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주목하라


1. 틈새상품으로 떠오른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

올 들어 증시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반등했다. 그렇다고 채권 투자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기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데 마땅한 투자처는 없는 것일까? 경기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요즘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가 틈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7월 ‘프랭클린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슈로더글로벌 하이 일드채권펀드’, ‘블랙록미국하이일드펀드’, ‘AB글로벌고수익펀드’ 등 네 개의 하이일드 펀드가 잇달아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운용사들이 하이일드 채권펀드 출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급락한 채권 가격이 경기회복에 힘입어 제자리를 찾으면 양호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초기에는 시중금리가 상승하는데 반해 투기등급 채권은 부도위험이 완화되면서 금리가 하락한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투기등급 금리는 여전히 2000년대 초 대비 고점수준으로 추가하락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들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역외펀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내 외국계 운용사들이 본사에서 운용 중인 역외 하이일드펀드를 재간접펀드 형태로 국내에 들여온 것들이다. 성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하이일드 채권펀드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하이일드 채권은 매입 기준으로 채권의 등급이 투자적격등급 미만(즉, 투자부적격)인 채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하이일드 채권은 투자적격채권보다 부도의 위험이 높다. 이에 일반 투자적격 등급의 채권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 때문에 고수익 채권이라고도 불린다. 신용평가회사마다 표기방법이 상이하나 S&P와 Fitch기준으로 BB 이하, Moody’s 기준으로 Ba이하의 투기등급을 부여받은 채권이 하이일드 채권에 해당된다. 하이일드 채권은 높은 신용위험으로 처음부터 투기등급으로 분류된 회사들이 발행한 채권(Original Issue)과 신용등급이 발행 당시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채권(Fallen Angel)으로 나뉜다.



2. 하이일드 채권 신규발행 급증

2009년 7월말까지의 신규 하이일드채권 발행량은 828억 달러로 2008년 총 발행량을 뛰어넘었다. 하이일드 채권 발행금액의 상당부분은 성장산업의 설비투자 등으로 사용되는데 경기가 호전될수록 이러한 생산 및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하이일드 채권의 발행유인이 증가하는 것이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하이일드 펀드는 B등급 또는 그 이상의 등급을 가진 에너지, 통신과 헬스케어 같은 방어적인 섹터위주의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하락해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유되는 Fallen Angel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것은 부담 요인이다. 2008년 한해 Fallen Angel으로 편입된 물량은 559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7월말 현재 1,000억 달러가 넘게 편입되면서 이미 지난해 수준을 초과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4월을 기점으로 편입물량이 1분기 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수요는 공급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수요 역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이후 하이일드 채권 펀드로 유입된 자금규모는 195억 달러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 높아진 스프레드, 투자메리트 있어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는 장기평균인 5.96%포인트보다 높은 8.90%포인트수준이다. 최근 하이일드 채권이 활발하게 거래되면서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 2008년 12월 중순 역사적 고점 찍은 뒤 하락해 2001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하이일드 펀드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이 스프레드 격차 때문이다. 하이일드와 같은 투기등급 채권은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국고채나 일반 회사채에 비해 원래 금리가 높다.
그런데 지난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부도위기에 몰린 투기등급 채권 금리가 더 높아진 것이다. 채권가격은 금리가 내려가면 올라가기 때문에 요즘처럼 하이일드 채권금리가 아직 높을 때 투자하면 앞으로 금리가 다시 예전수준으로 내려올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가 있는 것이다.




4. 부도 위험 높지만 이미 가격에 반영

부도율은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이며 실제로 부도율이 낮은 시기에 하이일드 채권은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최근 25년 동안 하이일드 채권의 평균 부도율은 5.24%였다. 그러나 올 들어 7월말까지 부도율은 10%를 상회해 최고점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부도율 증가에 대한 예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으며 어느 정도 조정을 거친 상태다. 7월말 현재 2009년의 예상 부도율은 9% 수준이며 내년도에는 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면 부도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성과, 올 들어 급등

