㆍ매도ㆍ인수 등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는 자로서, 영국의 자문업자 유형은 크게 single-tied advisor, multi-tied advisor,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whole-of-market advisor로 구분된다.
 
이 중 IFA는 전속자문업자와 달리 상품공급업자 또는 상품종류에 구애 받지 않고 독립적인 자문, 상품추천, 체결 대행이 가능한 투자자문업자다.
 
□ 자격요건
투자자문업자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국가자격학점제* 기준 최저 QCF 레벨4 자격을 취득하여 FSA로부터 인가를 취득하여야 하며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2만 파운드 이상이어야 한다.
 
* QCF(Qualification and Credit Framework) : 국가자격학점제도로서 등록단계부터 레벨 8까지 총 9단계로 구성. 이 중 레벨4는 학사1년 수료에 해당
 
□ 업무범위
IFA는 투자상품에 대한 자문뿐만 아니라 은퇴, 상속 등의 금융상담과 금융상품 중개업무를 영위하며, 인가 단위*에 따라 소매고객에 대한 투자일임 업무 수행도 가능하다.
 
* 영국은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의 인가단위가 분리되어 있음
 
□ 취급상품
법상 자문대상은 증권 또는 생명보험, 장외파생상품 등의 계약형 투자상품* 으로 규정한다.
 
* ① 생명보험, ② 옵션, 선도, 차액계약(contract for differences), 또는 상조계약(funeral plan contract), ③ ① 또는 ②에 해당하는 투자상품에 대한 권리나 이익
 
중개업무가 허용된 상품은 장기생명보험상품, 펀드, 저축상품, 연금상품 등이다.
 

2. 영국 판매채널별 주요 시장 점유율 동향 
 
□ 생명보험ㆍ연금 시장
‘11년 영국 생명보험ㆍ연금시장내 채널별 점유율을 보면, IFA가 75.4%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전속FA 11.3%, 방카슈랑스 9.3%, 직판 4.1% 순이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동 시장규모는 크게 위축*(‘07년대비 44.8%↓) 되었으나, 자문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IFA 판매비중은 오히려 확대(‘07년대비 14.5%p↑)되었다.
 

생명보험_연금시장내 판매채널비중_영국
 
□ 퇴직연금 시장
IFA는 퇴직연금시장에서도 ‘11년 개인연금(individual pension) 판매액의 89.1%, 기업연금 등 그룹연금(group pension) 판매액의 76.3%를 차지하며 핵심 판매채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12년부터 퇴직연금 자동가입제(auto-enrollment)*, NEST 제도** 등의 도입으로 개인들의 은퇴설계 자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IFA 역할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퇴직연금 자동가입제 : 사용자는 일정 법적기준을 충족하는 퇴직연금제도에 근로자를 의무적으로 가입시켜야 하며, 근로자가 제도 탈퇴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는 한 동 가입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짐
 
** NEST(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 제도 : 중저소득층을 위해 새롭게 도입된 퇴직연금제도로서, 공적기관인 국민고용저축신탁공사(NEST Corporation)에서 운용
 
□ 펀드 시장
영국 펀드판매시장에서의 IFA 비중은 ‘10년 55.6%로 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기관ㆍ회사(institutionㆍcorporation) 12.5%, 보험사(insurance) 12.4%, 재간접 펀드(fund of funds) 9.2% 등의 순이다.
 
- ‘06년 판매채널 비중*과 비교시 상업은행, 보험사 등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IFA 비중은 8.6%p 증가
 
* ‘06년 영국 펀드판매채널 비중 : IFA 47%, 보험 14.8%, 기관·회사 12.0%, 상업은행 8.0%, 재간접펀드 6.8%, PB 6.0%, 펀드수퍼마켓 3.0%, 직판 2.0%, 기타 0.4%
 
펀드시장내 판매채널비중_영국
 
□ 기타 : 보장성상품 시장
모기지 관련 보험, 질병보험 등 보장성상품 시장에서는 '11년 IFA가 전체 시장의 53.6%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속 FA가 35.5%를 차지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3. 영국 IFA 사업 동향 및 구조

