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彼知己 해외투자펀드…③ 유럽투자 펀드

知彼知己 해외투자펀드… 유럽투자 펀드

글로벌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흥시장의 높은 위험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유럽 등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선진국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투자지역의 다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최근에는 서유럽의 안정성과 동유럽의 성장성이라는 양날을 무기로 삼고 있는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와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주: 역내펀드는 2007년 3월말, 역외펀드는 2007년 2월말 기준
    2007년 3월말 역외펀드 규모는 2월말과 동일하다고 가정한 추정치임
  자료: Lipper Hindsight, 자산운용협회, 제로인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의 규모는 국내와 국외설정 모두 합쳐 2006년말 1조 5,114억원에서 2007년 2월말 현재 2조 5,435억원까지 성장했다. 유럽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자 운용사들은 서둘러 유럽펀드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발표까지 한몫 거들면서 역내 유럽펀드는 연초이후 23개가 새로 만들어 졌으며 1,803억원이었던 역내 유럽펀드 투자규모는 3월말 현재 1조 4,053억원으로 석달만에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유럽펀드는 크게 선진유럽에 투자하는 펀드와 신흥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로 구분된다. 선진유럽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의 선진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MSCI 국가별 비중(2006년말 기준)에서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흔히 유럽펀드라 하면 성장률이 낮은 국가들로 구성된 선진유럽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따라서 유럽펀드의 기대수익률도 선진국의 기대수익률 수준인 5~10% 수준으로 낮다. 반면 신흥유럽은 러시아, 체코, 터키, 폴란드, 헝가리 등의 신흥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MSCI 국가별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의 지수 비중과 비슷한 1.3%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작은 신흥시장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은 인근에 위치한 유럽연합국들에 저렴한 노동력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제공하며 매년 5%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펀드의 기대수익률은 높다.



지난 5년간 유럽 주식펀드의 누적수익률은 26.1%로 전세계 주식펀드 수익률인 61.3%의 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성적표가 나빴다. 반면 10년 누적수익률을 보면 아시아태평양 주식펀드 및 신흥아시아 주식펀드의 수익률에 비해 적게는 두 배, 많게는 네 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10년 전 러시아의 국가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잊혀졌다 최근에 다시 소개되고 있는 신흥유럽 주식펀드의 경우 연평균 16%라는 매우 매력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주: 2003년 4월 이후 리퍼글로벌 유형평균 누적 수익률
자료: Lipper Hindsight, 제로인

특히 유럽의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2003년 4월 이후 유럽과 신흥유럽 주식펀드의 누적수익률을 보면, 지난 4년동안 각각 112%와 271%의 수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럽은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강세, 유로통합 이후 활발하게 진행되는 기업간 인수합병, 구조조정에 따른 유럽 기업 수익성 제고, 실업률 감소, 소비심리 상승 등의 요인들이 반영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경제성장 덕에 3월말에는 러시아와 동유럽을 포함한 유럽 24개 증시의 시가총액이 제 1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으로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앞지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 MSCI지수 기준통화 수익률-변동성
  자료: Lipper Hindsight, 제로인

최근 3년간 MSCI 주요 지수의 수익률과 위험 특성을 살펴보면,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상대적으로 저위험과 저수익을 보인 반면 신흥유럽은 고위험 고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을 비롯한 신흥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위험에도 불구, 유럽시장과 비슷한 수익을 보였음을 봤을 때 유럽의 위험대비 수익은 꽤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유럽지역의 수익률이 양호했던 최근 3년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연도별 및 측정시점별로 수익과 위험이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주: MSCI지수의 주간수익률을 이용
   자료: Lipper Hindsight, 제로인


현재 유럽주식 투자에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는 벤치마크지수는 MSCI 유럽지수인 MSCI 유럽지수와 각 지역의 MSCI지수와의 상관관계 분석을 살펴봤다. MSCI유럽지수는 선진국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94인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비중이 높은 중국(0.40), 인도(0.42) 등 신흥아시아지수(0.53)와의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국지수와의 상관관계도 0.48로 낮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선진국으로 통용되는 유럽시장이 분산투자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는 투자지역에 따라 유럽 주식형, 신흥유럽 주식형으로 나눠지고 있다. 1개월 성과를 기준으로 수익률 살펴보면 신흥유럽 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4.07%)이 유럽 주식형(1.65%)의 펀드들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산업의 비중이 30%에 이르는 특성상 국제유가의 상승이 펀드수익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은 신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이 큰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신흥유럽시장의 경우 고수익이 매력적이기는 하나 세계 투자가들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MSCI글로벌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불과한 작은 규모의 투자시장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위험이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럽펀드라 하더라도 다 같은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가 아니고, 투자지역별로 위험과 기대수익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투자지역을 꼼꼼히 살피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김재근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