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끗발 안서는 주식형...채권형 강세는 이어져

새해 들어 주식시장은 지난 연말 폭락장 이후 단기 급반등 양상을 보이는 듯했으나 결국 흐지부지 다시 고꾸라지고 말았다. 한 주간 주식형 펀드들은 강보합 수준의 수익률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채권시장이 전주에 이어 강세 흐름을 이어감에 따라 채권형 펀드들은 고감도의 수익률로 연초를 맞이했다. 지난 10일(금)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제로인이 한 주간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주식 일반성장형 펀드는 0.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종합지수와 코스피200이 각각 -0.75%, -0.84%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식투자 비중이 40% 초과, 70% 이하인 안성형 펀드는 0.11%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상대적으로 주식투자 비중이 작은 안정형 펀드는 0.07%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주식관련 펀드 가운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만이 -0.48%의 수익률을 기록, 마이너스 성과를 안았다. 한편 기억하기 싫은 2002년을 보낸 코스닥 펀드는 1.11%의 수익률로 주식관련 펀드 중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3.13%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보기는 힘들다. 설정규모 100억원 이상이면서 1개월 이상 운용된 255개의 성장형 펀드 가운데 삼성투신 펀드의 성과가 돋보였다. 삼성드래곤승천주식3-24호가 한 주간 3.3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팀파워주식1호도 3.11%의 수익을 올렸다. 성장형 상위펀드 12개 가운데 11개가 삼성투신의 펀드들이다. 특히 이 펀드들은 최근 3개월 수익률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드래곤승천주식 3-24호와 3-28호, 하이테크 03주식 1-2호 등은 3개월 수익률이 10%를 넘고 있어 최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현대투신도 '밀레니엄칩 시리즈'를 내세워 대거 상위권에 진입했다. 순위 40위권 내에 밀레니엄칩 펀드가 17개나 포진했다. 동일한 팀에서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는 밀레니엄칩 펀드는 대부분 0.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프랭클린의 그로스 펀드들은 모두 최하위를 마크했다. 템플턴그로스장기증권1호와 템플턴그로스주식3호가 각각 -1.67%, -1.57%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템플턴의 성장형 펀드들이 꼴찌 5개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과 현대의 펀드(현대는 밀레니엄 칩 시리즈)들은 전기전자 비중이 높은 반면, 프랭클린은 중소형 가치주 비중이 높아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지난주엔 주식시장이 하락한 가운데에서도 반도체지수가 3.35% 상승하는 등 전기전자관련 종목들의 선전이 상대적으로 돋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마치 크라우칭 스타트(단거리 육상선수들의 스타트 방식으로 웅크린 자세에서 출발한다)와 스탠딩 스타트(장거리 육상선수용 출발기법)를 사용하는 선수들을 연상시킨다. 전형적인 장거리 선수인 프랭클린이 시장 분위기에 전혀 신경을 안 쓴다는 점에서 묘한 느낌을 자아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설정규모 300억원 이상의 운용사별 수익률에서는 삼성투신이 1.61%의 수익률로 유일하게 1%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삼성투신은 최근 3개월 수익률에서 유일하게 두 자리 수의 수익률(10.03%)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프랭클린(3.38%)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PCA 투신(0.97%)과 교보투신(0.96%), 미래투신(0.91%) 등은 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익률을 나타내 선전했다. 프랭클린은 유일한 -1%대(-1.22%)의 수익률을 나타내 주식시장의 분위기에 신경 쓰지 않는 그들의 고집을 다시 한번 엿보게 만들었다. 채권형 펀드들은 전주에 이어 다시 한번 높은 수익률 행진을 이어나갔다. 연 8.61%에 이르는 고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은 -0.01%포인트 하락한 5.0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고3년물은 직전주에 -0.12%포인트나 급락했지만, 지난주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된 반면 단기물들의 수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산금1년물이 -0.11%포인트 하락했고, 통안1년물과 국고1년물도 각각 -0.09%포인트, -0.08%포인트 떨어졌다. 설정규모 300억원 이상의 시가채권형 운용사 가운데 동부투신(연11.22%)과 제일투신(연10.78%), 맥쿼리자산(연10.49%) 등은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이투신이 0.04%(연2.21%)로 부진했지만 다른 운용사들은 대부분 연 5%후반대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개별펀드별로 보면 대한투신의 우먼파워추가형채권K-1호가 돋보이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지난주 0.35%(연18.50%)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최근 한 달간 무려 1.03%(연 31.47%)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국투신의 부자아빠마스터장기채권A-1호도 0.34%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307개 대상 펀드 중 114개가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한편 한 주간 채권 단기형으로 자금흐름이 집중됐다. 투신협회 분류기준에 따르면 한 주간 MMF로 몰려든 자금이 무려 4조 9767억원에 달해 MMF에 몰린 돈이 57조9955억원에 달했다. 지난 연말 일시적으로 빠졌던 자금이 재유입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조만간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기형에도 1조1009억원이 모여들었다. 반면 주식형에서는 예외없이 자금이 빠져나갔다. 순수주식형에서 634억원이 줄어들었고,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에서는 각각 161억원, 162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장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