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폭탄 터지나…유럽지수 연계 2.2조 '손실구간' 진입

- 유로스탁스 3777.84 이상서 발행된 ELS `낙인 구간` 진입
- 2300선 밑으로 빠지면 올 만기 ELS도 위험 지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달 발행된 유로스탁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무더기로 낙인(Knock in·손실 구간 진입)을 찍었다. 무려 2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ELS 낙인 레벨이 기초자산 가격의 65% 선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유로스탁스50지수가 2월 고점 대비 무려 36.6% 수직 낙하한 영향이다. 아직 만기까지 3년이 남았기 때문에 최종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유로스탁스50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ELS 마저 낙인을 찍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 지난달 5일부터 14일 발행된 유로스탁스 ELS 빨간불

17일 이데일리가 모든 증권사의 ELS 발행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유로스탁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미상환잔액(35조9000억원, 12일 기준) 중 2조1700억원이 낙인을 찍었다.

2월 5일부터 24일까지 유로스탁스50지수가 3777.84(2월 5일 종가)부터 3865.18(2월 19일) 사이일 때 발행된 ELS 중 낙인 레벨이 65%인 ELS가 모두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한국투자증권 등 16개 증권사가 해당 ELS를 발행했고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3100억원씩 발행해 가장 많았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도 2000억원 이상 발행했다.

유로스탁스50지수는 2월 19일 종가 기준으로 3865.18을 기록해 고점을 찍었으나 불과 한 달여만인 3월 16일, 2450.37까지 하락해 36.6% 급락했다.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려 2만8000여명에 달하는 데다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 및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에 유럽의 재정 취약국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는 연초 이후 48% 하락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하락세가 37%에 달한다. 이에 유로스탁스50지수가 ELS가 기초자산으로 삼는 여타 지수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낙인 레벨이 65%로 높아진 것도 손실 구간에 빠르게 진입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미상환잔액 기준이긴 하나 2017년 발행된 ELS 중 낙인 레벨이 65%인 ELS의 비중은 22.7%였으나 2018년 9.7%로 줄더니 작년 51.7%, 올해 57.9%로 증가했다.

낙인을 찍게 될 경우 만기 시점에 반드시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상승해야 이익이 나는데 대부분 낙인 레벨까지 오르면 손실이 면제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또 낙인을 찍긴 했으나 지난 달 발행된 ELS는 만기가 3년이라 2022년~2023년내에 최초 기준가격의 65% 이상으로 회복하기만 하면 손실을 피할 수 있다.

◇ 유로스탁스 2300선으로 하향시..올 만기 ELS도 걱정

문제는 유로스탁스50지수가 추가로 하락해 2300선대로 빠질 경우다. 이 경우 지난달 발행된 ELS 중 낙인을 찍는 ELS가 늘어날 뿐 아니라 올해 만기되는 ELS 중에서도 낙인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높아진다. 올해 9월 21일 만기되는 한국투자증권트루9287은 낙인 65% ELS로 2300.73 밑으로 빠질 경우 낙인 구간에 진입한다. 11월 12일 만기되는 한화스마트4437, KB증권5217 ELS도 각각 2335.94, 2323.44가 낙인 구간이다.

유로스탁스50지수보다 낙폭이 크진 않으나 다른 지수들도 3년래 최고점 대비 30% 안팎으로 하락한 터라 추가 하락이 있을 경우 낙인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일명 H지수와 항셍지수는 2018년 1월 29일 고점 대비 16일 종가 기준 32.4%, 30.0% 떨어진 상태다. 코스피200지수도 2017년 11월 2일 고점 대비 32.7% 급락, 낙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7년, 2018년 발행된 ELS가 모두 상환되지 않은 데다 낙인 레벨이 65%라면 손실 진입 가능성이 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품 구조가 모두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우나 과거 금융위기 사례를 보더라도 지수가 급락했으나 만기 3년 내에는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6년 H지수 폭락 시점에도 2017년, 2018년 대부분 회복됐다”고 말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