지난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 평균 수익률은 -30.4%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들어 시중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이일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9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 연초 후 수익률은 29.4%를 기록하고 있다. 장기성과를 살펴보더라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말까지는 횡보 또는 견조한 상승흐름을 보였다. 하이일드 채권펀드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쌓아줄 뿐만 아니라 다음 시장 주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유익한 측면이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하이일드 채권펀드(역외)의 성과를 살펴보면, 2009년 연초후 성과에서는 펀드자산의 75%이상을 유럽 채권에 투자하는 유럽 하이일드 채권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동유럽 발 금융위기 여파로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이기도 하다. 펀드별로는 ‘피델리티 유럽 하이일드펀드 A(EUR-배당)’가 올 들어 무려 43.9% 상승해 눈길을 끌었고 나머지 펀드들도 2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글로벌 이머징 마켓 채권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재간접 형태로 출시된 펀드들의 4개 모자펀드 중 ‘블랙록 미달러 하아일드채권’과 ‘프랭클린 하이일드 채권펀드’는 미달러화 하이일드 로 분되며 이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 투자비중이 75%이상임을 의미한다.



6. 국내 출시 하이일드 펀드 해부

최근 국내에서 출시된 프랭클린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은 전체 자산의 60%를 하이일드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미달러 표시 하이일드 채권시장의 투자유니버스 따라가도록 설계된 CSFB 하이일드 인덱스(94%적용 나머지는 Call)를 벤치마크로 하고 있다. 과거 역외펀드와 달리 국내 재간접펀드로 설정됐기 때문에 펀드자체에서 원-달러에 대해 100%를 목표로 환헤지를 실시한다. 국가별 투자비중은 미국 79%, 캐나다 4%, 영국 2.66% 순이다.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는 하이일드 채권펀드에 자산의 70%이상을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의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됐다. 환헤지형의 벤치마크로 경우 ‘Barclay Capital High Yield Corporate 2% Issuer Capped Bond Index 95% + Call 5%’를 사용한다. 통화별 비중은 USD 92.85%, 유로 6.93%, 영국 0.22%다. 신용등급별로는 BBB이상이 8.8%, B~BB 78.43%, CCC이하가 4.43%를 차지하고 있다.

블랙록미국하이일드펀드는 미국에 집중투자하며 CCC이하 등급 채권비중이 24.2%로 상대적으로 높다. 국가별 투자비중은 미국 94.1%, 유럽 2.10%다. 펀드는 Barclays Capital에서 발표하는 US Corporate High Yield index의 하위 인덱스인 ‘Barclays Capital High Yield 2% Issuer Capped Index 90% + Call 10%’를 벤치마크로 사용한다. 원-달러에 대해 해외투자 순자산액의 100%수준에서 환헤지를 실시한다.

AB글로벌고수익펀드는 이머징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국가별 투자비중을 살펴보면 6월말 기준으로 미국이 비중이 42%로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러시아 10%, 브라질 5%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터키에 각각 4%를 투자하는 등 이머징 채권 투자비중이 현저히 높다. 펀드의 벤치마크 역시 이머징 시장을 포함하는 ‘Barclays Capital High Yield 2% Constrained(원화헤지) 33% + JP Morgan GBI-EM 33% + JP Morgan EMBI Global(원화헤지) 33%’지수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경우 원-달러에 대한 헤지비율은 80%수준이다.



7. 투자시 유의사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임에도 하이일드 펀드는 고위험펀드인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하이일드채권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변화하는 시장 및 발행기업의 상황에 따른 적극적인 리서치가 수반되어야 하며 향후 3~5년 정도의 장기적인 투자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 특히 하이일드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개별종목에 대한 리서치 기반을 갖고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자산군, 지역, 통화, 섹터에 걸쳐 잘 분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환헤지 여부와 변동성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더불어 여느 펀드투자와 마찬가지로 투자자의 위험성향, 투자목적 및 기간, 부채현황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환헤지 여부는 운용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투자전에 꼭 확인해봐야 할 사항이다.

하이일드채권펀드는 경기회복기에 분산 투자대상으로 유익한 측면이 있지만 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이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부각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큰 만큼 다른 펀드와 구분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조성욱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