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펀드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에 접어들자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덱스 펀드는 시장 상승에 대한 믿음은 있으나 개별 종목 선택이나 펀드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인덱스 펀드는 특정주가지수를 추종하도록 포트폴리오를 짜는 펀드를 지칭하는 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에선 전체 펀드 중 30~40%를 차지할 정도로 활성화 되어 있다.

인덱스 펀드의 현황
 
1976년 뱅가드에 의해 최초 설정된 인덱스 펀드는 1980년대 들어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보편화되었으며 1999년에는 신규 유입된 자금의 40%가 인덱스 펀드로 흘러들 정도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에 처음 도입되었지만, 투자자들의 단기적 투자성향과 주식시장의 거듭되는 등락으로 인해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2004년 주식시장의 상승과 더불어 많은 펀드들이 출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단기에서 장기로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으며, 한국주식시장의 밝은 전망과 퇴직연금 도입 등의 외부상황을 고려하면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 역내펀드는 2007년 3월말, 역외펀드는 2007년 2월말 기준
    2007년 3월말 역외펀드 규모는 2월말과 동일하다고 가정한 추정치임
 자료: Lipper Hindsight, 자산운용협회, 제로인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구성하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므로 특정종목 집중투자에 의한 위험이 적고, 운용을 위해 별도의 리서치 조직이 필요 없으며 매매회전율도 낮아서 운용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또, 운용방법이 주가지수 구성종목을 동일하게 매수하여 보유하는 것으로 펀드 포트폴리오 구성내역이 투명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덱스펀드는 주식편입비를 조절하지 않기 때문에 약세장에서의 수익방어에 취약한 면이 있으며 극단적인 소형주 장세나 테마장세에서는 일반적인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
 


인덱스펀드 종류 날이 갈수록 다양해져
 
최근 들어서는 KOSPI200을 추종하는 데서 벗어나 약세시장에 초점을 맞춰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베어마켓 펀드를 비롯하여, KRX100 지수, 배당지수, 기업구조개선지수 등 다양한 지수를 추종하는 많은 기타 인덱스 펀드들이 출시되었다.
 

주: 2003년 4월 이후 리퍼글로벌 유형평균 누적 수익률
자료: Lipper Hindsight, 제로인

코스피200 인덱스펀드와 기타인덱스 펀드 중에는 인덱스펀드의 한 종류인 ETF(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도 있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인덱스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모두 지닌 상품이다.

따라서, 투자의사결정과 실제 투자간의 시차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2002년 KOPSI200을 추종하는 KODEX200과 KOSEF200이 처음 도입된 이래로,2005년 KRX100과 코스닥 스타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2006년엔 자동차, 은행, 반도체, IT 등 주요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6개의 ETF가 출시되어 총 12개에 이르고 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며, 12개 ETF의 운용보수 평균이 연 0.48%으로 가장 저렴할 뿐만 아니라 매매시 부과되는 거래세(0.3%)가 면제되는 등 비용상의 이점이 있다. 게다가 분기마다 배당금을 현금으로 지급받기 때문에 시장평균 배당금 수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외에 증권선물거래소에서는 3분기에 해외ETF의 국내 증시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해외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말 현재 글로벌 ETF는 16개 지역에 상장되어 종목수 732개, 자산규모 5,739억 달러(533.7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92.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ETF시장의 성장은 더딘 실정이다.


  주: MSCI지수 기준통화 수익률-변동성
  자료: Lipper Hindsight, 제로인

인덱스펀드 평균보수율 0.88%, ETF 0.48%에 비해 여전히 비싸
 
인덱스 펀드의 보수 변화(ETF 제외)를 살펴보면 2003년까지 연간 총보수율이 증가세에 있다가 그 후 점차 감소하여 1%미만(대상펀드 단순평균)인 현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보수율 인하추세는 총보수중 구성비중이 가장 높은 판매보수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상품인 ETF의 총보수율이 평균 0.48%로 저렴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TF의 보수율이 저렴한 것은 판매보수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대신 ETF는 매매할 때 증권사에게 거래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주: MSCI지수의 주간수익률을 이용
   자료: Lipper Hindsight, 제로인


