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환란의 2008년, 주식펀드 Down…채권펀드 Up

1) 개황

‘최악의 해’로 기억될 2008년 코스피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우려에 -40.73%라는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영향을 받아 국내주식펀드도 1년간 -38.50%의 극히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9년 1월 2일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2008년 1년간의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일반주식 펀드는 -39.46%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000년 IT버블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보이며 전 업종들이 폭락했고 일반주식펀드 역시 그 충격을 비껴가지 못했다.

유형별로는 삼성그룹주가 속한 테마주식펀드가 -31.13%로 가장 작은 낙폭을 보였고 경기에 따른 민감도가 비교적 적은 배당주식펀드가 -36.6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SPI200인덱스펀드는 -37.89%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중소형주식펀드는 38.11% 하락했다.

이렇듯 전 펀드가 매우 부진한 수익률을 보인 가운데 삼성그룹주 펀드들과 배당주식펀드들이 연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1년간 14.41% 하락에 그친 통신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들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일반주식혼합 펀드와 일반채권혼합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19.81%와 -8.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8년 채권시장 역시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2007년부터 문제의 불씨를 안고 있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됐고 금융에서 시작된 악재가 실물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세계 각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한국 역시 이에 발맞추며 금리인하를 시행했고 하반기 들어 채권금리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국내 채권펀드는 1년간 8.04%의 우수한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다.

신용 및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금리가 내려가자 국고채 금리는 즉각 반응하며 하락했지만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부도리스크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국고채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일반중기채권 펀드가 10.40%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특수채와 통안채 비중이 높은 우량채권펀드도 8.84%의 수익을 거두며 그 뒤를 따랐다. 듀레이션이 짧은 초단기 채권 펀드는 6.57%의 성과를 올렸고 일반채권펀드는 같은 기간 4.63%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채권펀드가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한 해였지만 편입채권이 무엇인지에 따라 펀드별로 성과의 오름폭에는 차이가 있었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국채는 급락에 급락을 거듭했지만 회사채와 은행채 등 신용위험이 부각된 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들 채권의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은 작은 수익률 상승폭을 보여줬다.




2) 주식/ 채권시장 요약

주식시장
2008년은 증시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글로벌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는 시간이 갈수록 시장에 부담감으로 작용했고 갖가지 사건들이 몰려오면서 주식시장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 코스피지수는 1년간 40.73% 하락한 1,124포인트로 2008년을 마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연초부터 국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후 3월 들어 유동성 위기가 터진 베어스턴스의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금융위기 진정 기대에 코스피 시장은 상승탄력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증시는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가까스로 1600선을 지켜냈다.

그러나 이런 상반기의 악재들은 하반기에 불어닥칠 토네이도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코스피 시장은 주체할 수 없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2분기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국제유가는 7월 후반부터 하락했지만 이것이 글로벌 경기침체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또한 9월 이후 리만브라더스, AIG, 국책모기지업체 등 미국 대형금융기관들의 금융위기가 악화되면서 주가는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주식시장은 신용위기 혼란 속에 각종 기록들을 쏟아내며 최악의 한 달로 기억됐다. 하루만에 126.50포인트가 떨어지며 역대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는가 하면 3년 4개월만에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가 붕괴되는 공포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이런 폭락장세가 계속되며 2008년에는 사이드카도 코스피시장에 26번, 코스닥시장에 19번씩이나 발동되며 사이드카의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2008년 말에는 한미 통화스왑 체결 및 미 대선,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등으로 신용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간 낙폭을 더욱 축소하기엔 부족했다.

업종별로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업종에 속하는 통신, 전기가스업 등의 수익률 하락폭이 비교적 작았고 경기에 민감한 증권, 기계, 운수장비 등은 50%이상 하락하는 극히 부진한 성과를 보였고 특히 PF부실과 미분양사태 등에 큰 타격을 입은 건설업은 -58.83%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채권시장

2008년 채권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1년을 마감했다.

2008년 상반기 채권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서로 상반된 영향을 미치며 일진일퇴하는 장세를 그렸다.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경기침체로까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 났고 이는 채권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이후 5월 금통위 직전까지 경기둔화를 우려해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고 따라서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만연했지만 끝을 모르고 치닫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등으로 인해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수 밖에 없었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무산되자 실망감 및 손절매물 출현으로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8월에도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 등으로 금리상승 압력은 가중됐고 리만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및 메릴린치의 매각 등 신용위험이 재부각되면서 대세적인 금리 상승 분위기는 계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4분기에 들어서며 채권금리는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영국 등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공조에 따른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연말로 접어들면서 유럽중앙은행 및 영란은행, 미국의 정책 금리 인하와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기대감 등으로 채권금리는 더욱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1년간 국고채 1년물은 2.53%포인트 하락한 3.20%를 기록했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2.34%포인트, 1.99%포인트 하락하면서 단기물이 더욱 강세를 보였다. 반면 회사채 AA-는 0.82%포인트 상승한 7.72%,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BBB-의 경우 2.95%포인트나 오른 12.06%로 한해를 마감했다.




3) 주식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이 넘는 277개의 주식펀드(기타인덱스 펀드 제외) 모두가 마이너스(-)성적을 보였다. 이중 196개 펀드가 코스피지수 수익률인 -40.73%를 그나마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2008년 한 해 동안 업종대표주들을 편입하고 있어 주가하락 방어에 비교적 우수한 삼성그룹주 펀드들과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배당주식펀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그룹주들은 환율상승에 따른 혜택을 입었다. 상반기에는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거두면서 중소형주식펀드들의 수익률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하반기에는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속한 테마주식펀드들의 수익률이 다른 유형에 비해 그나마 양호하게 나타났다.

펀드별로는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펀드가 2008년 1년간 -27.28%로 가장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보유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등이 10%대의 하락에 그치면서 펀드 수익률 하락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역시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주식형-자(A)’, ‘한국투자삼성그룹주식형자(B)’가 각각 -27.82%, -28.19%의 근소한 수익률 차이로 2, 3위를 기록하는 등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반면 ‘프런티어우량주식C1’펀드가 1년간 -49.80%을 기록하면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펀드는 8% 이상으로 시장에 비해 많이 투자하고 있는 코스닥업종이 같은 기간 52.85 하락하면서 이에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4) 채권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이 넘는 29개 채권펀드 중 단 1개를 제외한 모든 펀드가 연간 5%이상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모든 펀드들이 콜금리(연환산 3.02%)를 상회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을 비롯해 1년물, 5년물 등 전체적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펀드들의 성과가 양호했다. 그러나 신용 및 자금 경색이 심화되면서 국고채 금리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채, 회사채의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에 국고채 보유비중이 높은 채권펀드들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채권펀드들의 성과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펀드들은 보유종목의 부실로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9월에 리만브러더스의 부실로 아이투신의 8개 채권펀드가 환매가 중단됐고, 이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신성건설 채권을 편입하고 있었던 ‘도이치코리아채권’펀드 역시 부실자산 발생 사유로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연간성과 최하위를 기록한 ‘KB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펀드 역시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코스닥 상장업체인 희훈디앤지 편입으로 환매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ABF Korea인덱스종류형채권CLASS A’가 11.89%의 높은 성과를 올리면서 연간성과 1위를 기록했다. 안정성을 기본으로 한 국채에 70%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이 펀드는 1년간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급락한 것에 효과를 입으면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 김주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