현재 영국내에 약 28,000여개 IFA가 존재하는 가운데, ‘12년 수익이 5백만파운드 이상인 대형 IFA(national IFA) 수는 68개사 이며 자문경쟁력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상위 100개사 수익 중 상위 10개사 수익 비중이 ‘09년 39%에서 ’12년 775 로 증가 하며 시장집중도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 상위 100개사 중 상위 10개사 수익비중 : (‘09) 39.0% (’10) 53.9% (‘11) 63.2% (’12) 77.0%
 
□ 취급상품별 수익비중
IFA들의 취급상품별 수익비중을 살펴보면, 투자상품 36.5%, 연금 39.1%, 모기지 8.9%, 보장성 7.6%, 보험 7.9%로 투자상품 및 연금이 70% 이상 차지(‘08년 기준)하고 있다.
 
이는 보험ㆍ모기지ㆍ보장성상품 등은 가격비교 사이트가 보편화되어 있어 마진이 높지 않거나, 동 상품 특성상 자문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며, 상위 IFA들은 주로 상품이 복잡하거나, 체계적 자산관리를 요하는 투자상품 수익 비중이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 상위 10개사 중 6개사는 투자상품 비중이 50% 이상


TOP10 IFA의 상품별 수익비중동향_영국
 
□ 자문보수 수준
IFA의 보수 수준은 각 사별ㆍ고객과의 계약별로 상이하며 일반적으로 비공개인 경우가 많으나,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자문보수는 다음과 같은 수준이다.
 
* 영국 IFA에 대한 정보제공업체인 Vouchedfor가 ‘11년 fee-base IFA 5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 (시간제) 초기 자문시 시간당 약 50파운드~200파운드
- (정액제) 초기 자문시 1,000파운드~2,000파운드
- (정률제) 자문대로 투자 실행을 할 경우 최초에는 예치 자산의 1.5%~2%, 이후 연단위 자문ㆍ실행서비스에 대해서는 0.5%~1%
 
 4. 영국 IFA 성공요인

□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금융상품(Customized Financial Product) 제공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자문서비스를 포함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컨설팅형 판매채널*의 성격 을 띄고 있다.
 
- IFA가 주로 기존 고객들의 소개를 통하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을 통한 신뢰확보는 필수적
 
* 고령화, 지식경제사회 도래 등으로 노후대비 투자형 상품이나 각종 리스크 보장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자문서비스에 기반한 컨설팅형 판매채널은 확산 추세이며 대체로 비전속채널 형태로 운영 되고 있다.
 
□ 고객 앞 금융상품에 대한 One-Stop Shopping 제공
은행에서 금융상품을 구입하는 경우 고객들은 각 상품별 담당자와 상담을 해야 하지만, IFA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개별 IFA를 통해서 One-Stop Shopping이 가능하다.
 
□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영국에서는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 자문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은행 보다는 IFA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 영국 사람들은 금융상품 구입 시 전문가에게 자문서비스를 받는 경향이 높아 IFA와 같은 전문채널을 더 선호
 

 III. 시사점

금융위기 이후 투자권유, 보수 및 수수료, 계열거래 등에 대한 규제 강화 등 독과점 완화를 위한 경쟁정책에도 불구, 투자자 중심의 경쟁구조로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원인 중 하나로 제한적인 판매채널의 문제점이 지적 되었다.
 
이러한 배경하에 금융당국은 판매채널 다변화를 위해 펀드슈퍼마켓과 독립투자자문업자 제도에 대한 도입 논의를 계속 해 왔다.
 
상품의 다양성과 비용절감 효과를 제공하고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확대하기 위해 개방형 펀드판매망(펀드슈퍼마켓)과 함께 독립적으로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권유하고 자문수수료를 수취하는 ‘금융상품자문업’이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존 판매업무와의 차별화를 이루고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자문행위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시켜 자문수수료 지급에 대한 거부감 등을 극복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 박미양 제로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