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 선호도 어떻게 바뀌었나?

서론

5년간에 걸친 전세계적인 장기상승 랠리를 계기로 ‘펀드투자’가 재테크의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07년 11월 이후 1년여 만에 글로벌 버블이 붕괴되며 펀드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 투자원금의 절반가량이 없어진 상황에 놓였다. 그 어느 때 보다 힘들었던 2008년 실제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와 선호도는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제로인은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펀드투자선호도조사’를 실시했다. 매년 동일한 질문을 던져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제로인 펀드투자자 선호도조사는 제로인의 홈페이지인 ‘펀드닥터(www.FundDoctor.co.kr)’를 통해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8년 12월 3일부터 29일까지 27일간 진행됐고 응답자 수는 일반투자자 503명, 펀드산업 종사자 97명 등 총 600명이었다. 아래 분석은 일반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펀드산업 종사자의 답변일 경우 이를 명기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과거와 비교하면 2008년 펀드수익률 급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중 첫 번째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이다. 2007년 해외 신흥국의 증시 급등에 일부 펀드의 수익률이 100%를 넘기기도 했다. 이에 투자자 역시 늘어나며 2007년 설문 응답자 중 81%가 해외주식에 투자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작년 해외증시 급락 여파로 해외주식형에 투자 중이라고 응답한 투자자가 77%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ELF에 대한 비중이 두 배 넘게 증가했으며, MMF와 국내 채권형에 투자한다는 비중도 소폭 확대되는 등 증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다.

국내주식형에 대한 비중은 93%로 동일하게 나타났고, 변액보험과 개인연금에 대한 투자비중도 소폭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평균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펀드 수는 직전년도와 비슷한 5개로 나타났다. 하지만 직전년도에 비해 5개 이하와 10개 이상의 펀드에 투자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모두 늘어나며 비슷한 평균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이는 증시하락에 따른 손실 방어를 위해 펀드의 비중을 줄이거나, 기존의 펀드는 묻어두고 저점매수를 기회로 새로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두 번째로 2008년 투자자들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주식형펀드에 10년을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연평균 기대수익률을 물어본 결과, △기대수익률이 15~20%라고 답한 비율이 37%, △10~15%라는 응답자 비중이 35%로 조사됐다. 각 응답항목에 표시된 수익률 대역의 중앙값과 응답비중을 곱해 계산한 평균 기대수익률은 18%였다. 이는 지난 2007년 21%에 비해 많이 낮아진 수준으로 펀드 수익률 하락과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역시 주식펀드 수익률이 제자리 걸음을 걸었던 지난 2006년 조사 때의 기대수익률도 평균 18%로 2007년에 비해 낮았다. 시장 상황악화가 투자자들을 보다 합리적 방향으로 유도한 것 같아 다소 씁쓸한 대목이다.




세 번째 특징은 펀드 투자의사 결정할 때 고려사항이 시간이 흐를수록 합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펀드가입시 투자비용(운용보수 등)을 고려한다는 투자자가 2006년 39%에서 2007년 45%, 2008년 50%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세금효과도 8%에서 9%로 증가하며 비용에 있어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글로벌증시의 동반하락에 과거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던 펀드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며 과거수익률이 무색해진 만큼 과거수익률을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69%에서 65%로 감소했다.

그리고 펀드 판매사에 대한 고려는 17%에서 14%로 줄어들었고, 거래의 편리성이 11%에서 17%로 증가했다. 이는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적기에 대처하기 위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펀드 가입을 위해 주로 참고하는 정보통로가 보다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친구, 가족, 동호회를 통한 자료수집은 줄어든 반면 재정 전문가에 의지하는 응답자가 늘어났다. 이는 비합리적인 정보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시장 하락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 번째로 인터넷 펀드판매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결과, 펀드 가입 시 판매사에 대한 고려는 줄어든 반면 거래의 편의성을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늘어났다. 이는 대부분 은행과 증권사의 창구에서 직접 거래하는 것에 비해, 펀드의 추가 매입과 환매가 용이한 인터넷 펀드거래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2006년 이후 투자자들이 꾸준히 펀드관련 비용에 관심을 높여가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펀드는 판매수수료율이 낮아 펀드 투자에 따른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98% 주식형 펀드 투자

[그림3]은 펀드 투자자들이 현재 투자하고 있는 펀드 유형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일반투자자와 펀드산업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의 97.67%가 주식형에 투자하고 있다. 대다수는 국내 주식형(94%)에 투자하고 있으며 해외 주식형(75%)역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국내와 해외 모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는 72%로 나타났다. 이외에 변액보험(28%), 개인연금(21%), 국내 혼합형(18%), MMF(14%), ELF(13%), 해외혼합형(10%), 국내 채권형(6%), 퇴직연금(2%), 해외채권형(1%)등의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하고 있는 펀드를 직업별로 살펴보면,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투자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국내 주식형(펀드산업 : 100%, 일반 : 93%)과 변역보험(펀드산업 : 53%, 일반 : 23%)에 투자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주식형(펀드산업 : 67%, 일반 : 77%)의 비중은 낮았다.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4개 이상 투자

[그림 4]는 현재 투자중인 펀드 수를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로 동일한 펀드는 계좌 수와 관계없이 한 개 펀드로 계산했다. 투자 펀드 수는 4~5개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이후 3차례 조사 결과, 2~3개라고 답한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대신 4~5개는 매년 1~2%포인트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개 이상이라는 답의 비중은 2008년에 전년보다 3%포인트 증가한 15%에 달했다. 다만 6~9개라는 답변 비중은 직전연도 대비 3%포인트가 낮아져 눈길을 끈다.




