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전쟁 위기 고조,,,채권형 급등, 주식형 하락반전

미국과 이라크를 둘러싼 전운(戰雲)이 짙어지면서 주식형 펀드는 힘없이 고꾸라졌고, 채권형 펀드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경기전망이 비관 일색으로 돌아서고, 매력적인 투자 수단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지면서 채권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주식형 펀드가 상승 한 주만에 다시 하락의 구렁텅이로 추락한 반면 시가 채권형 펀드는 연 10%가 넘는 고수익을 일궈냈다. 지난 28일(금) 공시된 기준가격(27일 종가)으로 제로인이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주식 투자 비중이 80% 정도인 일반 성장형 펀드는 한 주간 -2.90%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 주식비중이 평균 40~50%인 안정성장형은 -1.61 %, 주식비중이 20~30%인 안정형도 -0.68%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종합지수는 -3.81% 하락했고, KOSPI200은 -4.02% 추락했다. 주식시장에 가장 민감한 인덱스 펀드는 -3.32%의 손실을 기록해 주식관련 펀드 중 가장 손실 폭이 컸다.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전자(-6.28%)와 국민은행(-9.22%) 등이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고, 주주총회에서 큰 소란을 빚었던 하이닉스는 한 주간 무려 -21.15%나 폭락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8.59%, 통신 업종지수는 -20.35%나 떨어졌다. 설정규모 100억원 이상인 260개의 일반 성장형 펀드(1개월 이상 운용)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삼성투신의 하이테크03주식1호와 2호가 각각 -1.11%, -1.10%의 수익률로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펀드들은 보유주식 가운데 LG전자(12%대)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주 전기전자 종목의 하락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2.02% 상승해 그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LG투신의 매직성장PS주식1호와 하나알리안츠투신의 New Best Research주식A-1호는 는 한 주간 각각 -3.97%, -3.96%에 이르는 손실을 입어 상위권과 3%포인트 가까운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운용사별 수익률에서는 우리투신, SEI자산이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정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27개의 성장형 운용사 성과에서는 우리투신과 SEI자산이 각각 -1.58%, -1.97%의 수익률을 나타하며 선방했다. 교보투신(-2.17%), 삼성투신(-2.18%) 등도 하락장 방어력을 과시했다. 반면 LG투신과 하나알리투신은 -3.75%, -3.68%의 수익률로 가장 부진했다. 연초 후 수익률도 -6.86%, -6.27%로 나빠져 1위인 SEI자산(-0.92%)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락장이 지속된 연초 이후 업계는 평균적으로 -4.40%의 손실을 보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힘든 모습과 달리 채권형 펀드는 한 주간 0.21%(연11.08%)의 고수익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2주 동안 약세를 보였던 채권시장이 미-이라크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상승세로 급반전했기 때문이다. 국고채를 비롯한 채권의 수익률(채권가격)이 급락(급등)했다. 지표물인 국고채3년물의 수익률은 한 주 동안 무려 0.22%포인트나 하락한 4.57%를 기록했다. 2001년 10월에 이어 16개월만에 4.5%대로 진입한 것이다. 국고채5년물은 0.19%포인트 하락한 4.88%를 기록했고, 단기물인 국고채1년물과 통안채1년물은 0.11%포인트 떨어진 4.56%을 나타냈다. 특히 채권수요가 국고채3년물 집중돼면서 단기물과의 금리역전 현상이 심화됐고, 급기야 국고채3년물이 CD91일물(4.6%)을 밑도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현재 지표물이 콜금리 수준을 압박해 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지난 한 주 동안 채권형 펀드들은 짜릿한 수익을 올렸다. 설정규모 100억원 이상인 263개의 시가채권형 펀드(1개월 이상 운용) 가운데 무려 137개의 펀드가 연10%가 넘는 고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2주 동안 금리 상승에 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던 신한BNPP투신의 국공채 펀드들은 한 주간 놀랄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신한BNPP의 국공채장기채권SH1호는 한 주간 0.4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위세를 떨쳤다. 연으로 환산하면 무려 21.81%에 이르는 수익률이다. 같은 회사의 국공채단기채권SH-2호(0.40%)와 국공채단기채권SH-1호(0.39%)도 연 20%가 넘는 수익률을 뽐냈다. 국고채를 중심으로 이뤄진 채권시장 상승세의 기쁨을 한껏 맛 본 셈이다. 한편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몇몇 펀드는 연 1~2% 대의 초라한 수익을 내기도 했다. 제일투신의 Big&Safe알파스왑채권06-2호는 한 주간 0.04%(연1.98%)의 수익에 그치며 상승장에 초대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설정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32개의 시가채권형 운용사 수익률에서는 신한투신(연20.05%), 우리투신(연15.61%) 등을 비롯한 16개의 운용사가 연 10%를 넘는 성과를 나타냈다. 반면 아이투신은 연 3.40%의 수익률에 머물렀다. 직전 2주와 정반대되는 양상이 연출된 것이다. 한편 한 주간 시중 자금은 단기채권형 위주로 몰려들었다. 투신협회 기준으로 지난 한 주간 단기채권형에서 1조8714억원의 자금이 증가했다. 반면 장기채권형과 MMF에서는 각각 3464억원, 2475억원이 빠져 나갔다. 주식 관련 펀드의 수탁고 동향을 보면 순수주식형(307억원)과 주식혼합형(864억원)을 중심으로 자금 증가세가 이어졌고, 채권혼합형에서는 3466억원이 줄어들었다. <장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