‘액티브’냐 ‘인덱스’ 펀드냐는 결국 신뢰의 문제
 
액티브 펀드와 인덱스 펀드 중 어떤 펀드를 선택하느냐는 문제는 결국엔 펀드매니저와 시장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하느냐의 문제이다. 투자기법이 고도화되고 정보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시장에서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엄격한 공시제도의 도입 등은 시장을 더욱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펀드가 시장을 초과하는 성과를 올리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에는 국내 액티브 펀드가 2006년에는 해외펀드가 주식시장을 초과하여 아직까진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미진하지만 이러한 자산시장의 거품이 언제까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지금 시점에서 인덱스 펀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선진 시장인 미국의 경우 최근 10년간 전 기간에 걸쳐 성장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S&P500지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도 비슷한 실정이다. 2007년 1월 6일을 기준으로 100억 이상의 성장형 펀드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지난 3년간 연속으로 BM(벤치마크)수익률을 초과한 펀드는 한 개로 전체 대상 펀드 74개의 1.4%에 불과했다. 2년간 연속으로 BM을 초과한 펀드는 20.5%, 1년간 BM을 초과한 펀드는 24.0%를 보였다. 즉, 아무리 적극적인 운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연속해서 시장보다 우월한 성과를 보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장점이 부각되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시장에서 액티브 펀드의 평균수수료는 2.5%이지만 인덱스 펀드는 1% 미만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약 1.5%의 수수료 차이는 장기로 갈수록 액티브 펀드가 받는 수수료가 커지기 때문에 복리효과에 의해 큰 수익률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다.

인덱스펀드 초과수익률 안정성, 액티브펀드보다 높아
 
첫째로 인덱스펀드와 성장형 펀드를 대상으로 과거 6개월, 1년, 2년, 3년 수익률이 BM대비 양(+)이었던 펀드의 비중을 구해본 결과 다음과 같았다. 모든 기간에 걸쳐 인덱스펀드가 성장형 대비 BM을 초과하는 비중이 더 높았다.


 


둘째로, 인덱스펀드와 성장형펀드의 유형내에서의 수익률 편차를 비교해보았다. 각 유형에서 상위 20%를 보인 펀드와 하위 20%를 보인 펀드의 평균수익률을 차감하여 비교하였다.



그 결과 ETF, 인덱스펀드, 성장형펀드 각각 1%내외, 2.6~8.7%, 9.95~24.93%의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이는 성장형펀드의 경우 펀드가 격차가 심해서 어떤 펀드를 선택하느냐가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인덱스펀드의 경우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TF가 일반인덱스펀드보다 수익률 격차가 작은 것은 대다수 인덱스펀드가 인덱스를 추종하되 초과수익률을 추구하는 인핸스드 인덱스(일명 인덱스알파) 펀드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덱스펀드가 향후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나 펀드선택에 자신이 없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투자자들의 인덱스펀드 활용전략

우선 고려해볼 수 있는 전략이 Core-Satellite전략(핵심-위성 전략)이다. 핵심상품군에는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도록 인덱스펀드나 ETF를 편입시키고, 위성상품군에 초과수익을 추구하도록 종목선택, 섹터투자 등을 전문화 할 수 있는 섹터 ETF나 펀드, 종목 등을 편입시킨다. 이러한 전략은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전략은 해외주식투자를 고려할 때나 특정섹터에 투자할 때 인덱스펀드나 ETF를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ETF의 경우 이 전략을 사용하기에 유용하다. 하지만 해외ETF 직접투자시에는 증권사의 중개수수료, 환율, 세금 문제 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5월 안에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해외펀드 주식매매차익 비과세에 해외ETF는 해당이 되지 않음 또한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올 3분기에 증권거래소에 해외ETF가 상장되면 다소나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고영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