연평균 기대수익률 18%로 작년보다 낮아져

[그림 5]는 주식형 펀드에 10년을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연평균 기대수익률을 물어본 결과다. 전체 표본의 70%이상이 연평균 기대수익률이 10~20%라고 답했다. 또한 연평균 20%이상의 고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는 24%로 작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은행금리 수준인 5~10%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3%로 2007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이는 2007년 증시의 급성장에 이어 2008년 급락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투자자의경우 65%가 주식형펀드 투자 위험에 대한 연평균기대수익률을 15% 이하로 기대한 반면 일반인은 동일한 기대수익률을 요구하는 투자자가 38%에 그쳤다. 또한 30%이상의 고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는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한 사람은 7%, 일반 투자자는 14%를 보이는 등 일반인이 펀드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보다 더욱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대상을 보다 세분화하여 조사한 결과, 투자 패턴이 안정 지향적이였던 여성과 고연령층이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동반되는 만큼 고수익 저위험을 추구한다는 것은 투자지식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펀드 투자 시 투자비용을 고려하는 투자자 늘어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펀드 투자 시 주로 고려하는 사항을 분석한 결과, 펀드 가입시 전체 응답자의 62%가 과거 수익률을 참조한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전 설문 결과와 비교했을 때 고려사항의 순서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운용보수 등 투자비용을 고려한다는 투자자는 2006년도 설문조사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비슷한 운용이라도 저비용으로 양호한 성과를 추구하는 알뜰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ETF와 인덱스펀드, 인터넷 펀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펀드투자 시 고려사항을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응답자와 일반투자자로 비교했을 때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응답자는 펀드의 유형을 가장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펀드매니저 및 펀드 운용회사를 고려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펀드위험에 대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반면 과거수익률 참조비중은 일반인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는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펀드 투자 시 펀드의 과거수익률로 판단하지 않고 미래 수익이 예상되는 유형에서 위험대비 수익률이 양호한 매니저(운용사)에게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다수 투자자. 펀드 투자 후 본인의 투자 손익 지속적 관찰

[그림 7]을 통해 펀드 투자 이후의 행태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 중 74%가 본인의 투자손익에 집중적인 관심을 둔다고 답했다. 그 뒤를 벤치마크(기준지표) 대비 펀드성과(67%)와 동일유형 내 펀드 수익률 순위(42%)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동산, 금리동향, 경제정책 등과 같은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들(40%)등의 순으로 관심을 보이며 전년도 설문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또한 관찰항목이 없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5명에 불과해 대부분의 응답자가 투자한 펀드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 됐다.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과 일반인을 비교한 결과 펀드산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펀드 투자후의 고려사항으로 △벤치마크 대비 펀드 성과를 △개인의 투자손익보다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펀드내의 포트폴리오 보유종목의 스타일 역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관찰 주기에 따른 관찰사항을 살펴보면 매일과 주간단위로 관찰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본인의 투자손익을, 월간과 분기로 관찰하는 투자자는 펀드의 벤치마크대비 성과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펀드투자 시 이용 정보, 전문가 의존도 높아져

[그림 8]은 펀드 투자를 위해 주로 참고하는 정보 획득 경로를 분석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일반투자자의 67%가 펀드평가사를 주요한 정보 획득 경로로 이용하고, 그 다음으로 언론매체의 펀드정보, 운용회사 또는 포탈 웹사이트 순으로 나타나며 전년도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전 설문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얻었다는 응답자의 수가 줄어든 반면 재정전문가, 판매회사 직원 등 비합리적인 정보에서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전에는 투자설명서, 투자 후에는 자산운용보고서 주로 활용

[그림 9]는 펀드 투자 전과 후에 투자자가 주로 이용하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투자 전에는 일반 투자자의 31%가 투자설명서를, 10%가 자산운용보고서를, 44%가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를 둘 다 참고한다고 했으며, 아무것도 참고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15%였다.
투자 후에는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를 참고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5%, 37%였고, 둘 다 참고한다는 투자자는 40%, 참고안함으로 응답한 사람은 19%로 나타났다.

투자 이전과 이후를 살펴봤을 때 투자설명서와 둘 다 참고한다는 투자자는 줄어든 반면, 자산운용보고서만을 참고하는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즉, 투자자들이 가입 전에는 투자설명서를, 가입 후에는 자산운용보고서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입 전에 자산운용보고서를 주로 활용한다고 답한 투자자 중 77%가 투자 후에도 자산운용보고서를 참고한다고 답했고, 투자전의 자료 이용 여부에 따른 투자 후의 행동에서 참고안함을 선택한 사람은 7%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그리고 투자 전 참고안함으로 답한 응답자 중 투자 후에는 31%가 자산운용보고서를 참고한다고 답했으며 67%는 여전히 참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과반수 투자자,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 어렵게 느껴

[그림 10]은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일반투자자들은 다소 어렵다(47%), 보통이다(35%), 매우 어렵다(14%), 다소 쉽다(3%), 매우쉽다(1)순으로 대답해 여전히 대다수 투자자들이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1]는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의 내용에 대한 만족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결과다. 일반투자자의 56%가 ‘보통이다’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부족하다’ 31%, ‘충분하다’ 9%, ‘너무 많다’ 5% 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의 내용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자료가 과다하다고 답한 반면 투자설명서와 자산운용보고서의 내용이 매우 쉽다고 답한 사람의 63%가 자료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는 이해수준에 따라 자료욕구도 비례적으로 증가한다는 말이다.

[ 류승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