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헤지도 투자

최근 일본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 환 헤지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6개월간 원-엔환율이 하락을 거듭하는 등 엔화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표시 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은 펀드자체의 수익률과 상관없이 엔화가치 하락비율만큼 손실을 본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외펀드 투자는 펀드와 외환 두 가지 대상에 대해 투자를 하는 것이다. 만약, 투자지역이 전세계에 걸쳐있는 글로벌 펀드라면 펀드를 구성하는 통화가 다양해져 환율변동으로 인한 효과를 서로 상쇄시킬 수 있으나,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환율변동으로 인한 수익률저하를 막기 위해선 환 헤지를 해야한다.

환 헤지를 하는 방법은 외국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국내에서는 판매만 대행하는 역외펀드(off-shore fund)와 국내 운용사가 운용에 대한 일반적인 역할을 하는 역내펀드(on-shore fund)가 각기 다르다.

역내펀드의 경우 국내 운용사가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환 헤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역외펀드는 투자지역의 통화로 환전해 가입하고 수익률도 해당 통화로 계산되므로 펀드 가입시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가 선택해야 한다.

참고로 펀드에 가입할 때 적용되는 환율은 현금 매도율, 환매시에 적용되는 환율은 현금 매입율이며, 선물환거래에 적용되는 환율은 고시되는 여러 환율들 중 전신환 매도율(T/T Selling)이다. 실제 적용 환율은 환전하는 은행마다 우대환율을 적용하여 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

 

환율이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환율이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일본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들 중 엔화로 투자되는 펀드들의 각 통화 표시 평균 수익률을 구해보았다.

원화대비 엔화가치가 떨어졌던 지난 6개월간을 살펴보면 원화표시 수익률이 엔화표시 수익률에 비해 작음을 알 수 있다. 엔화표시 수익률은 펀드가 투자한 자산의 수익률 그 자체이지만 원화표시 수익률은 펀드를 엔화로 환매한 후 다시 원화로 교환한 수익률이므로 엔화가치 하락폭이 반영된 것이다. 만일 엔화표시 펀드에 투자한 후 그만큼 환헤지를 한 투자자라면 환가치 변동에 따른 손실을 거의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엔화표시 수익률이 본인의 투자수익률이 되고, 환헤지를 안한 투자자라면 원화환산 수익률이 본인의 투자수익률이 된다. 예컨대 펀드의 기준가격이 $100에서 $110로 상승시 환율이 $1,000에서 $1,100으로 변했다면 달러표시 수익률은 10%(=$110/$100-1)이지만 원화환산 수익률은 21%(=($110*\1,100)/ ($100*\1,000)-1)가 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펀드의 기준가격은 변동하지 않고 환율만 $1,000에서 $1,100으로 변했다면 $표시수익률은 0%이지만 원화환산수익률은 10%가 되는 것이다.

국내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역시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의 성과가 환헤지를 하는 경우에 비해 지난 6개월간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수익률 격차가 환헤지에 의한 것인지 투자수익률 자체가 부진해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투자펀드와 달리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는 환헤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의 수익률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해당 운용사의 해외투자에 대한 전문성, 환위험 헤지의 용이성, 제공되는 정보의 질 등을 기준으로 선호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이다.

 

해외펀드의 환 헤지

 

현재 환 헤지를 할 수 있는 통화로는 US달러, 유로, 엔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펀드 내에서 자체적으로 환 헤지 여부를 결정하는 역내설정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각 지역별, 펀드별 환헤지 방법이 매우 상이하다.

예컨대 범중국권에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들의 경우 일단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한 다음에 다시 홍콩달러로 환전하여 홍콩의 H주(홍콩 주식시장에 투자된 중국 우량기업들의 주식)나 Red Chip(중국 정부와 국영기업이 최대주주로 참여해 홍콩에 설립한 우량기업들의 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환헤지도 원달러(US)와 달러(US)홍콩달러에 대해서 이중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환헤지 수준도 펀드별로 다른 실정이다.

인도주식펀드들은 미국시장에 상장된 인도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비용상의 문제로 환헤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범중국권과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펀드별로 환헤지 수준과 내용이 상이하여 일관된 결과를 얻기가 어려웠다.

참고로 해외펀드투자의 경우 모든 수익에 대해 소득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상장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는 국내펀드에 비해 세후 수익률에 있어 불리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세전 기대수익률을 국내 펀드에 비해 높게 잡을 필요가 있으며, 같은 이유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 해외펀드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앞서 일본투자펀드의 경우처럼 해외펀드투자시에는 환율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환헤지라는 것은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와 외국 통화의 교환비율을 고정하는 것이다.

투자자 甲씨의 사례를 통해 실제 환헤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투자자 甲씨는 투자기간 2년을 예상하고 현금 100,000원을 1$=1000원의 환율로 환전하여 $100를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였다. 이때 甲씨는 향후 달러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원금에 대해서 1년 뒤에 $1를 1,000원에 바꿀 수 있는 통화선물계약을 체결하여 환헤지를 하였다. 1년이 지난후 甲씨가 투자한 펀드의 가치는 $110이 되었다고 할 때  甲씨는 투자를 1년 연장하거나 환매할 수 있다.


경우 1 >

1년 뒤 달러가치가 甲씨의 예상대로 떨어져(환율하락) $1 = 900원이 된 경우

甲씨의 예상대로 달러가치가 떨어진 경우 환헤지 유무에 따라서 10,000원 만큼의 차이가 발생하여 환헤지를 통해 추가적으로 10,000원의 수익, 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甲씨의 예상과는 반대로 달러가치가 오를 경우엔 환헤지를 통해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경우 2 >

1년 뒤 달러가치가 甲씨의 예상과는 반대로 상승(환율상승)하여 $1 = 1,100원이 된 경우

甲씨의 예상과는 반대로 달러가치가 상승한 경우 환헤지 유무에 따라서 10,000원 만큼의 차이가 발생하지만 환헤지를 통해 10,000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만약 환매를 하지 않고 환헤지 계약을 연장을 한다하더라도 1년 뒤 환율이 900원이라면, 통화선물계약대로 원금 $100를 1,000원에 팔고 다시 $900에 사들이면 되므로 10,000원만큼의 정산금을 수령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1년 뒤 환율이 1,100원이라면, $100를 1,000원에 팔아 1,100원에 사들여야 하므로 10,000원 만큼의 금액을 추가적으로 납입해야 한다.

甲씨의 사례처럼 환율변동의 방향에 대한 예측이 정확하다면 환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예측이 틀릴 경우 추가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또한 환헤지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선물환계약의 대상이 원금으로 제한되며, 수익에 대해서는 환매시점 환율이 적용되고, 투자자금의 빈번한 입출금이나 환헤지의 연장 등에 따라 새로운 환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의 환헤지 여부 및 환헤지 방법에 대해 판매사 및 운용사에 문의를 하여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요구된다.
[제로인 고영호 :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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