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彼知己 해외투자펀드…① 중국투자 펀드

知彼知己 해외투자펀드…① 중국투자 펀드

한국에게 있어 중국의 의미는 점점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경제구조나 해외투자가 중국 편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 수출의 23%, 해외직접투자의 50%가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펀드 투자자금의 32%가 중국에 집중되는 등 그 비중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현명한 투자의사 결정을 위해서 중국경제상황과 주식시장은 물론 투자대상 중국주식펀드의 특징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편집자 주]

 


작년 중국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것과 더불어 이르면 3월부터 펀드의 해외주식 시세차익 비과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재경부 발표에 힘입어 중국펀드로 자금이 쇄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1월말 중국증시가 하루 만에 무려 6.5%나 폭락하자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중국주식펀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식시장 구조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 주식시장은 크게 본토시장(상하이 A•B, 선전 A•B)과 홍콩시장(H•R)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A시장은 내국인 전용시장이었고, B시장은 외국인 전용시장으로 1991년 만들어졌다.  따라서 상하이는 US달러, 심천은 홍콩달러를 사용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A주 매입이 제한되어 있었으나 2003년부터 외국인 적격투자가(QFII)자격을 가진 투자자에 한해 매매가 허용되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들 중 중국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피델리티 중국포커스펀드를 제외하곤 중국 본토시장보다는 홍콩증시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QFII를 취득한 국내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홍콩 H주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주요기업 주식을 말하며, R(레드칩)은 중국 국영기관, 성, 시 등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홍콩상장기업을 뜻한다. 결국 국내 판매되는 중국주식 펀드의 성과는 대부분 중국시장보다는 홍콩시장의 성과에 좌우되며 그 결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였던 상하이종합지수와는 달리 하락한 홍콩 H주 지수의 영향으로 인해 최근 중국펀드수익률은 오히려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중국 본토에 대한 직접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시장이 최근까지 강세를 보였던 요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양호했던 2006년 경제성장률과 안정적인 환율 및 대외수지, 주요 기업의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 중국증시 체질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특히 중국증시의 변화는 개인의 규모가 기관투자자의 5배에 이르지만, 점차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QFII를 통한 해외투자자금의 유입과 더불어 중국 내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증시투자가 작년부터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31일의 급락은 최근 점증하는 중국증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우려의 근거로 우선 상하이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가 25~30배로 한국의 10배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과 전체 발행주식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비유통주식의 유통 주식화가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국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결정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지난 5년간의 주가지수 등락률과 경제성장률을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지난 5년간 9%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까지 주가는 여타 신흥시장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출처: Lipper HindSight, 한국은행

최근 눈먼 낙관론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있는 중국 당국은 신규뮤추얼펀드 조성 불허,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의 시중은행에 대한 주식투자용 신규대출중단 및 기존대출의 회수 지시, 핫머니 흐름 감시를 위한 금융정보기구 설립 등의 투자억제책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폭등에 대해 갑작스레 토지증치세(토지가격 상승분에 대해 30~60%까지 세금을 부과)를 도입했던 것처럼 주식시장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가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이유로 올해 중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세를 얻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중국 A•B 시장에 대한 투자 비율이 높은 중국주식형펀드를 들 수 있고, 그 외 홍콩주식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홍콩증시형 펀드 및 범중국권(중국본토,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 투자하는 범중국 펀드로 나눌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중국 펀드들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FoFs : 펀드 오브 펀드)가 있다. 국내에 판매중인 중국 본토주식 펀드의 대표주자로는 피델리티 중국 포커스 펀드를 들 수 있겠다. 중국 포커스 펀드의 경우 2006년 6월말 현재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비중이 69.3%에 이른다.

중국 본토에 대한 간접적인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펀드로 홍콩주식형 펀드로 HSBC 중국 주식형 펀드를 들 수 있다. 이 펀드는 12월말 현재 H주에 68%, 레드칩에 25%를 투자하며, 상하이 B시장에 0.9% 투자하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QFII를 획득한 한국 투자기관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투자펀드의 대부분은 홍콩시장에 대해 투자가 이루어 지고 있으며 아주 일부만이 B시장에 대해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홍콩증시형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그 외의 역외펀드들은 홍콩과 대만의 투자비중이 각각 50%, 20%를 상회하는 등 범중국펀드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FoFs는 10여 개 내외의 펀드에 분산 투자하여 수익률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참고로 역외펀드는 중국관련 주식펀드를 중국주식형과 범중국주식형,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리퍼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 130개의 중국 주식펀드가 있고, 102개의 범중국 주식펀드가 있다. 가장 많은 국가에서 팔리는 펀드는 템플턴 중국펀드로 총 27개 국에서 팔리고 있다.

따라서 펀드 투자자는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 지역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개인투자자가 직접 포트폴리오(투자지역별 비중)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운용사와 판매사에 문의를 해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역내외 설정 중국주식펀드의 성과를 살펴보면 같은 중국펀드라도 유형에 따라 수익률 패턴이 다르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표1 역외펀드의 5년간 연도별 성과>

지난 5년간의 연도별 역외 중국투자 펀드의 성과를 보면,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와 그렇지 않은 펀드간 수익률 차이는 명백하다. 2006년 한해만 놓고보면 중국주식펀드는 80%이상 수익을 낸데 반해 범중국주식펀드는 최고 46%에 그쳤다.

<표2 역외펀드의 장기 누적 성과>

그러나 3년이상 장기누적 성과를 보면 중국주식펀드와 범중국주식펀드간의 수익률 격차는 줄어든다. 이는 중국본토 주식시장이 아니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토경제와 연계성이 높은 만큼 행성을 맴도는 위성처럼 크게보면 행성(본토)의 움직임과 함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표3 역외펀드의 단기 성과>

최근 중국투자 주식펀드들은 홍콩증시의 부진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역내펀드의 경우 본토 B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이 15%정도인 동부 차이나 주식을 제외하곤 대부분 홍콩시장에만 투자를 함으로써 1개월 손실 폭이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주식형인 피델리티 포커스 펀드도 중국에만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므로 Lipper Global Equity China 지수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따라서 중국 주식형 펀드가 아닌 홍콩증시형 펀드인 모든 역내펀드들의 성과는 투자지역의 제한으로 인해 중국 주식형 펀드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표4  역내펀드의 단기 성과>

 

      출처: 제로인, Lipper HindSight 
      주1: 수익률 및 투자규모는 2006년초 이후 누적

지난해 중국주식펀드에 대해 이루어졌던 투자를 살펴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와 국내에서 설정된 역내펀드를 합한 중국투자 주식펀드의 투자규모가 수익률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작년 5,6월을 살펴보면 6월 투자수익률이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금은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 투자들이 과거 성과에 의존해 투자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 후 수개월간 수익률이 다시 회복됨에도 불구하고 자금은 정체상태를 보였으나 수익률이 전고점을 돌파하고 나서야 다시 급증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투자패턴은 개인별 투자수익률 차원에서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주식펀드도 글로벌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펀더멘탈 차원에서 고수익 가능성이 있는 지역펀드 3~4개를 골라 길목을 지키는 투자전략이야 말로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그렇게 판단하고 투자한 개별 펀드가 단기적으로 급락한다고 해서 섣불리 환매했다가는 지난해 5월 잠시 급락세를 보였던 인도주식펀드에서 우리 투자자들이 범했던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다.

[고영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